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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디자인 대학(1회)-부퍼탈 대학 ''비젼랩''

독일 디자인 대학은 소위 랭킹이란 것이 없이 대부분 평준화가 되어 있는 편이다. 단지 학교나 교수진에 따라서 특정 전공분야에 중점을 두어 그 분야에서 잘 알려지는 학교들, 학과들이 있다.

그래픽 분야에서는 브레멘 예술대학이 그렇고, 디지털 그래픽 분야에서는 바우하우스 건물에서 공부하는 데사우 대학, 영화부분에서는 루드비히스하펜, 보석디자인은 포르츠하임 대학, 제품 부분에서는 부퍼탈 대학, 특히 우주공학과 연결된 제품디자인 부분은 다름슈타트 대학, 가구는 아헨공대, 쾰른 등을 예로 들수 있다.

그중 우선 부퍼탈 대학의 학기 프로젝트의 하나인 산학협동 연구실인 비젼랩에 대해 소개해 본다.



독일의 중서부 내륙도시인 부퍼탈에는 지하철 대신 하늘에 매달려 움직이는 슈베베 반(Schwebe Bahn)이 있다. 도시가 깊은 골짜기를 따라 아래쪽에 생겨나서 그런지 땅을 깊이 파는 것보다는 튼튼한 탑을 세워 머리위로 공중교통수단을 지나가게 하고 있는데, 이 슈베베 반은 부퍼탈 시의 명물이기도 하다. 이런 부퍼탈에 또 다른 유명한 것이 있다면, 바로 부퍼탈 대학 산업디자인학과의 미래연구소(Vision Lab)이다.

몇 년전부터 부퍼탈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이 각종 산업디자인 공모전에서 여러 상을 받거나 프로젝트 뒤에 자주 언급되는는 것이 적지 않다. 아마 그 뒤에는 부퍼탈 대학 산업 디자인학과에서 최근 산학연계 프로젝트로 운영하는 비젼랩(VisionLab)이 받쳐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비젼랩은 2000/1년부터 만들어진 산학연계 프로젝트로 이름 그대로 조금 멀리 내다본 미래형 디자인과 컨셉 개발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지난 4월초에는 올해 프로젝트 최종 결과물 발표가 있었는데, 올해 프로젝트에 참가한 산업체는 부엌가구전문업체인 포겐폴(Poggenpol)과 수도꼭지 전문업체인 도른브라흐트(Dornbracht)사여서 프로젝트 주제가 '미래의 부엌'과 '물터'가 되었다.


* 바쿠올레(Vacuole) / 디자인: 이 우, 플로리안 케벨


부퍼탈 대학의 이 프로젝트는 산업체가 후원을 하긴 하지만, 단순한 새 제품을 개발하는 것 보다는 가능하면 제품의 기획부터 그 기능까지 학생들의 머리와 손에 의해 다시 새롭게 정의하는 쪽으로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리서치 발표, 컨셉 발표, 도안 발표, 최종 발표라는 4단계 발표과정을 통한 프로젝트 진행 보고와 모델 제작, 최종 발표 준비 그리고 언론보도 자료 준비까지 모두 학생들 손으로 준비되는 한 학기의 한 과목 프로젝트치고는 무척 일이 많았다.







* 수이(Shui) / 디자인: 안 루오
식수를 얻는 물터로 컵을 놓은 아래 받침은 그대로 들어내어 쟁반 겸 상으로 사용하게 디자인 하였다.








특히 도른브라흐트 사가 후원하는 프로젝트인 "물터(wasserstelle)"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우선 수도꼭지를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에서 새로운 수도꼭지 개발대신 우리생활에서 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주제를 잡은 것 부터가 특이하다.

학생들이 어떤 결과물을 선보일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존의 부엌 싱크대와 세면대 구조를 넘어 여러방식의 물 사용법과 물을 쓰는 물터를 만들어주는 그 결과물이 사실 도른브라흐트 사로써는 그렇게 동떨어진 프로젝트는 아니다. 즉, 학생들의 안처럼 물터가 늘어나게 되면 결국은 이런 새로운 물터들을 만드는 수도꼭지(비록 그 형태가 기존의 수도꼭지와는 다르더라도)나 물이 나오는 곳의 물 흐름새를 다듬는 도구를 미리 개발하여 도른브라흐트 사의 시장이 커지게 된다는, 미래를 멀리 보는 마케팅 감각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산학협동 프로젝트에서 당장 내일 시장에 내놓을 상품디자인을 원한게 아니라 기존제품군들과 이따금 어긋나고 "따로노는" 학생들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보듬어 안는 점이 부러웠다. 또한 아침부터 저녁늦게까지 진행된 이 발표회에 도른브라흐트사 사장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학생들 안 하나하나에 관심을 보였던 것도 무척 고무적이었다.


* 쿠치노(Cucino)
디자인: 프란찌스카 파오로, 마렌 야쉬코비쯔, 박 선영, 아니타 파트로비코바
파스타를 삶는 기구로 국수뿐만 아니라 다른 야채나 음식을 삶는데 쓸수 있다.



도른브라흐트 프로젝트를 진행한 학생들은 유리가 쉽게 깨지지 않는 실리콘으로 만든 개수대에서 파스타를 끓이는 새로운 기구, 식수를 얻는 식수대, 허드렛일을 위한 청소대, 요리에 쓰는 각종 허브를 직접 길러 따먹을수 있도록 만든 개수대, 간단히 손을 씻을수 있는 곳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물을 쓰는 방법과 장소에 대한 제품을 만들어내었다.




* 에덴(Eden) / 디자인: 베라 베크만, 펠릭스 뤼텐
물을 주어 키우는 요리용 허브들을 수도꼭지 하나로 같이 사용하게 만들어진 작은 허브정원이 설치된 요리준비대



* 소프트 쉐이프(Softshape)
디자인: 미햐엘 티엑스, 마티아스 코트만, 크리스티아네 엘레
실리콘이 덮힐 싱크대 아래구조. 탄성이 강한 실리콘 표면은 유리컵이 금속이나 돌, 도자기로 된 싱크대에 부딪쳐 깨지는 것을 막아줄뿐 아니라, 내용물의 크기나 양에 따라 싱크대 폭(깊이)를 조절하게 된다.




* 사야(Xaja) / 디자인: 기도 바르만, 야나 슈미쯔
외출에서 돌아오거나 손님이 왔을 때 간단히 손만 씻을수 있는 물터로 변기가 있는 화장실과는 다른, 외부와 집 내부를 나누고 바깥세계의 먼지를 떨어내는 의례적 공간으로 자리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 모양새나 재료선택이 조각품처럼 고급스럽게 되도록 하였다고 한다.


* 푸쯔방크(Putzbank) / 디자인: 카트린 엘링, 알렌 블린트, 알브레히트 슈피쩌
청소용구를 빨는 허드렛물터





부퍼탈 대학(정식이름은 베르기쉐 우니베르지테트, 부퍼탈)의 비전랩의 지난 프로젝트에는 루프한자와 함께 한 '비행중 포도주병 따는 법', 부퍼탈과 근교지역을 연결하는 '지역교통전자표 시스템', 에노름 슈미트 사의 '부엌이후', 사업체 수해시 물을 말리는 기구를 생산하는 '슈페이델 시스템 사 프로젝트' 등이 있다.




(덧붙임)
1. 학생들의 작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였습니다.

2. 파스타를 끓이는 기기인 '쿠치노'안에 대해선 독일의 한 주방기기 전문회사가 관심을 보였다고 하는데, 이와는 다른 형태와 경로로 최근 이탈리아의 주방용품 전문회사인 데 롱기(De´Longhi)에서 파스타를 끓이는 기구(PastaMore)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학생들의 머리속에 담긴 미래는 그다지 멀리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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