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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만든 차 -볼보 YCC

여자들이 차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의 답은 상상외로 스포츠한 형태의 차량으로 나타났다.
볼보사의 새 컨셉트 카인 "유어 컨셉트 카(YCC)"가 바로 그것이다.

여성고객을 목표로 컨셉에서 개발까지 여성 디자이너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 컨셉트 카는 지금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모터 쇼의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디어와 컨셉설정에서부터 컨셉트카가 탄생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여성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을 모른다면 YCC는 외형적으로는 첫눈에 특별히 '여성적'이라는 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스포츠 카 스타일의 차량이다.







요즘 젠더 개념이 여러분야에서 강조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여전히 남성들이 독점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생산부분)에서 이제까지 여성은 그저 모터쇼에서 차의 구매를 북돋우는 "장식" 또는 말 그대로 "도우미" 정도 역할 밖에 하지 않았다. 운전자로서의 여성, 즉 여성고객에 대한 개념도 생긴 것도 사실은 얼마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의 뉴비틀, 포드의 카, 스마트 등 소프트한 형태의 차들도 여성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차들이 아니라 남성들의 시각으로 "여성적"이거나 "귀엽게" 만들어져 왔다.

남자들이 차를 만들거나 대할때는 그 관심이 무엇보다고 엔진 종류, 마력수, 기통, 가속력과 속도, 배기량, 문의 수, 숫자로 환산된 트렁크 크기, 역시 숫자로 표시된 연료소모량 같은 데에 두어진다. 반면 많은 여자들은 이런 이해하기 힘든 숫자보다는 우선 차의 색부터 시작해서 실내 느낌이 어떤가, 문이 얼마나 쉽게 열리고 닫히는지, 물건을 얼마나 실을수 있는지 같은 것을 먼저 따져본다. 물론 이 차에 탔을 때 자신이 어떻게 보일까하는 상상도 무시할수는 없다.

(그 원인이 어디에서 왔건 현재 존재하는) 이런 차이점들은 이제까지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이 거의 남자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기 때문에 그저 "까다롭고, 쓸데없는 데만 관심있는 뭘 모르는 여자들 사고방식"으로 무시되어 왔다.


볼보사는 이렇게 무시되어진 여자들 특유의 자동차에 대한 요구와 차를 대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춰 여성 시각의 컨셉트 카를 개발하게된 것이다. 사실 볼보의 미국 고객중 54%가 여성이고 유럽시장에서도 여성고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마케팅 조사를 감안한다면 아주 황당한 생각만은 아니다.

볼보의 YCC 아이디어는 2년전 열리던 워크숍을 계기로 생겨났다. 당시 볼보에서는 미국의 여성소비자 행동양식에 대한 전문가인 Maria Barletta의 워크숍이 열렸는데, 그녀에 따르면 (흔히 까다롭고 복잡하다고 알려진) '여성들의 요구를 채우게 되면 남성들의 요구충족은 넘치고도 남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여성들이 차를 만들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그야말로 '엉뚱한 생각'에서 시작하여, 여성들의 손과 시각으로 여성을 위해 만든 자동차 컨셉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여성 프로젝트 리더, 테크닉 부분 리더, 스타일링, 실 내외 디자인 그리고 언론보도 및 광고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에 이르기까지 9명의 여성 책임자들이 주축이 되어 기획에서 진행, 결정까지 여성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자동차가 바로 '당신의 컨셉트 카(YCC)'이다.



YCC팀은 남자들이 차를 만드는 것과는 달리 우선 독신의 고소득 직업여성(프리미엄급 차량 구매자)인 가상의 소비자의 프로필을 먼저 정하고 그녀의 요구들을 구체화 시켜가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 요구들은 무엇보다 지금 시장에 나온 (남자들이 만든) 차량들을 이용할 때 특히 여자로써 느끼는 불편함을 집어내 이를 해결해 나가는데 있었다.



이런 불편함 목록의 제일 위에는 운전석에서 볼 수 있는 시각범위 문제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흔히 여자문제로 낙인찍힌 일렬주차의 어려움은 따지고 보면 자동차의 몸체 전체를 눈으로 볼수 없다는데서 기인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엔진윗판을 낮추고, 대신 뒷부분은 높이고, 바퀴덮개를 안쪽으로 당겨넣고, 앞 뒤 유리창의 크기를 구석까지 넓혀 운전석에서 자동차 네모퉁이 끝까지 볼수 있게 만들어 자체의 형을 잡아갔다. 이렇게 잡힌 형은 놀랍게도 매우 힘이 있으면서도 우아한 스포츠카 이미지를 만들게 되었다.




YCC는 운전석에서 볼수 있는 차체에 대한 시각범위를 넓힌 것 외에도 컴퓨터의 도움으로 일렬주차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 즉, 우선 (일렬) 주차공간이 넉넉한지를 먼저 "주차도움" 버튼을 한 번 눌러 알아본 뒤 공간이 가능하면 다시 이 버튼을 누르면 컴퓨터가 핸들을 돌리는 폭을 도와주어 완벽한 주차를 가능하게 해준다.



그 다음 불편한 점은 물건을 넣어두는 수납공간 문제였다. 즉 여자라면 한번쯤은 경험해 본 "도대체 핸드백은 어디다 둬야 좋을까"부터 핸드폰, 선글라스, 주차요금이나 톨게이트에서 필요한 동전,주차카드 등등 자질구레하지만 운전도중에 간간히 필요한 물건을 제대로 둘 공간이 없다는 점을 YCC는 해결해 주고 있다.

이런 물건들은 운전석 가까이에 있어야 편하기 때문에, 이제까지는 운전석과 보조석 가운데 공간을 차지한 기어와 핸드브레이크를 버튼식으로 대처해 레이싱카처럼 핸들에 부착시키고, 이 가운데 공간은 앞에서 뒷좌석에 이르기까지 여러크기의 수납공간으로 만들었다. 핸드백, 핸드폰, 열쇠는 물론 노트북을 두는 자리와 들어내면 서류가방으로 쓸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어 주었다. 문에는 우산이 들어가는 우산함이 달려있기도 하다.




또한 이 YCC의 가상 고객이 고소득 싱글 직장여성이란 점을 감안하여, 주로 이 프리미엄급 계층들이 차의 뒷좌석에 다른 사람을 태우기 보다는 짐을 싣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차의 디자인에 고려가 되었다. 남자들이 골치아파하는 여자들 취미인 쇼핑의 결과물인 많은 쇼핑백이나 헬스나 휘트니스 클럽을 위한 스포츠가방을 둘 곳이 마땅지 않는 기존의 차량과는 달리 뒷좌석을 극장 의자처럼 만들었다. 즉, 사람이 앉지 않을때는 앉는 부분이 접혀져있어 바닥에 바로 스포츠 가방이나 물건들을 둘수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높은) 굽의 신을 신거나 긴 드레스를 입었을 때 차를 타고 내릴 때 굽이 문턱에 걸리거나 옷자락에 더러움이 묻는 불편함들이다. 이 불편함은 위로 열리는 날개식 문과 함께 문이 열리면 자동적으로 아래 문턱이 바깥쪽으로 펼쳐지면서 바닥높이에 걸리는 것이 없도록 아주 매력적이고 독특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한 앞,뒤좌석 모두 보다 쉽게 타고내릴수 있게 가운데 B프레임이 뒤로 물러나져 있으며, 좌석이 자동적으로 낮아지면서 뒤로빠지고, 핸들은 위로 들려진다. 이렇게 변한 좌석위치는 문을 닫으면 다시 제 위치로 돌아오도록 컨셉이 잡혔다.


뿐만 아니라 높은 굽의 신을 신고도 운전에 지장이 없도록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 아래 보조바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편리함에 대한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YCC를 구입하게 되면 볼보 대리점에서 일단 몸전체를 스캔 하여 운전자의 키, 다리 및 팔길이 등이 데이터로 만들어져 열쇠에 달린 칩에 저장이 된다. 열쇠를 핸들 옆에 꽃으면 자동적으로 운전자의 신체 특성에 맞게 좌석위치, 등받이 위치, 핸들위치가 조절이 된다.

이런 자동의자위치 조절장치 뿐만 아니라 위치가 이상적인 가시공간을 제공하는 위치인지를 시험하는 홀로그램 장치까지 되어 있다. 즉, 알맞은 위치에 와야 보이는 홀로그램의 특성을 이용해서 위치가 맞지 않으면 경보음이 울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OVA 홀로그램(Optimal Vision Affirmation Hologramm)' 시스템은, 체형에 따른 이상적인 가시공간을 제공하는 '에르고비젼(Ergvision)'과 함께 특허 신청이 되어 있다. 물론 이런 편리함들은 아직까지는 컨셉트 카 YCC에 담겨있는 희망사항이지만 언젠가는 현실이 될 것이다.



스포츠 카 스타일의 외형에 반해 실내는 부드러운 색상의 아늑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보통 거실가구들에서 볼수 있는 재료와 색을 사용해 아늑한 거실과 같은 실내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볼보 YCC의 실내 디자인을 보면 얼마가지 않아 자동차 회사들이 차 모델이나 인테리어에 맞춰 만든 가구들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여자들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바로 차량 점검이다. 여자들이 보통 기술을 배우지 않는 것도 그 원인이긴 하지만 차의 여러장치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되어있는 점도 한몫을 할 것이다. 어찌되었든 YCC의 핵심구매고객이 될 고소득의 싱글 직장여성은 스스로 차량 점검이나 세척을 하기보다는 다른 일에 시간을 투자하길 윈한다고 본다.

따라서 차량의 도료부터 나노 기술을 이용하여 더럼을 많이 타지 않고 쉽게 청소할수 있는 "이지 클린" 표면의 도료를 사용하였다. 차량점검도 차에 이상이 있으면 내장된 보드컴퓨터가 미리 지정된 정비소에 연락해 정비일을 약속한다. 그래서 엔진 윗판은 운전자가 열일이 없도록 만들고 대신 유리닦기(원도우와이퍼)의 물을 채우는 것은 레이싱 카처럼 연료주입구멍 옆에 따로 빼어놓기도 하였다.




대신 차체 도료색은 빛의 상태에 따라서 옆은 녹색에서 금색, 하늘빛에서 노란빛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뉘앙스를 주는 도료가 칠해지고, 실내도 여성들이 좋아하는 (흰)계란껍질 색(크림색), 베이지 색의 섬유들과, 밝은색의 나무 패널과 알루미늄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시트와 아래 바닥 카펫은 8가지중에서 구매자가 원하는 색상 컴비네이션으로 선택할수 있게 된다. 이 시트-카펫 종류에는 클래식한 어두운 갈색 가죽과 마 소재 카펫에서부터, 50년대 레트로 룩, 강렬하 빨강색 울 소재품, 꽃무늬 수가 놓인 밝은 크림색 좌석과 갈색 울 카펫 컴비네이션까지 그 스타일과 색상, 소재가 매우 다양하다.



볼보사는 80년대말부터 제품 마케팅에서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한 제품개발을 위해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여성소비자 그룹'을 운영해 여성고객만이 특별한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요소를 차 디자인에 도입해왔다. 특히 이번 YCC 프로젝트 진행을 맡은 카밀라 팔메르쯔(Camilla Palmertz)는 YCC 이전에 충돌실험을 위한 임산부 다미를 개발하기도 했다. 볼보의 여성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볼보 YCC 를 만든 여성들
왼쪽부터 Maria Widell Christiansen(프로젝트 리더-디자인 부분), Eva-Lisa Anderssson(프로젝트 리더), Elna Holmberg(프로젝트 리더-테크닉부분), Maria Uggla(도료와 표면 디자이너), Camilla Palmertz(프로젝트 리더), Cynthia Charwick(인테리어 디자인), Anna Rosen(엑스테리어, 차체 디자인), Lena Ekelund(기술 어시트텐트), Tatina Butovitsch Temm (프로젝트 리더-커뮤니케이션 부분)




물론 볼보의 새 컨셉트 카 YCC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사하나까지 100% 여자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년이 훨씬 넘어선 자동차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을 기준으로 여성들이 만든 차이기에 남자동료들도 상당히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컨셉트 카가 실재 생산이 되는지 여부는 이번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보여지는 소비자들, 전문가들의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자고객들의 반응이라고 볼보사 CEO인 Hans-Olov Olsson은 밝힌다. 성을 구별하는 제품이 아니라 약자이고 불리한 위치에 있는 여성을 기준으로 함으로써 남성들도 같이 득을 볼수 있는 편리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볼보사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볼보의 YCC 프로젝트는 여성고객들의 특수한 요구들이 어떤 것인지가 확연히 드러나고, 이제까지 고려되지 않던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 이를 해결하고, 다른 각도에서 차를 보고 만들게 됨으로써 앞으로 새로운 기능과 요소들을 갖춘, 보다 편리한 차들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시도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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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YCC는 볼보 S60과 같은 크기의 3도어 차량으로 PZEV 엔진을 사용하며 5기통에 215마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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