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1 Heritage : 경찰서가 호텔이 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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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홍콩 최대 번화가 침사추이 캔톤로드 한복판에 거대한 공사현장이 들어섰습니다. 건물이 모습을 갖추어감에 따라 화려한 유럽풍의 거대한 건물은 오고 가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지난달, 이 건물은 드디어 입구를 개방하고 Soft Opening을 시작하였습니다. 외부에는 피아제, 까르띠에, 티파니 등 길 하나만 건너면 또 찾을 수 있는 최고급 명품 상점들이 입점해있습니다. 빅토리안 스타일의 건축물은 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요즘 유행하는 재벌 드라마 속에 들어온 느낌을 받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들어선 성 같은 건축물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제일 처음 보이는 1층 입구로 들어가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엉뚱하게도 이 곳은 그 화려한 외관과 달리 1880년대부터 홍콩 반환 직전인 1996년까지 홍콩 수상경찰총본부 건물로 쓰이던 건물이었습니다.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4년도에는 보호 건축 대상으로 지정된 건물입니다. 호텔과 쇼핑센터로 거듭나기는 했지만 아직도 곳곳에 역사적인 흔적들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어 쇼핑과 겸해 가볍게 둘러보기에 나쁘지 않은 곳입니다. 살아있는 역사가 배어있는 구석구석이 노블리스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부호들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보입니다. 아직 공사를 마치지 않아 개방되지 못한 곳들이 아직 많지만 완전히 오픈이 되고 나면 홍콩의 또 다른 흥미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건물 정면에 위치한 역사 박물관 입구.
1층과 2층은 주로 쇼핑센터로, 3층은 식당 및 카페, 그 위의 건물은 호텔 건물로 쓰일 예정입니다. 1층에 분수대가 있는 넓은 광장으로 사용하는 대신 호텔로 들어갈 수 있는 3층위로는 옥외 정원을 구상하였습니다.
수상경찰총본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역사 박물관 내부. 사진 속의 물건들은 대부분 보존되고 공개되어 박물관을 둘러 본 후 밖으로 나와 실제로 박물관 내에 있는 장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박물관 안에 있는 120년 전의 사진들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아직 개방이 되지 않은 곳은 찾아보지 못했지만 존재하는 것들은 리노베이션 후에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수상경찰총본부 본사 건물. 5성급 호텔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식민지 시대풍의 창문.
매일 오후 1시에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던 Time ball tower. 태풍이 오거나 해일이 일 때를 알려주는 역할도 하였습니다. 1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건물을 통째로 허물고 새로 짓는 우리나라와 달리, 건물의 외벽에 프레임을 세우고 건물을 수선해가는 영국식 리노베이션 공법을 그대로 전수받은 홍콩은 이 건물을 짓는 데에 6년이란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홍콩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리노베이션이고 한번 지었던 건물을 허무는 일은 매우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덕분에 100년은 넘었을 법한 옥외 정원의 나무 두 그루와 원래 건축물의 문짝과 창문, 벽돌 등은 그렇게 6년 동안 보호를 받아 역사 그대로를 간직한 채 제자리에 남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1890년도 사진과 공사 중이던 2003년도 사진
작년 겨울 공사가 완성될 무렵의 사진. 빨간 가벽으로 가려진 부분은 모두 명품 브랜드의 상점이 입점하였습니다.
상하이 탕의 매장이 입점한 구 소방서 건물. 내부 수리만 했을 뿐 건물의 외관에는 거의 손대지 않은 채로 그대로 매장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거대 트리를 감싼 타워와 옥외 정원은 독특하고 이국적인 정취를 풍깁니다.
광둥 지방의 지도와 그리니치로부터 7시간 33분 거리에 있다는 메세지가 있는 광장.
옥외 정원 위에 올라가서 본 모습.
구 수상경찰총본부이자 5성급 호텔로 사용될 건물의 뒷편.
120년 전 홍콩 공공기관의 문들은 대부분 영국에서 직접 제작되어 건너온 매우 튼튼한 목자재로 되어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