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달은 영국의 디자인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에게 기말 전시회와 졸업 전시회 등 여러가지 행사로 바쁜 기간이었다. 각 학교에서 열리는 졸업전시회 뿐만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있는 디자이너를 찾고자 디자인 단체들이 주최하는D&AD new blood show, New designers 전시회는 일자리를 구하는 졸업예정자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출품하여, 디자인 회사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영국의 디자인학교를 꼽을때, RCA(Royal College of Art)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창의적인 환경과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들, 그리고 그에못지않은 비싼 수업료(^^)를 자랑하는 RCA의 졸업전시회가 6월 25일부터 7월 4일까지 열렸다. 방문한 날이 주말인 토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품들을 외부인들에게 소개하는 학생들과 디자인 회사나 타학교에서 와서 학생들의 작품을 살펴보는 사람들, 그외 구경온 일반인들로 전시장은 무척이나 붐볐는데, 곳곳에서 넘쳐나는 열정은 조용한 연구실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건축과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의상과 텍스타일, 인문 분야 등 응용디자인 분야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사진, 회화, 조각과 패션 분야는 따로 전시되었다. 참신한 아이디어들, 표현방식들이 많이 있어 이곳에 소개시켜주고 싶었으나,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것인지 곳곳에 써있는 ‘촬영금지’ 표시가 눈에 걸려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전시장의 전체적인 풍경을 소개하는 대신, RCA 소속의 ‘헬렌 헴린 연구소(Helen Hamlyn Research Centre)’가 매년 졸업작품들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미래의 우리들을 위한 디자인상(Design for our Future Selves awards)’에 대한 소식을 전하려 한다. 헬렌 헴린 연구소는 제레미 마이어슨(Jeremy Myerson)이 주로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통해 유니버설 디자인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미래의 우리들을 위한 디자인’ 분야를 고령화(age), 일(work), 능력(ability), 이동성(mobility),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그리고 건강(health)의 다섯개 분야로 나누어 수상작을 선정하였으며, 제품, 이미지, 시스템, 서비스 혹은 환경 등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해결안을 찾으려 하였다. 각 부문 수상작들을 몇가지 골라 아래에 소개하였다.

1. 고령화(age)
-70대 남성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정장. 몸의 라인을 살리면서 중심 구조 부분에 늘어나는 천을 사용하여 움직일때 편안함을 줄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옷을 여미고 주머니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게 하여 정장의 착용감을 높였다.

- 나이가 들수록 손놀림이 어려워짐에따라, 보석이나 악세서리를 제대로 안전하게 채우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 텍스타일에서 따온 장식을 목에 두름으로서, 기존의 목걸이와 브로치, 배지와 핀들을 착용할 수 있다. 목에 거는 부분은 탈/부착이 쉽게 디자인되었으며, 착용하는 장신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2. 일(work)
- 책상과 사물함을 합친 교실 가구. 책상위에 쓰던 물건들을 바로 보관함에 보관할 수 있으며, 충분한 높이로 많은 내용물 보관이 가능하다. 바퀴가 달려있어 이동이 편리하며, 그룹활동을 할때는 유닛을 서로 연결할 수 있다.

3. 능력 (Ability)
- 어린이나 척추장애자들을 위한 수영할때나 쉽게 떠있을 있도록 보조해주는 스포츠제품. 편한 자세로 엎드리거나 누워서 수영할 수 있도록 해주며, 휠체어에 오래 앉아있는 척추장애자들에게는 물속에서 자유롭고 움직일 수 있게 함으로서, 운동이 되게 한다.

- 여러가지 색상의 물체들을스캐너가 설치된 디스크에 올려놓음으로서 음악을 연주되는 악기. 물체의 색상값이 스캐너를 통해 인식되며, 물체의 위치에 따라 다른 음악이 만들어진다. 중심에서 가까울수록 음성이 높아지며, 물체들을 더 올려놓거나 내려놓음으로서, 퍼포먼스의 본질이 변하게 된다.

4. 이동성(mobility)
- 개인의 이동성에 대한 요구를 계속되고 있지만, 자동차 사용에 대한 반대의 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자전거가 미래운송수단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유니크한 구조의 자전거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5.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 25세이하의 사람들은 손 중에서도 손가락 부분을 많이 사용하면서, 핸드헬드(hand-held) 기술에 적응해왔다. 손가락을 이용해 사용할 수 있는 이 전화기는 포슬린으로 만들어졌으며, 찻잔에서 영감을 가져왔다.

6. 건강(health)
- 과민성(anaphylaxis)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항상 주사기를 가지고 다니다가, 위급한 상황에 사용하라는 처방을 받는다. 기존의 주사기 디자인은, 군대용에서 발전하여 크기나 발포 메카니즘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겁을 먹기 일수이다. 작고, 사용하기 쉬우며, 친근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으로 궁극적으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창의적인 전시회장 디자인과 이미지, 음악, 분위기를 단순히 홍보사진과 글로만 대신하려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앞으로 전시회를 소개할때는 사진촬영이 가능한지를 사전에 미리 확인해야겠다.

New blood exhibition은 6월 29,30일 양일에 걸쳐서 런던에서 열렸으며, New Business 2004 전시회는 런던의 Angel역 근처의 Business Design Centre에서 7월 1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현대미술, 응용예술, 도자기, 유리공예, 패션, 텍스타일, 악세서리, 보석, 금속공예의 예술과 관련된 1부는 1-4일까지, 일러스터레이션, 애니메이션, 가구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제품 디자인, 공간디자인 등 디자인과 관련된 2부는 8-11일까지 열린다.

관련 웹사이트

미래의 우리들을 위한 디자인 상 :
http://www.hhrc.rca.ac.uk/programmes/cp/competition/2004/index.html

New Business 2004 : http://www.newdesigners.com/

New blood exhibition 2004 :
http://www.dandad.org/congress/exhibitions/new-bloo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