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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소비자가 좋은 제품을 만든다...

... 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까다로울수록 제품에 대해 바라는 것이 많고 이런 요구들이 하나의 제품을 점점 낳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까다로운 소비자와 좋은 제품을 어떻게 연결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는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장이 만들어지거나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까다로운 소비자 역할까지 미리 고려해 보는 것이다.

뒤의 방법으로는 소위 명품을 만들어내는 회사들에는 디자인 실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위 "제품고문실"이라는 곳이 있다. 제품 고문실이라는 이름은 일반 제품성능 테스트 과정보다 더 지독한, 다 만들어진 제품 괴롭히기 과정에서 왔다. 자동차들은 그 유명한 크래쉬 테스트를 치루게 되는데 일반 제품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문이나 뚜껑이 있는 제품은 산업로봇을 이용하여 이를 수만번씩 열고 닫아 언제쯤 고장이 나는 지를 알아보고, 조작버튼은 수십만번 누르기를 당한다. 호스나 관으로 된 것은 엄청난 힘으로 당겨지기도 하고, 세탁기처럼 물과 전기가 만나는 위험한 기기들은 5천볼트의 전기고문을 당하기도 한다. 청소기 같은 경우는 고장이 날때까지 여러대상을 청소하고 세탁기들은 한시간도 쉬지 않고 일년이 넘게 계속 빨래를 하기도 한다.

세탁기로 유명한 독일의 밀레(Miele)사 같은 경우는 운반용으로 포장이 된 제품을 경사진 각도에서 떨어뜨려 포장이 얼마나 견디는지도 실험한다. 밀레 사 직원들은 사내 세탁소에서 공짜로 개인 빨래감을 맡겨 빨래를 할수 있는데, 이런 직원 서비스는 사실은 연구소에서 생각해내지 못하는 실제생활 속의 다양한 상황에서 생기는 더러움을 제거하는 연구 및 실험자료를 얻기 위해서이다.



* 밀레 사의 연중 세탁실



에센시에는 전세계 진공청소기 회사들의 성능분석자료로 사용되는 '먼지'를 만들어 수출하는 곳도 있다. 일반 가정의 청소기 사용자들로부터 수거한 먼지봉투 내용을 분석하여 이와 성분이 같은 각종 박테리아들이 포함된 테스트용 '깨끗한 먼지'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이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먼지는 그 성분과 분량이 정확하게 알려져(규격화되어) 있기 때문에 나중에 정확한 통계수치를 낼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사업체가 스스로 까다로운 제품 고문실을 거치게 하고, 규격화된 통계자료와 분석에 힘을 쏟아 제품의 질과 디테일을 개선해가는 반면에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정확한 비교와 분석자료를 만들어 제품시장을 감시하기도 한다.


* 슈티프퉁 바렌테스트 특별호 표지들


독일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슈티프퉁 바렌테스트(Stiftung Warentest)라는 잡지와 이를 발행하는 기구가 있었다. 소비자 보호운동으로 출발한 이 슈티프퉁 바렌테스트는 우선, 다른 제품 성능검사소나 잡지들과는 달리, 신분을 감추고 물건을 구입한다. 흔히 성능검사소나 잡지들은 제품비교를 목적으로 따로 만들어진 성능이 좋은 테스트용 제품을 제공받아 검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돈을 들여 구입한 물건에 아무런 거리낌없이 비판을 가할수 있는 자유를 얻고자 하는 것도 또 다른 목적이다.

이렇게 독일 전국에 뻗어있는 직원들을 통해 구입한 제품들의 성능과 가격을 비교한 자료는 매달 한 번씩 얇은 잡지형식으로 또는 주제별로 묶은 특별호나 단행본으로 출간되는데, 복잡한 기계나 자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전문 기간에 의뢰하여 정확하고 치우침이 없이 전문적인 테스트 결과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슈티프퉁 바렌테스트는 단순한 제품만 비교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이나 인터넷 같은 서비스 상품도 다 조사대상으로 삼는다. 치우침없는 정확한 검사결과는 이제는 어떤 제품의 품질을 보장해주는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독일 광고나 제품포장에 보면 몇 년도 슈티프퉁 바렌테스트 결과 몇번째라는 표시가 되는 것을 종종 볼수 있다. 이 협회의 조사결과의 위력, 즉 소비자의 신뢰가 무척 높기 때문에, 여기 테스트에서 나쁘게 평가된 제품은 그 판매량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어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항상 이 슈티프퉁 바렌테스트 평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까다로운 소비자의 시선을 어떻게 담아내는냐 하는 것이 좌우를 한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바꾸어 말한다면 디자이너 이전에 까다로운 소비자가 되는 것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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