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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환경 그리고 디자인

얼마전까지 독일 뉴스의 주요 관심사는 기름값이었다. 지난 6월초 대체에너지-재생산 가능한 에너지 국제회의 리뉴에이블2004(Renewables2004)가 본에서 열린 이유도 있었지만, 그때를 전후로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원유가격과 자동차 기름값을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느끼기 때문이었다. 석유의 문제는 바로 에너지 원에 대한 문제로, 현대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가 석유라는 한가지 에너지 원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점점 바닥이 나고 있는 석유매장량과 개발을 둘러싼 싸움이 그야말로 치열하다.

굳이 이라크 전쟁의 경제적 배경을 들지 않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인류 역사중의 전쟁은 식량에서 광물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근원과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으로 설명할수 있다. 19세기중반경 기계를 움직이던 가축의 사료값이 높이 뛰었던 것이 자극이되어 결국 산업혁명이 퍼져간 것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설명할수 있다.


석유기구 오펙에서는 원유가격이 오름으로써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가 침체되는 것을 막기위해 석유시추량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급혈처방"이 별 효과가 없다고 본다. 석유가격이 오르는 것는 점점 줄어드는 매장량과 더불어 10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사회전반에 걸쳐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는 반비례 현상이 큰 몫을 하기때문이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기하급수로 발전하고 퍼져가는 컴퓨터 기술들은 모두 전기가 없으면 안되는 것들로 전기소모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도 이에 한 몫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펙은 이제까지 시추비용이 너무 많이들어 경제성이 없어보이던 지역의 석유개발까지 궁리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는 반대로 산유국이 아닌 독일은 오래전부터 대체에너지 개발에 힘을 써왔다. 녹색당의 친환경정책으로 현재 독일은 풍력, 수력, 태양열, 바이오에너지 같은 대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에너지의 12.5%라는 세계기록적인 수치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지구내부열을 이용하는 지오터말 에너지(Geothermal Energy) 연구가 한참이다.




* 북해 바다위에 세워진 풍력발전기

기대를 모았던 풍력발전시설은 고장이 나거나 폭풍같은 거센 바람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풍차날개가 부러질 때 엄청난 피해가 생기는 위험뿐만 아니라 일반 주거지역에 세워지는 시설은 소음과 움직이는 그늘로 생활의 방해를 주기도 한다. 인간생활뿐만 아니라 새나 (바다위에 세워진 경우는) 돌고래들을 방해한다는 보고도 있어 풍력발전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나 석탄과 비교했을 때 발전과정에서 이산화탄소 생성이 없고 원자력같은 폐기물처리 문제가 없기 때문에 유럽의 몇 개국은 바다위에 대규모 풍력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디자인 계에서도 환경문제에 대한 움직임을 찾아볼수 있다. 이미 몇 년전부터 하노버 인더스트리 디자인 포럼(IF)측은 환경 디자인(ecology design) 분야를 새로 만들었고, 새로 개발한 날개가 3개달린 풍력발전기나 태양열 집열판이 IF 디자인, 레드닷 디자인 상을 받기도 하였다. 자동차 산업계는 수소에너지 시대로 가는 길을 여는 차량과 엔진 개발뿐만 아니라 이런 대체연료를 넣을수 있는 시설 개발에 한참이다.


* 베엠베의 수소 자동차와 에너지 보급시설 /
혼다에서 개발한 수소연소차량과 연료 공급 시설인 홈-에너지-스테이션(HSE)

수소는 자동차 연료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업에서 미래 무공해 연료, 동력원으로 일컬어진다. 그 이유는 수소라는 원소는 우주의 91퍼센트를 차지하고 지구상에서도 3대원소에 들어갈만큼 많은데다, 수소를 태워 열과 동력에너지를 얻을 때 발생하는 것은 순순한 물이기 때문이다. 이 배기물에서 다시 수소를 얻을수 있어 재생가능한 무공해 에너지원이기에 미래형 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제는 수소를 얻는 간단한 방법이 물을 전기분해하면 되지만, 아직까지 전기분해장치 같은 수소얻기 장치, 연소장치, 저장시설등이 차량이나 대규모 에너지 공급원으로 사용될만큼 부피와 무게면에서 그리 효과적인 제품으로 개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석유를 얻을 때 생기는 부산물인 가스에서 수소를 얻고 있는데, 보통 가연망 자동차라고 불리는 차들이 이런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게 된다. 환경보호자들은 바로 이런점들을 비판하기도 하는데, 산업체에서는 태양열을 이용해 물을 전자분해하여 수소얻는 장치를 개발중이다.

혼다에서는 수소연료를 공급하는 방법으로 개인 주택에 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얻는 시설인 홈-에너지-스테이션 방식을 개발해 자동차 연료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식을 개발하였다. 혼다는 태양열을 이용하는 전기분해법과 태양열집열판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대체에너지, 깨끗한 에너지, 재생에너지 등으로 불리는 이런 에너지 원들 중에서 인류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몇만배 이상의 열을 내는 태양열을 이용하는 포토볼테익(Photovoltaic) 연구와 그 이용상태를 한 번 눈여겨볼만 하다.

이제까지 일반적으로 태양열 이용은 가정집에 어울리지 않는 집열판 생김새, 설치비용에 비해 떨어지는 효율성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한 보통 가정집 지붕재료로도 손색없는 디자인의 태양열 집열판의 등장과 그 생산방법은 태양열 이용의 폭을 넓혀주었다.

독일에서 햇볕이 많이 드는 남쪽의 프라이부르크 근처에는 공장 가동 자체를 태양열과 근처밭의 식물성 기름을 이용해 무공해산업으로 태양열 집열판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 프라이부르크에 있는 태양열집열판을 만드는 공장 솔라-파브릭(Solar-Fabrik)

지붕과 건물표면 등 공장건물 곳곳에 설치된 여러 종류의 태양열집열판에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난방포함)의 1/7을 얻는 프라이부르크의 태양열 집열판 생산공장이다. 나머지 에너지는 다른 무공해,친환경 전력업체에서 공급하는 전력과 근처 밭에서 자라는 평지씨 기름에서 얻는데, 이 평지씨기름도 에너지 획득에서 이산화탄소를 내보긴 하지만, 식물이 다시 자랄 때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배기물이 재순환 된다.

*솔라-파브릭 근처의 노란 평지꽃 밭

이렇게 생산에서부터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지는 태양열 집열판은 프라이부르크 주변을 중심으로 점차 그 이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솔라-파브릭의 태양열 집열판을 건축에 이용한 사례들>


(위에서부터)
프라이부르크 빌머스도르퍼 거리 아파트에 사용된 태양열집열판
프라이부르크의 태양열주택단지, 플러스 에너지 하우스
카톨릭 사제학교 기숙사 표면 재료로 사용된 태양열집열판
바드 왼하우젠에 있는 그린피스(Greenpeace) 건물



일반 가정집이나 공공건물뿐만 아니라 고속도로가의 신호체계나 비상전화시설의 전력 공급원에서 최근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소세지 가판대도 등장하였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오지처럼 전력을 얻기 힘든 곳에서도 태양열 집열모듈하나와 작은 전기변환기만 있으면 조명에서 냉장고, 컴퓨터 같은 전기제품을 쓸수 있는 동력을 얻을수 있는 제품도 개발되어 살기힘든 환경에서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문명의 혜택을 누릴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 온도가 높은 지역용으로 개발된 홈 스테이션 태양열 집열판(SF 115A)과 아프리카에 설치된 사례

약 1.5미터 길이에 66센티미터 폭의 크기로 된 이 집열판 모듈과 변력기 하나면 하루 최고 6시간동안 컬러텔레비젼 한 대, 라디오 한 대, 전등 4개, 컴퓨터 한 대, 무선전화 한 대, 선풍기 한 대를 돌릴수 있는 양의 전력(195W)을 얻을수 있다.

또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에 연결할수 있는 모델을 사용하면 태양열로 지하의 식수를 공급해주기도 한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건축에 잘 어울리는 이 태양열집열판 모델이 아프리카의 건축물과 자연에는 조금 튀는 점이 없지 않다. 기술적인 특성을 유기하면서도 그 지역에 어울리는 모델이 개발된다면 더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프라이부르크에서 남쪽으로 20여길로미터 떨어진 작은 도시 쇠나우(Schoenau)의 경우는 도시전체가 태양열을 모아 전기를 자급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발달한 독일의 사회구조와 몇년전부터 실행된 전력회사의 민영화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자력발전에 의한 전력사용에 회의를 느껴운 쇠나우 주민들로 하여금 깨끗한 에너지로 운영되는 도시를 만들기로 결정하게 했고 이에 따라 태양열을 이용하는 '쇠나우 전력(EWS)'이 생겨나게 되었다.

* 쇠나우의 중심에 있는 교회지붕에 설치된 태양열집열판.

도시 중심인 교회의 지붕이 모두 파란 태양열집열판으로 뒤덮혀 있는 것이 우선 눈에 들어오는 쇠나우에는 교회뿐만 아니라 학교, 관공서 같은 공공건물들과 공장, 그리고 여러 개인주택들이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사용하는데, 이제는 도시내에서 사용하는 전력소모량보다 전기생산이 남아 다른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기도 한다. 다른 지역에 설치된 집열판 건물과 함께 연계하여 독일 전국에 원하는 사람들에게 깨끗한 전기를 공급하는 쇠나우 전기를 공급받는 가정은 2만5천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쇠나우의 또다른 특징은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회사로 운영되기는 하지만 전기를 많이 쓰면 요금이 낮아지는 방식을 택한 다른 전력회사들과는 달리 전기를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전기를 적게쓰고 에너지 절약을 하면 요금을 낮추어 주거나 절전제품을 구입하면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도는 전체 에너지 소모에 비하면 얼마되지 않는 것이다. 에너지 소비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 가정의 전력소비보다는 난방에너지와 산업용 에너지로 이는 아직까지 석유나 석탄, 원자력등에 의존하고 있다. 이 난방부분의 반환경적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지금 독일 및 다른 나라에서는 지구내부의 높은 온도를 이용한 지구열 에너지(geothermal energy)를 얻는 방법도 개발중이다.


* 온천과 가스로 유명한 아이스랜드 풍경

지구열에너지 이용은 이미 온천이라는 형태로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데, 두 개의 지각이 만나 온천과 화산활동이 활발한 아이스랜드의 경우는 1930년부터 이 지구열을 난방과 전력공급원으로 이용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공해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에너지를 100% 에너지공급원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학자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지구열에너지를 얻을수 있는 방법을 실험중인데, 이 연구가 완성되어 상용화되면 지구열에너지를 포함한 독일의 전체 대체에너지 공급률이 총 에너지의 55%를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석유나 석탄같이 축적저장된 소모성 에너지는 그 매장량이 점점 바닥이 난다는 점외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에너지 소비와 지구 온실화 현상의 관계이다. 아직 세계 정치가들이나 산업체들이 인정하려 들지 않는 세계 온실화 현상이 실제로 남극이나 북극등지에서 기상관찰대를 운영해온 과학자들에 의해 관찰되고 있다.

그들 자료에 의하면 지난 100년간 북극의 온도는 평군 5도가 올랐고, 빙산의 면적은 지난 25년간 15%가 줄었다고 하는데, 지금처럼 에너지와 환경을 대한다면 2080년, 즉 우리들의 손자들세대에는 이미 북극의 여름에는 빙산이 존재하지 않게된다고 한다.



북극의 빙산이 사라진다는 것은 최근 개봉한 롤란트 엠머리히의 공상과학영화 "내일(The day after tomorrow)"가 현실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올라간 결과로 생기게 될 기상이변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는 영화처럼 그렇게 빨리 기상이변이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에너지와 환경에 무심하면 결국은 사람이 살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게 될것이라고 경고한다.

* 영화 '내일(The day after Tomorrow)'의 한 장면
영화제작팀은 기후문제를 다룬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제작자체가 에너지를 무척이나 쓰는 사업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영화제작에 들어간 에너지 대신 나무를 심는 캠페인을 벌였다고한다.




국제 동물보호 협회인 WWF(World Wildlife Foundation)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에는 북극곰이나 수마트라 코끼리, 고래 같은 동물들의 생활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얼음위에서 뒤뚱거리며 노는 귀여운 하얀 아기곰들이 먹이가 없어 굶어죽는 수가 늘어나게 된다는 점을 통해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려 한다.

이는 단순히 북극곰을 살리자는 것이 아니라, 지구 온실화 정도를 북극곰들의 건강상태에서도 알수 있기 때문이다. 물개를 먹고사는 북극곰은 얼음이 줄어들면, 얼음에서 사는 물개들이 사라지고 결국은 곰들이 사라지게 될지 모른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북극의 주인인 곰들이 살기어려워진다는 것은 결국 다른지역의 인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WWF에 따르면 스탠바이 되어 있는 전자기기들의 플러그를 뽑아주는 것 만으로도 북극의 흰곰의 생활처가 줄어드는 것을 조금 늦출수 있다고 한다.

* WWF에서 관찰하는 북극곰 Samantha(Lena)와 Marianne(Yana)

인터넷으로 이 암콤 두 마리(왼쪽아래와 가운데)와 그 새끼들의 상태(관찰자들의 보고내용)와 위치(위성추적기)를 확인할수 있다. 세만타(왼쪽아래)는 지난 겨울 새끼곰들을 잃고 지금은 혼자 다니다고 한다. 북극곰들의 1/3정도가 새끼를 잃는데, 그 원인의 하나가 먹이가 없어 굶어죽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에는 자연도태적인 면도 있지만, 지구 온실화 현상이 가속되면 될수록 빙산이 줄어들어 북극곰의 생활터전과 함께 그들의 먹이인 물개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곰들이 말라가고 굶어죽게 될 확률이 커진다.


흔히들 대체에너지가 개발비용이 높다고 포기들 한다. 아직까지는 석유나 석탄을 태우는 것이 경제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드는 연구나 새로운 기술개발을 꺼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석탄의 경우 석탄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데 원분량의 1/3만이 쓸수 있는 에너지로 변하고 나머지 2/3는 이산화탄소로 공기중에 퍼지게 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에너지 문제는 환경문제가 결합시켜 생각해야만 한다.


에너지 기술자가 아닌 일반 제품을 개발하는 디자이너가 환경을 위해 할 몫도 많다. 우선 디자이너들이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보기만 예쁘장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생산라인을 줄이거나, 친환경적인 소재를 쓰거나, 나중에 제품이 폐기되는 때까지 고려하여 재료별로 분리가 가능한 형태나 폐기처리가 쉬운 재료를 쓴는 것들이 한 예이다.

또한 전기를 자꾸 요구하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절약할수 있는 아이템과 제품개발에 더 관심을 두는 것도 환경을 지켜가는데 큰 몫을 한다. 이 모두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과 투자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베엠베사에서 최근 개발한 물을 쓰지 않는 건조분말분사도장법 같은 것도 도료에 오염된 물을 만들지 않아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의 하나인 것처럼 환경을 고려한 해결법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 무공해 바닷물 소금제거 장치 워터콘(Watercone)

베엠베 소속 디자이너인 슈테판 아우구스틴(Sthephan Augustin)이 개발하여 작년 IF에서 주최하는 마테리알리카 디자인상을 받은 것으로 무덥고 가난한 지역에서 태양열을 이용해 증발하는 수분을 모아 소금기가 제거된 물(식수)을 얻는 기구이다. 100% 재생가능한 고급플라스틱인 마크롤론(Makrolon)으로 된 진공통(60-80cm)은 증발한 수분이 표면안쪽을 따라 아래로 모이는 원리를 이용하여 카사블랑카 같은 지역의 평균 일조량이면 하루에 보통 1-1.5리터의 식수를 얻을수 있다. 풍속 55km의 바람에도 견디는 이 워터콘은 다른 에너지가 따로 필요없이, 자연과 물리법칙을 고려하여 간단한 구조로 커다란 문제를 해결한 좋은 친환경 디자인 사례이다.



보다 낳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의 기초에는 바로 자연이 있다. 자연속에 적응하는 동물들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바이오 디자인(Bionic Design)'이 그러하듯이, 최근 독일의 한 재료연구소에서는 게코 같은 도마뱀이나 파리 같은 곤충들이 매끄러운 표면이나 천정에 붙어서도 떨어지지 않는 사실을 연구해, 그들의 발바닥이 수백만개의 미세한 털로 되어 있어 이들 털 하나하나가 다른 표면의 분자들 틈새를 꽉 쥐고 있기때문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이를 응용하여 수백만개의 미세한 털 구조를 한 새로운 접착제를 개발해 내기도 하였다.

비록 마이크로나 나노같은 미세(극세)한 범위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형태와 구조에 변화를 조금 주어 조그만 면적으로도 큰 접착력을 보여주는 재료를 만들어 기존의 접착제 사용량을 줄일수 있는 것 또한 환경에 기여할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따로 있어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일단 어떤 재료이던 사용량을 줄일수 있으면 그만큼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수 있다고 봐도 무난할 것이다.


쓰레기 분리수거, 피티 병 사용을 줄이기 위한 병 회수요금 붙이기 등등으로 환경문제에 무던히 신경을 써오는 독일의 어느 개그맨이 '가장 친환경적인 우유 포장법은 젖소 밖에 없다'는 우스겟말을 한 적이 있다.

소에서부터 우리가 마시는 냉장고 속의 우유가 되기까지의 제품변환 여행의 길이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신선한 우유를 공급하는 법을 개발하는 것은 우유포장 디자인보다 더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얼마전부터 과자 포장에서 과자를 하나하나 개별로 포장하는 것이 유행을 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씩 포장된 것이 편리할 수는 있지만, 굳이 따지자면 이런 개별 포장은 결국 쓰레기가 될 뿐이기에, 이로 인해 쓰레기 양은 엄청나게 들어나게 될뿐이다. 이런 쓰레기 처리 뿐만 아니라 포장재료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와 이 과정중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결국은 지구 온실화 현상에 한 몫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전 세계는 석유 외의 대체에너지를 찾아야만할 것이고, 독일처럼 미리 대체에너지 개발과 이용의 노하우가 축적된 나라들은 그 기술과 제품들을 수출하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절전형 제품이나 해결책, 디자인들도 에너지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만들어주게 될 것이다. 앞으로 에너지 자립은 국방력의 자립만큼이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럴 때 디자이너의 역할은 에너지와 환경 문제의 배경을 미리 인식하고 친환경적인 제품과 생산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만족하는 해결책,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태양열집열판 생산시설과 이용의 예, 그리고 다른 환경요소를 고려한 제품들과 기술은 디자인의 힘, 즉 이성의 힘과 소비자의 힘으로 우리환경을 지켜갈수 있다는 것은 보여준다.



관련 사이트들

프라이부르크 솔라-파브릭 --- www.solarfabrik.de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 --- www.thedayaftertomorrow.com
WWF ---
www.ww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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