‘Light Couture’ by Chihiro Tan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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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동경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갤러리 EYE OF GYRE에서, 조명 디자이너 다나카 치히로(田中千尋)씨에 의한 전시 ‘Light Couture’가 열렸다.
패션디자이너로서 활동을 시작했던 다나카씨는, 문화복장학원을 졸업한 후, 주식회사 ISSEI MIYAKE에 입사, HaaT의 기획디자이너로서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위치에서 활동하던 도중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고 싶다’는 일념 하에 방향을 급전환, 24세에 조명 디자이너로서 독립하게 된다.
신경지와도 같았던 조명의 세계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내걸고 2006년 ‘Spore’를 발표, 국내외에서 주목 받는 조명디자이너로서 거듭나게 된다.
‘Spore’ (2006) photo by Takumi Ota
전시장 입구로 들어서면, 먼저 지금까지의 작품 Sakulight (2008), Onduler (2008), Spore (2006)가 공간을 밝히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유명한 가구페어나 인테리어샵, 디자인지 등에서 한번쯤을 봤을 법 한 작품들로, 부드럽고 예민한 소재와 수작업을 통한 섬세하고 치밀한 작업이 특징이다.
‘Sakulight’ (2008) photo by Takumi Ota
‘Onduler’ (2008) photo by Takumi Ota
입구에서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이번 전시의 테마이기도 한 ‘Light Couture’가 눈에 들어온다. 프릴가공을 한 리본워크 등, 다양한 수법을 통해 제작 된 패브릭을 통한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표정의 빛이 공간을 채운다.
‘Light Couture’ (2009) photo by Takumi Ota
‘Light Couture’ (2009) photo by Takumi Ota
청초함 마저 느껴지는 고상한 매력의 이번 신작은, 전시되어 있는 높이가 각기 다르다.
높이의 묘한 차이에 의해, 보는 각도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해 가는 빛의 표정을 표현하는 것 이 이번 프로젝트의 큰 목표였다고.
Light Couture를 지나 전시장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암막으로 가려진 어두운 공간에 또 다른 신작 ‘Konpeito’ (2009)가 Light Couture와는 대조되는 선명한 화려함으로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다.
‘Konpeito’ (2009) photo by Takumi Ota
일본어로 金平糖(콘페이토-)란, 일본 전통과자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건빵 안의 별사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 작품을 발표할 기회가 많은 다나카씨는, 사쿠라에 이어 일본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모티브로서 콘페이토를 선택했다고 한다.
‘Konpeito’의 하나의 오브제에는 각각 흰 와지에서부터 다양한 색상의 오리가미, 금박, 은박으로 제작 된 육각형의 파트가 약 700여 개가 필요로 된다.
그 700여 개의 파트를 붙이고, 쌓아가는 작업과정에 있어서 2000여 곳 이 넘는 부분을 모두 수작업으로 접합시키는 치밀함과 참을성이 필요했다고.
‘Konpeito’ (2009) photo by Takumi Ota
머릿속의 이미지를 수작업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한 땀 한 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어 가는 작업들. 완성된 형태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빛은, 마치 살아있는 듯 상황에 따라 온화하게 또는 화사하게 그 표정을 달리한다. 이러한 깊이야 말로 다나카씨를 점점 더 조명디자인의 세계에 빠져들 수 밖에 없게 하는 ‘빛’ 만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내가 디자인 하고 싶은 것 은 조명기구가 아닌, 빛 자체에 있다.
빛의 공간을 디자인 하고 싶다.” (田中千尋)
관련사이트
http://chihirotanaka.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