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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들의 수다속에서 찾아보는 일본디자인 이야기


<기획특집> 유학생의 수다중에서


겨울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정도로 따뜻한 수요일의 어느날. 그 날도 열심히 학교를 올라가다 사라라는 친구를 만났다. 수업에 늦어서 빨리 가야 한다며 뛰어가던 그 친구가 몇 분후 나의 연구실에 찾아왔다. 보아하니 수업이 휴강이 된 모양이였다. 같이 수업을 듣던 프로덕트 전공의 미숙언니와 학부에서 텍스타일을 전공하고 있는 승희까지 가세.. 오랫만에 느긋한 수다를 떨게 되었다.

여성 4분(?)이 모이면 접시이상이 깨진다고 하던데 모두들 한마디씩 시작한 것이 몇 시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개인사얘기들로 시작.. 그러던 것이 모두들 유학온 유학생인 만큼 자연스럽게 주제들이 디자인과 관련된 여러분야로 옮겨지고 있었다.

나는 이때 아찻!! 마침 소지하고 있던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어댔다. 2003년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까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는 나 이외의 유학생들이 어떻게 일본디자인을 느끼고 있는지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좋은 소재거리가 마련되어 진 것이다.

오늘은 일본으로 유학온 한국의 여성유학생 4명이 올한해의 일본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지.. 우리가 아무생각없이 떠들던 수다중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그동안 나만의 좁은 시야에 빠져있던 나자신에게도, 그리고 이 코너를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조금더 다른 관점을 전해줄 수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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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숙언니의 내년
**미숙언니가 심각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한다.

미숙: 내가 내년에 대학원 2학년이 되잖아. 지금 고민이 있는데 말야.. 지금 내가 관여하고 있는 산소발생기 회사가 한국지사를 만들고 있어서 그래서 나.. 한국 들어갈지도 몰라. 그런데 쓰미토모住友에서 2월에 면접보러 오라지 뭐야. 거기 가서 경력을 쌓을까.. 그냥 한국들어갈까 고민하고 있어

사라: 행복한 고민이네. 쓰미토모住友의 조건이 뭐야?

미숙 : 좋은게 뭐냐면, 쓰미토모住友는 들어가면 그 사업부의 핵심부에 들어갈 수 있다는거야. 그 회사에 들어가면, 수입이 몇백억 단위로 하니까.. 그런 수입구조를 알면 내가 나중에 일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정윤: 그렇게 좋은 조건인데 왜 망설여.. 그냥 가면 되잖아

미숙: 단점도 있지. 얼마만큼 그 일을 배울수 있을껀가 하는건데..

승희: 그건 언니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다른거 아냐? 많이 배운다고 생각하면 많이 얻어오지 않을까

미숙: 근데 말이야. 내가 산소발생기 회사 사장을 요 며칠전에 만났다는게 아니겠니. 밥먹으면서 애기했는데.. 한국시장에 진출하고 싶데.. 지금 현대와 엘지에게 하청을 하고 있긴 한데 한국시장 상황이 너무 좋아 한국에 들어가려고 준비중이래.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판매에 들어간다고 하더라구. 나를 보더니 잘 할수 있을것 같다고 그 일을 너에게 맡기고 싶다. 라고 얘기를 했어.
어제도 만나서 얘기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한국에다 공장을 차리겠다라고 하더라. 사장은 일본에 있는데, 만약 한국에서 공장차리면 보통 금방 유출되고 비슷한 물건들이 나올테고 그러니까 나에게 관리를 맡기겠다고 하는거지.

승희: 우와.. 그럼 언니 한국담당자로 가는거야?

미숙: 아직 나에게 어떠한 책임 부여를 줄지 모르겠어. 산소발생기는 내가 돈 투자 안하니까 그렇게 위험부담이 큰건 아닌데다가 내가 잘만하면 사업을 배울수 있고 이 회사가 한국의 대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기때문에 인맥을 넓힐수도 있겠지.

사라: 그런데 무얼 고민해?

미숙: 쓰미토모住友는 일본에서 꽤 알려진 회사이고 경력이 되는거니까.. 당연 고민이지. 특채로 들어가는 행운을 버릴 것인가, 아예, 사업의 길로 들어갈 것인가.. 어느쪽으로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나 둘다 좋아서.. 어떻게 생각해? 애매하지?

승희: 언니가 어디를 선택해서 무엇을 배울것인가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큰 회사는 큰회사의 장점이 있을테고, 작은 회사도 나름대로 매력적이고. 둘다 조건은 비슷한데.. 어디가 안전하냐도 고려해 봐야해.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 계약 할때 잘 정하고 가야해. 산소발생기 회사를 간다면, 언니가 한국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할것 같아. 안 그러면 한국에서 영업사원 수준에 머물수도 있어

사라: 언니는 한국가서 무얼 하고 싶은데?

미숙: 메이드 인 재팬을 한국에서 구축시키고 싶다라는 거지. (웃음)

승희: 산소발생기회사에서는 언니가 필요하니까 어떻게든 유혹할꺼거든. 잘 생각해 봐야 해.. 내 판매권이랑 지분같은 것도 잘 생각해보고.. 노동법 같은거 공부해야 할지도 몰라(웃음) 계약조건이나 법률적인 부분까지.

정윤: 산소발생기 그거 힛트칠것 같은데. 왜 며칠전 티비를 봤는데 산소발생기로 누가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나오더라고. 머리도 맑아진다고 하고, 몸에 좋지 않을까.. 요즘 몸에 좋다면 별 가격같은거 안 따지고 많이들 구입하잖아

미숙: 산소는 일상생활에는 25%정도 있는데.. 산소발생기는 일상생활쓰는 물에 특수파우더를 이용해서 100% 산소를 만드는거야. 이걸 마시면 5분안에 몸안의 피가 핑크색으로 돌아오지. 피를 맑게 해 주면서 지방을 바로 녹여버린다. 2달에 6킬로는 빠진데.

정윤: 언니, 무슨 영업사원같다. 하여튼 그거 성공하면 우리에게도 하나씩 공짜로 줘야해.

##2. 유학온 계기
**온 여성분의 관심사인 다이어트 얘기 한참 하다가 잠시 이야기가 승희의 학과로 빠져들었다.

승희: 난 예전에 운동했을때 비해 여기서 살이 더 빠지는거 같아. 집에 들어가면 그냥 뻗어버리거든 힘들어서

정윤: 살빠진다니 좋겠다. 뭐가 그렇게 힘들어?

승희: 배트를 짜는게 운동하는것 보다 더 힘들어.

정윤: 여기는 개인배트가 하나씩 있어? 내가 예전에 학교에서 보니까, 배트수가 모자라서 모두들 시간정해놓고 쓰곤 하던데.

승희: 시설은 정말 좋지.. 실크스크린, 염색 기기등은 학생 하나씩 가질 수 있고, 작업실도 크고 좋아

정윤: 하긴 그렇다. 여기 연구실은 너무 커서 썰렁하기까지 하다 (웃음). 승희는 어떻게 일본오게 됐어?

승희: 난 처음부터 타마비多摩美를 생각하고 왔어. 텍스타일 하고 싶어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구하고 그렇게 왔지

정윤: 그래. 여기 유리공예랑 텍스타일은 정말 좋다고 하더라

승희: 특히, 타마비多摩美의 텍스타일전공은 디자인과에 속해있어. 무사비武&#34101;野美나 다른 학교는 공예과인데 반해

정윤: 이대도 공예과에 속해..

승희: 무엇보다 산학협동프로그램이 아주 잘 되어있어.

미숙: 우리과도 그래. 학생일때 특권을 딸 기회가 있다니까. 만약 혼다本田랑 산학공동을 하면 우선 협찬금을 받아. 그럼 얘들은 그걸로 열심히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지.

승희: 교수님이 얘기한 건데.. 대학에 들어오는 것 그자체가 바로 프로에 입문했다고 생갹해야 한다고 얘기했어. 정말 장난으로 학교를 다니는게 아니지.

사라: 나 대학교 때는 애니메이션 분야라서, 처음부터 회사랑 같이 이것저것 많이 했었어.

승희: 그건 언니네 과가 특별해서 그래

정윤: 지금도 산학협동 하고 있는거 있어?

승희: 금속, 천, 필름이랑 열전사프린트를 이용한 상품개발 하고 있어 산학협동으로. 나는 지금 시계밴드 디자인 하고있는데 맨 마지막 발표 준비만이 남았다.

정윤: 그런데 사라는 어떻게 일본오게 됐어?

사라: 난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 전공했었어. 어렸을때 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영향을 많이 받잖아

정윤: 정보디자인과도 애니메이션분야가 있긴 하지만, 그래픽전공안에서도 애니메이션 전공이 따로 있어. 영상보다는 2D가 강한 편이지.

사라: 우리과 교수님은 항상 바뿌신거 같아. 거의 현장에 계시고, 학교에는 일주일에 한두번 나와 학생들을 보는거 같아

정윤: 일본은 현장출신 교수들이 많은거 같아. 대학원학위가 없는데 교수가 될수 있잖아. 사토선생님佐藤도 동경예대 학사출신이야.

승희: 우리과는 조금 다른데. 현장에 있던 사람보다 타마비多摩美출신에다가 유학 다녀온 학구파 사람들이 많아. 아무래도 작품이 중심이라서 그런거 같아.

미숙: 우리과도 일본내에서 최고로 좋아(웃음). 취업율 100%를 유지하지. 인재를 30명이상 안 만들어. 얘들 실력들도 매우 뛰어나고. 1학년 때 첫 과제 받았는데 한국이랑 다른 점을 많이 느꼈어. 디자인도 잘하는데 어떻게 만드는것도 그렇게 잘 하던지. 여기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이 틀린거 같아.

그 중 하나를 지적하자면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와 수학학원부터 다닌다고 정신없는데, 일본은 어릴때부터 학원다닌다고 하면, 미술학원부터 가지. 그러니까 만들고, 그리는거에 대해서 아주 몸에 배여있는거 같아. 이런 어렸을때부터 몸에 밴 환경과 배경이 달라서 그런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계만든다고 하면, 째각째각 잘 가는 시계만드는데.. 일본 사람들은 이상한 모양의 시계를 만들지.

생각하는 발상이 다르고, 그것에 대해 치밀하다는걸 느껴. 기본이 되어 있는거 같아. 물론, 한국사람들도 일본디자이너에 비해 좋은 점 있어. 항상 도전적이고 진취적이거든. 겁이 없잖아. 무대포정신.


* 사진설명 : 도쿄핸즈TokyoHands. 예전에 찍어놓은 도쿄핸즈TokyoHands 신주큐점의 모습. 홈페이지는 http://www.tokyu-hands.co.jp/


승희: 일본사람들이 자신의 물건을 직접 만들고 디자인하는 것을 좋아하는 건 도쿄핸즈TokyoHands가면 가장 잘 알수 있잖아. 그곳에 가면 대부분의 물건재료를 구입할 수 있고, 자신만의 디자인도 가능하고.

Yuzawaya라고 천을 파는 대표적인 상점이 있는데, 그곳에 가도 정말 종류별로 별의별 재료들을 살수 있어. 각종 캐릭터의 천들도 진열되어 있어 자신만의 캐릭터상품을 만들수도 있고, 인형을 만들고 싶으면 인형재료세트를 구입해서 만들면 간단하게 자신만의 인형을 만들수 있어. 난 인형만들기 실패했지만(웃음). 수동적으로 상품을 구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걸 자유자재로 만들수 있다는점이 일본디자인이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 된 건 아닐까?

정윤: 미숙언니 어떻게 일본유학을 결심했어요? 언니는 쫌 특별할것 같아요.

미숙: 나는 한국에서 제품디자인 전공하고 모회사에 2년동안 있었어. 나 담당교수님이 일본을 아주 좋아하는 교수님이였어. 수업중에는 내내 일본얘기만 하다 가곤했지. 그때부터 일본 좋구나. 디자인의 천국이구나. 이런 식으로 쇄뇌가 되어버렸어. 하나더 있다면, 전문대 1학년이 될때 좋아하는 졸업선배가 있었는데 결혼해서 일본유학 간다는 하더라. 어찌나 부럽던지.

정윤: 그래도 중간에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유학오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미숙: 내가 2등으로 졸업했는데. 그때 당시만 해도 성적순으로 추천받아 회사를 들어가곤 했어. 운으로1등으로 졸업한 친구가 군대가서, 내가 처음으로 모회사에 들어가게 &#46124;지.

처음 일년동안 들어가서 일을 해 보니, 회사에 대한 밑바닥이 보이게 되더라구. 2년차가 될니까 회사에서 일본출장을 보내주었는데, 그때 사장이 일본가서 사진많이 찍고, 카달로그와 팜플렛 많이 가져와라고 지시하더라. 그런 걸 보면서, 참.. 내가 이 회사에서 무얼 할 수 있을까. 사장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한. 차라리.. 일본으로 가지.. 라고 결심했지.

1년동안 고민했는데, 아는 교수님이 일본에서 공부하면 많이 도움이 될거라고 조언도 많이 주시더라구. 1년에 어학하다, 다시 대학공부하게 되고, 다시 대학원까지 오게 &#46124;지.

승희: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디자인에 대한 큰 변화가 없는거 같아.

미숙: 사장 마인드가 잘 안 바꿔서 그래. 디자이너가 아무리 멋진 디자인을 해도 사장이 알아주지 못해. 이게 뭐야? 이렇게 얘기 하지..

승희: 그렇게 큰 회사들이라면, 외국 같다 왔다는 친구들이 사장일텐데

미숙: 우리나라 기업들은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해.

승희: 우리엄마도 시각디자인과에서 타이포공부했었는데 둘이서 백화점만 가면.. 맨날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이 너무나 한정되어 있다고 얘기해.

미숙: 일본 한번 다녀가면, 똑같이 그대로 만들어내고 있는게 현실이야. 디자인은 모방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너무 모방을 많이 하는거 같아.

사라: 모방이후의 창조가 되지 않아.

정윤: 그래도 요즘 우리나라 디자인도 많이 좋아졌잖아요.

미숙: 특히, 핸드폰 좋아졌더라. 몇년전까지만해도 무전기전화기였잖아. 최근에 작고 이뿌게 바뀌었어. 소비자 중심의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고. 이제부터 주목할 부분이야..

승희: 전에 한국가서 얘기 들었는데, 일본핸드폰이 한국에 그대로 들어왔데. 근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하더라구.


##3. 애완견 열풍
** 내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정윤: 어제 산토리아미노산 광고 봤어?

승희: 새로나온 광고 말하지..? 난 봤어

정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가. 더 재미있게 만들수 있었을 것 같은데..

승희: 나는 그 강아지도 거꾸로 걸어갔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해봤어.


* 사진설명 : 산토리아미노산 광고. 광고에 등장하는 일반 사람들이 기묘한 묘기를 부린다. 이는 CG처리를 한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이러한 행동을 한것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아래를 클릭하면 광고를 감상할수 있다.
http://www.suntory.co.jp/softdrink/aminoshiki/movie/sakasama15_45k.ram
http://www.suntory.co.jp/softdrink/aminoshiki/movie/pyramid_45k.ram
http://www.suntory.co.jp/softdrink/aminoshiki/movie/kurukuru15_45k.ram
http://www.suntory.co.jp/softdrink/aminoshiki/movie/jyoushou15_45k.ram
http://www.suntory.co.jp/softdrink/aminoshiki/movie/kaiten15_45k.ram



정윤: 하여튼 그 광고 올 한해 최고로 히트한 광고거 같아. 대부분의 상을 휩쓸었더라구. 소비자 호감도도 1위고. 그 광고 디렉터 여기 타마비多摩美 교수님이야. 나카시마 신야中島信也

승희: 그 얘기 들은 적이 있는 거 같아

정윤: 난 특강때 나카시마 신야中島信也교수님 수업 들었었는데.. 정말 재미있는 분이시더라구. 인상 깊었어

사라: 난 최근 광고중에 캥거루 엄마가 전화받는거. 그거 재미있던데.

정윤: 여기는 동물을 소재로 한 광고가 무척 많은거 같아. 왜 아이흐르アイフル에 등장하는 치와와쿠짱도 엄청 떴었잖아. 작년에는 물개인 타마짱이 일본을 뒤흔들고 말이야.

사라: 그래 일본사람들은 동물에 관한 호감도가 높은거 같아.

승희: 맞아. 자기 강아지에게 3천만엔이나 투자해, 이뿌게 꾸미기도 하고 그러잖아. 일본사람들이 애완견에 투자하는 돈의 가치는 정말 우리랑 다른거 같아

미숙: 개새끼에게 그렇게 투자하다니.. 이해가 안간다(웃음)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찌들러 있어. 동물에서 편함함을 찾으려고 하고 있지. 그래서 강아지, 고양이를 안고 좋아하는거겠지.

승희: 노인의 수가 증가, 어린이들의 수가 감소함으로써 동물에 대해 애정을 쏟기 시작한게 아닐까

정윤: 우리나라는 아직 애완견을 위한 고급품에 대한 저항감이 무척 큰거 같은데 일본은 전혀 아니야.

사라: 여기는 무척 광범위하지?

미숙: 난 전혀 개를 키우는거 자체가 이해가 안가. 개를 왜 집에서 키워야 해? 개밥도 챙겨줘야 하고, 개똥도 치워야 하잖아(웃음)

사라: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동물도 그렇고 캐릭터를 좋아하는 여유가 아직 없는거 같아

정윤: 애니메이션의 영향도 크지 않을까. 애니메이션이 발달된 만큼, 캐릭터도 다양한게 많잖아. 자연히 귀여운 동물에게 눈이 가는것은 당연할테고.

승희: 동물뿐만 아니라, 여기 같은 과친구들을 보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행동이라 같은 제스츄어와 대화들을 하는 걸 느껴. 애니메이션의 픽션이 자기화, 현실화가 되어버린거야. 또한 각자각자마다 자신의 이미지, 개성이 자리잡혀 있어. 애니메이션의 등장인물들 처럼. 꼭 만화에서 튀어나온거 같아

사라: 우리나라는 고유의 캐릭터가 많이 없어지고 있는거 같아. 그때의 붐으로 끝나버리잖아. 그래서 매니어층도 얇은것 같아. 그에 비해 일본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건 끝까지 좋아하고, 그걸 따라하기도 하고 철저하게 연구하기도 하고 우리랑 다른 부분인거 같아

승희: 우리나라는 자잘한걸 좋아하는것 그 자체를 부끄럽게 여기는거 같아.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잖아. 최근에야 인라인스케이트처럼 자신이 원하는 걸 시작했지만 예전에는 그런거 많이 없었던거 같아. 벌써 머리가 딱딱해진게 아닐까


##4. 외국에 관한 일본의 시각
미숙언니는 바쁘다고 자리를 떴음에도 우리의 수다는 계속되고 있었다.

승희: 어제 티비봤는데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하더라. 오죠상(お&#23330;さん:해석하면, 명문집 규수정도. 쫌 잘사는 댁의 딸을 지칭한다)이 다니는 대학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대부분 학생이 벤츠로 기사가 데리고 오고 그러는게 보통이래. 근데 그곳에 다니는 한 친구는 아주 평범한 집안에 태어나서 평범하게 생활해 온거야. 그걸 친구들에게 밝히기 싫어서 자기가 대부분의 명품브랜드를 손수 다 만들어 다녔데. 고등학교 수예반을 해서 손재주가 있는 모양인데, 예를 들어 명품브랜드 매장에 가서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그 옷을 재서 똑같이 디자인해 만들고, 라벨까지 똑같이 붙인데.

정윤: 나도 그거 잠깐 봤어.. 정말 웃기더라. 명품브랜드 화장품은 안의 내용물과 바뀌서 들고 다니고, 옛날 명품브랜드를 디자인만 바꿔 최신유행으로 바꾸고..

승희: 가장 재미있던 건 폴로 마크를 치수를 재서 그대로 자기가 자수로 뜬거야.. 그곳은 명품브랜드 옷 입지 않으면 친구가 될수 없다고

정윤: 루이비통의 반이상을 일본인이 소비한다고 하잖아. 우리나라 쇼핑가면 가짜 명품브랜드 사는것도 그렇고, 정말 명품브랜드 좋아하는 나라인거 같아

사라: 전에 보니까, 가죽은 루이비통인데 라벨은 버버리가 있었어(웃음)

승희: 프라다인데. 스펠하나 바꾼것도 있데

사라: 그래서 요즘 가짜찾는거 유행이라 하던데..

정윤: 일본사람들은 왜 이리 명품브랜드를 좋아할까?

사라: 왜 티비광고에는 베컴투성이잖아. 정말 베컴이 일본사람들줄 알겠어.

정윤: 맞아. 베컴사마(&#27096;사마는 “신”이나 “천왕”에게 붙이는 존칭)라고까지 하잖아(웃음)

승희: 베컴도 그렇고 외국 광고모델을 참으로 많이 쓰는거 같아

사라: 태평양전쟁후에 서구에서 일본인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는데. 일본은 서구에 대한 수용이 너무 빨라서 통치도 가능한 나라라는 결론이 나왔데. 외국을 너무 좋아하는거 같아
어렸을 때 본 순정만화 캐릭터들이 대부분 8등신 미인이잖아. 서양인의 얼굴을 동경하는거 같고.

승희: 정말 아이러닉인데.. 외국 배우가 오면 그렇게 난리를 치면서 좋아하면서, 단체로 일본사람들끼리 모이면 또 미국을 싫어하는거 같아. 대중문화나 패션등은 외국을 좋아하면서 정치면에서 미국을 싫어하잖아.

일본은 예전의 전쟁일으킨걸로 인해 유엔 발언권이 없어 계속 미국에 끌려오고 있잖아. 이번 이라크사태만 봐도 외교를 너무 못하는거 같아. 미국이 얼마나 돈이 없는데.. 그래서 일본에서 원조를 구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따지면, 일본이 미국보단 강자가 아니겠어. 그럼에도 일본은 어떻게 하자고 자국의 주장을 못 펼치고 있어.

정윤: 일본이 주장을 못 펼치는 건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수동적인 감성때문이 아닐까. 왜 타마비多摩美에는 그 흔한 대자보같은 것도 없잖아. 대부분이 위에서 지시를 내리면 그대로 따르는게 올바르다고 생각하는거 같아

사라: 정말 일본은 국민의 소리가 별로 크지 않는거 같아. 우리나라는 인터넷안 네티즌들이 난리피고 밖에서는 데모같은 걸 통해 의사표현을 하고 있잖아. 그해비하면 일본은 관료주의가 너무 심한거 같아. 위에서 뭐라고 하면 찍소리도 못하잖아.

승희: 일본의 전기회사에서 여름때 에어컨을 많이 켜니까 이걸 자제해달라고 캠페인을 했었거든. 근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절약수치에 맞춰 잘 지키고 있지뭐야. 매일 수치를 정해놓고 매일매일 광고하는데 그 수치를 넘긴적이 없었어. 도쿄타워까지 꺼버리잖아

사라: 우리나라는 지키라면 하면, 더 써버리잖아. 뭐야 내가 쓴다는데..하면서(웃음)

승희: 맞아. 오히려 전기공사 전화해서.. 난리 피우고 그러지 않나(웃음)

##5. 이벤트가 강한 나라
녹차를 마시다 승희가 갑자기 한마디 건넨다.

승희: 우리과에 스와치와 캐빈클라인에서 디자이너하고, 프리로 뛰면서 학교 나오는 강사가 있어. 인쇄그래픽으로 반학기 수업을 했었는데 정말 인상깊었어.

우리가 이렇게 녹차를 마시고 있는데, 그 선생님이 말씀하시더라. 자신이 나마차生茶 라벨디자인을 맡아 한 적이 있는데. 몇개나 디자인을 했는지 맞춰보라고. 대부분이 100개, 200개 정도 얘기 했었는데. 그 선생님은 600개의 디자인을 했다고 해서 우리가 모두 놀란적이 있어. 먹고 나서 그냥 패트병 버리지 말고 봐 달라고..
정말 깡 마른 여자선생님이였거든. 한번은 버스에서 만난적이 있는데. 너무 얼굴이 안 되어 보여,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그 분이 자신이 디자인이란 분야를 정말 미친듯이 좋아하지 않으면 결코 할수 가 없데. 거의 쉬는 날이 없고 잠깐 짬이 나면 잠만 잔다고 그러더라

정윤: 그렇게 일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 언제까지만 자신의 머리속의 디자인을 꺼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은데

사라: 사람마다 다르겠지

승희: 무라카미타미시村上 隆의 경우는 자신의 작업실이 완전 술집수준이래. 벽이 전부 와인색인데다가 빨간 벨벳으로 장식되어 있어. 왜 이렇게 회의실을 꾸몄냐고 하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숨기는거 보다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맘을 터놓고 얘기 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렇게 했데

정윤: 올 한해 무라카미타미시村上 隆 얘기 여기저기서 많이 들린다. 하여튼 올 한해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임에는 틀림없어.

승희: 롯본기 히르즈Roppongihills때문이 아니겠어. 올 한해 롯본기 히르즈Roppongihills가 엄청 화제가 되면서, 캐릭터디자인을 맞은 무라카미타미시村上 隆도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거고.

또 하나의 일본특징인데.. 최근에 리노베이션 한 고층빌딩이 많이 생기고 있는거 같아. 처음에는 나도 빌딩을 보러간다는거 의아해 했는데.. 작년 겨울때 동경역 옆에있는 마루이빌딩을 갔거든.. 간판이나 사인이 통일되어 있고, 레스토랑이랑 각종 점포가 잘 꾸며져 있더라고.

정윤: 그렇게 건물 하나가 화제를 몰고 다니다니.. 그도 그럴것이 건물이라고 해야하나.. 그 곳이 이벤트성을 많이 띄고 있는 거 같아. 도쿄디즈니랜드를 가는 것처럼 그 곳을 가는거 자체가 즐거운거야.

승희: 이벤트라고 하니까.. 그런데 일본은 이벤트의 단위가 큰거 같지 않아? 보졸레와인이벤트도 성대하게 했었고, 매트릭스 개봉날에는 신주큐일대가 난리 났었잖아

정윤: 매트릭스 개봉날 도쿄타워가 초록색으로 변했었어. 월드컵때는 파란색으로 변한 적도 있데. 몇일 전에 보니까 크리스마스라고 도쿄타워가 촛불처럼 모양을 갖춰 변하더라.

사라: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네

승희: 티비보니까 롯본기 히르즈Roppongihills앞이 크리스마스라고 온통 은색과 파란색으로 변해있던데.. 한 번 보러가자..


이러면서 우리의 수다는 점점 막을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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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는 승희와 미숙언니.
오른편이 프로덕트디자인 전공의 대학원 1년의 미숙언니. 경험이 풍부한 만큼 항상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는 맏언니. 내년에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


** 이 글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객관적인 정보를 거친것이 아닌 주관적이 의견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혹시 사실과 다른것이 있더라도 책임전가를 하지 않기를 바라며..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싶은 분은 언제든지 리플을 통해 더 많은 수다가 전개되길 바란다.^^
그리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와 동시에 모두모두 기원하시는 일 이루시고, 웃음가득한 행복함이 넘치도록.. 바다건너 이곳 일본에 있는 그 수많은 신들에게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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