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adero(마따데로)’는 스페인어로 도축장이란 뜻이다.
마드리드에 위치한 도축장은 1910년에 만들어진 곳으로 10개의 건물로 나누어진 엄청난 규모를 지닌 역사적인 장소이다. 20세기 초반의 건축물을 대로 유지하고 있는 벽돌 건물로 지어진 도축장은 1996년 마드리드 시에 의해 도축장으로서 기능을 마친다. 그리고 십여 년 동안 이 넓고 피로 얼룩진 장소를 어떻게 무슨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2006년 마침내 전시,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 문을 연다. 현재 2006년부터 시작한 건물의 리노베이션은 2011년까지 계속 될 것이고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풍성해 질것이다.
그럼, 가축을 도살하고 부위별로 나누고 저장하고 판매하던 곳이 어떤 공간으로 변화하였는지 살펴보자. 매우 흥미롭고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공간들로 가득한 마따데로로~ 
오랜만에 가슴이 찡해오는 디자인 정신을 잘 보여주는 장소였다.

 
여전히 공사가 한창 중인 마따데로의 전경.
앞으로 살펴 볼 저니 공간도 멋지지만, 붉은 벽돌로 멋지게 서있는 건축물들도 멋지다!

 공사장 뒤편에 커다란 트럭도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큰 문들이 여럿 보이는데 각 문들 색상이 다채롭다. 멋진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도축장이었나 의문이 든다. 

마따데로에 들어서면 거무칙칙한 벽을 그대 살린 너로 시원스레 열린 인포메이션이 보인다.

건물의 외부에서부터 20세기 정취가 물씬 묻어나 기뻤는데, 처음 들어서자 보이는 벽들의 역사가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건물에 사용된 벽돌 위로 회벽을 치고 그 위에 검은 페인트 칠을 한 흔적이 역력한데, 그 벽을 모두 허물지도 뜯어 내지도 않고 주변의 공간과 어울리게 걷어내고 뜯어냈다. 날렵한 모니터와도 멋진 조화를 이루지 않는가!

 
얼기설기한 벽에 여전히 여전 소를 묶어 두었던 것 같은 동그란 쇠고리들이 여기저기 박혀있다. 노출 시멘트 바닥과 부수다가 만듯한 벽이 모던한 디자인 감각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커다란 열린 공간을 전시장 전체로 사용하고 있는 곳에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듯한 다양한 스케치와 데이터가 담긴 프레젠테이션이 장식되어 있다.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운 스페인의 전시 설치 결과이다. ^^

요즘은 건축 관련 프로젝트 전시가 있었다. 여러 그룹의 작업들이 개성을 한껏 드러내며...

 
복잡한 구조를 띤 미래적인 도시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듯한 프로젝트가 마치 설치 작품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

어린이들을 위한 디자인 된 원색적이 공간이 천정이 훤하게 드러난 공간과 잘 어울린다.

 
전시공간 안 쪽에 위치한 사무실은 공간 안에 작은 집이다. 철 구조물과 외곽이 만들어지고 유리로 벽을 막은 공간이 즐거운 상상과 소통을 가져다 준다^^ 

 이리저리 전시장과 숨을 공간을 찾아 구경을 다니는데 흥미로운 공간이 눈을 사로잡는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몇 대의 컴퓨터가 있고 이 곳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가구 혹은 놀이기구들이 뻥 뚫린 방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곳은 주변에 사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열려있어 이민자 가족처럼 보이는 어린이 둘과 엄마가 컴퓨터로 게임을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이 참 정겨웠다.

 
컴퓨터 앞에 놓여진 가짜 선인장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귀엽게 공간을 차지하고 어린이와 제법 어울린다. 게임에 정신이 없는 아이 몰래 뒤에서 한 컷 사진을 찍으며 내 입가에서도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디자인이 사용자와 공간과 가능을 적절히 고려하여 창의력을 이렇게 멋진 공간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감탄하며……
그 옛날의 도축장이 마드리드에서 가장 멋진 전시, 공연, 공공 공간을 만들어 냈다.
최근 접한 뉴스에서 지방 군청과 시청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접했는데, 그 어마어마한 공간에 시민들을 위한 이런 멋진 공간을 만든다면 린 더 이상 공공 디자인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지 않을까? 가장 쉽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어쩌면 새로 건물조차 지을 필요도 없을지도, 디자인이 영리한 해결책을 찾아 줄 테니!
http://www.mataderomadri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