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교복을 입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교복에 대한 추억이나 향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허리부분을 몇번씩 접어 치마길이를 줄여입던 기억, 넥타이를 길거나 짧게 매어 나름대로 개성을 표현하려던 기억등이 생각날 수도 있다. 영화 ‘친구’가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 하나도, 교복자유화 이전의 검정 교복을 그리는 세대에게 특히 어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영국에서도 교복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학생들이 입었던 교복도 인상적이었지만,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이나 해로우 스쿨 등의 교복또한 고유한 디자인으로 학교 이미지를 대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설명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순서로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해로우 스쿨, 이튼 스쿨, 킹스 스쿨, 이튼 스쿨의 교복

St Trinian 스타일의, 블레이저와 넥타이를 기본으로 하는 영국의 전통 교복이 돌아오고 있다. 영국의 주요 신문사 중 하나인 가디언(Guardian)지는 7월 16일자 신문에 특집으로 교복디자인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영국에서도 교복자율화로 평상복과 교복을 입는 학교로 나누어져 있다가, 이번에 교육부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교복착용을 장려하고 있다. 가디언지는 영국을 대표하는 8명의 디자이너에게 의뢰하여, 그들이 디자인한 교복 아이디어들을 소개하였다. 각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디자인안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사진설명 : 가디언 지 관련기사 표지


1. Margaret Howell

교복이 가지는 유니폼으로서의 기능이 자신의 디자인에 영감을 주고있다는 그녀는, 기본 디자인에서 각각 타이매는 법과 다양한 길이로 점퍼를 입음으로써 개인성을 추구할 수 있는 교복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2. Elspeth Gibson

학창시절 교복입는 걸 너무 좋아했고 지금도 딸에게 교복을 입힘으로써, 공동체의식을 느끼게 하고 아침에 준비시간도 줄여서 찬성한다는 Elspeth는 전통적인 St. Trinian 스타일을 기본으로 현대적 요소를 곁들인 유니폼을 제안했다. 현대적 무늬로 디자인된 셔츠는 면으로, 치마나 바지는 면혼방으로 만들어져 구김이 덜가게 한다.


3. Philip Treacy

다음 해리포터 영화를 위한 모자를 디자인 중이라는Philip Treacy는 기존의 납작한 챙이 있는 모자에 각을 줌으로서 얼굴을 좀더 드러나게 표현했다. 이러한 스타일은 오른쪽의 사진처럼 그가 디자인한 모자에서 자주 찾을 수 있다.

4. Frost French

Frost French의 2명의 파트너중 하나인 Sadie Frost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면서, 학교에 처음입학했을때는 스마트해 보이는 자신이 멋있어 보여서 교복을 좋아했으나 고학년이 됬을때는 너무 싫어져 블레이져 안에 그래피티나 로고를 가득 그려넣어 학교갈때는 뒤집어서 입고, 학교에 도착하면 바로 입었다고 한다. 그녀의 교복디자인은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망토의 단추에 자신이 좋아하는 애완견이나, 남자친구, 원하는 사진을 넣을 수 있도록 하였다.


5. Maria Grachvogel

회색의 교복과 넥타이가 지긋지긋하게 싫었다는 그녀는, 넥타이대신에 리본을 달아 숙녀같은 이미지를 제안한다. 신체가 급격하게 변화는 시기인만큼, A 라인 스커트로 체형변화에도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며, 세탁하기에 편하며, 기본 색으로 무난한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6. Bella Freud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시키면서 디테일에 변화를 주었으며, 바지와 튜닉을 첨가시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7. Betty Jackson

그녀와 팀 디자이너들의 미팅을 통해, 자신들이 입었던 교복의 모든 것들을 정 반대로 표현한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교복치마 길이를 혁신적으로 줄여 미니 스커트로 만들고, 규정신발 대신 부츠로 대체시키고, 일반적인 셔츠대신 줄무늬 티셔츠를 디자인 하였으며, 자켓 또한 블레이져와 정반대인 파카형식으로 만들었다.


8. Zandra Rhodes

런던의 패션 박물관 소장이기도 한 그녀는, 미니 스커트와 프린트 티셔츠, 닥터 마틴 부츠와 긴 타이를 특징으로 하는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비록 각각의 디자인안들이 얼마나 실용적인지, 현실성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디자인과 특별히 관련이 없는 일반 신문사에서, 사회변화에 따른 미래를 예상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시도를 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멋진 디자인으로 학생들이 너도나도 입고 싶어하는 교복 디자인의 시대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된것일까? 아니면 아직 오지않은 것일까?

참고로 가디언지는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인 회사 중 하나인 펜타그램(Pentagram)에서 로고
와 글자체를 비롯하여 레이아웃 디자인을 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 부분에서 디자인 상을 받기도 하였다. 내용을 떠나서 다른 신문보다 왠지 구독력을 높이고, 주목을 끌게 만드는 걸 보면, 역시 디자인의 힘에 대해 새롭게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