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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관 체험기


2년전 여름, 일본여행을 앞두고 나는 잘 아는 일본친구에게 좋은 곳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몇번 동경을 오고가기는 했어도, 간사이지방(오사카, 교토)는 처음이였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교토를 가게 되면 좋은 여관이 많으니 한번 꼭 숙박을 해보는 것이 좋을꺼라고 했다.

“에~~ 여관?? 어떻게 여자 혼자 여관에 묵어? ”
나를 어떻게 보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거지?? 생각하며 얼굴을 붉힌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주변에 일본여행을 오겠다고 하면 난 꼭 “여관”을 추천한다.

한국의 여관은 허름하고 구석진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 일본의 “여관”은 일본의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고급 숙박시설이기 때문이다. 번역의 문제는 아닐테고 같은 한자문화권에서의 미묘한 단어의 차이는 이런 오해를 부르기에 충분한 것 같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면, 우리나라는 맨션보다 아파트가 더 고급스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 일본은 아파트보다 맨션이 훨씬 좋은 주택시설로 인지되어 있다.)

하여튼 일본의 “여관”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전혀 다름을 밝히며, 난 며칠전 친구들과 함께 온천여행 겸 일본의 “여관”을 체험하고 돌아왔다. 오늘은 일본의 “여관”에서 본 일본 전통의 미를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다.

앞전에 소개한Kenya hara는 자신이 왜 일본에 있어야 할지를 자신이 즐겨찾는 일본의 여관 3곳을 소개하며 설명하고 있다. 서구의 많은 자극과 바삐 돌아가는 첨단사회, 글로벌사회에서 일본이 이렇게까지 경솔하지 않게 전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을 일본의 숙박시설을 통해 설명하였다.

난 아직 일본에서의 경험이 짧은편이라 이러한 숙박시설과 일본의 전통의 관계를 넓게 볼 수 있는 눈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번 경험으로 왜Kenya hara가 그리고 많은 유명한 일본 아티스트가 일본 “여관”을 그리 좋아하는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이번 여행으로 간 곳은 箱根hakone온천으로 동경에서 약 2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으로 이러한 온천을 바탕으로 한 여관이 수십개 영업중인 곳으로도 유명하다.

동경과 가까운 지리상의 잇점으로 주말에는 대부분의 온천이 만석이 되기 때문에 난 한가한 평일 목요일 이곳을 찾았다. 평일에 이곳을 찾은 이유는 사람이 적다는 점도 있지만 가격면에서도 평일과 주말은 약 1.5배의 차지가 난다는 이유도 있었다.

내가 묵은 여관은 1박 2식으로 1만엔 플랜의 湯さか荘(유사카소으) 여관이다. (한 사람당 1만엔으로, 저녁과 다음날 아침식사가 포함되어있다)
사실, 쬐금 싼 편의 여관에 묵었기 때문에 여기서도 그 정도뿐이 소개드리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여관내 풍경, 음식, 노천온천 이렇게 3개의 테마를 사진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1. 여관 내부

* 이른 아침 해가 들때, 찍은 사진.
장지너머로 비친 나뭇잎이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일본은 이와같이 빛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있다.


* 조그마한 방과 방사이의 창문(?).
창문이라 이야기 할 수 없으나,. 통풍의 효과와 일본 전통장식의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 여관 방의 모습. 일본은 그림과 도자를 놓아두는 공간이 항상 마련되어 있다.


* 여관의 구조를 소개해 놓은 지도로 아주 예전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2층 올라가는 계단 옆. 옛 고성의 장식도 놓여있고….


* 2층과 3층 사이. 조그마한 부분까지 전통을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조명과 그림에서 멋스러움을 느낀다.


* 1층 내려가는 계단 옆. 별 것은 없지만 찰칵!!


* 여관 로비.


* 내가 묵은 湯さか荘(유사카소으) 여관 앞. 작지만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고, 조금 오래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더욱 일본 옛 주택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2. 일본식 정식


* 일본의 정식은 “보이는 것” 치중되어 있었다. 정말 아기자기한 장식들로 꾸며져 있고 음식의 양도 꽤나 적은 편에 속한다.


* 일본식 사시미(회) 양은 정말 적지만 맛은 끝내줬음!


* 달걀찜. 회말이. 오른쪽 밑은 파를 된장에 찍어먹도록 해 놓은 것


* 덴뿌라(튀김) 밀가루를 입히지 않고 달걀을 입힌 것이 바싹하고 고소했다. 뒤에 살짝 보이는 것은 생선찜(?)


* 메인 메뉴 찌게. 한 사람 분량만큼 정말 조그만 찌게 그릇에 나온 것이 일본의 음식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나 찌게 그릇은 중국식(?) 같은데.. ??


* 찌게 안은 이렇게… 새우 하나, 생선 한조각, 닭고기 한조각. 온갖 야채 조금씩. 양은 정말 적었다. 이거 먹다보니.. 푸짐하게 한 접시 차려놓고 먹던 한국식 찌게가 어찌나 생각이 나던지..


* 식사 시간을 앞두고 찰칵!! 여관 방에 한 상 가득 차려준다. 사실, 종류는 많지만 그리 양은 많지 않은 편. 그래도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일본 음식문화를 다시 한번 체험한 시간이었다.

3. 노천온천(로텐부로)


* 내가 묵은 여관의 노천온천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들어가는 혼욕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러나 내가 여기 들어가 있는 동안 남자분은 본 적이 없었음!! 물론 큰 수건으로 온 몸을 감싸고 들어간다.
현재는 이러한 혼욕이 가능한 온천이 많이 없어졌기에 이것을 노리고(?) 온 커플들이 많다는 소문을 들었으나, 내가 갔을 때는 이러한 커플조차 없었다.


* 온천 뿐만 아니라 일반 주택에서도 이렇게 졸졸 흐르는 물 한 줄을 볼 수 있다. 누구는 이렇게 물이 조금씩 떨어지는 연출이 일본적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 일본의 노천온천은 자연 속에 둘러 싸 있도록 인테리어 되어 있다. 온천에 들어가 목만 들어내 놓고 자연을 즐기는 것을 일본 사람들은 최고의 휴식이라 생각한다.

* 노천온천에 연출된 정원. 작은 나무 밑에 학과 거위가 장식되어 있는 작위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 내가 묵은 온천은 노천온천이 꽤 큰 편에 속한다. 물도 좋았고 공기도 좋았고.. 3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온천을 만끽했다. 참.. 여기 온천은 3층에 있기 때문에 누가 주위에 훔쳐보기도 힘든 곳에 위치 해 있었다.



4. 그리고…


* 여관 내려오는 길에 있는 옛 주유소.. 아직까지 셀프 주유가 가능하다고 한다.


* 하루 목욕이 가능한 목욕탕. 정말 오래된 곳이라 오히려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주위 친구들이 말리는 바람에…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할 것 같은 집. 여기도 여관이라고 한다.


* 소바(메밀국수) 음식점 앞. 일본의 소바는 전통을 상징하는 음식 중의 하나로 이러한 관광지에 가면 꼭 몇 군데 볼 수 있다.


* 일본 국도 1호도 여기 箱根(하코네)에 위치해 있었다.


* 내가 간 날은 너무 추워서 벌벌 떨었던 기억만 난다. 뒤에 箱根(하코네) 역이 있는데 보이실까 모르겠다.


이 글을 쓰면서 이것이 과연 “ 일본 디자인”이란 주제가 어울릴까를 무척 고민했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여관방을 보여주고, 일본식 정식과 온천을 소개하는 것이 디자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지 모른다. 그리고 일본 “여관”.. 에이 그거 평범하네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난 그 속에 조그만 일본의 단편을 엿 볼 수 있었다.

디자인이 우리의 옛 생활과 그리고 우리 주변의 가까이 있다는 것을 공감하신다면 이 곳 안에서 무언가 일본에 대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일본에 가실 일이 있다면 한국처럼 생각하지 마시고. 이 일본 “여관”을 경험해 보심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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