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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차 문화, 그리고 디자인

중국의 문화, 그리고 디자인

최근 접하는 소위 괜찮은 중국 디자인 중에는 "차(茶)"와 관련한 작품들이 많다. 그 배경에는 바쁜 일상 중에도 친구들과 모여 차를 마시는 여유 등 일상에서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점차 높아지는 생활 수준과 미적인 안목과 비교할 때 아직 수준 높은 디자인이 부족한 이유도 있다.

디자이너들이 차 관련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기세트, 티트레이 등 개별적인 제품 디자인에서 시작해 차를 마시는 라이프스타일과 관계된 가구까지 관여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직접 차 브랜드를 구상하는 디자이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 올 4월 밀라노디자인위크에 참가한 중국디자이너 작품들을 위주로 괜찮은 디자인 몇 가지를 소개한다.



롄지밍(连志明)이 디자인한 선인장 은 크기와 모양이 다른 4개의 컵과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쟁반, 친구들과 애프터눈 티를 마시면서 각자 컵이 뒤섞일 염려 없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평소 놓아둘 때는 선인장과 같은 모양으로 공간을 절약하면서 장식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페가(PEGA) Design의 "다오차(Daocha)"시리즈는 코팅된 종이로 만들어 언제든지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는 다기세트이다. "일회용 주전자"이기 때문에 환경적이지 못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나, 어떤 상황에서도 차를 마시는 품위를 잃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자사(紫砂)는 자색 빛을 띄는 재료로, 중국에서 고급 도자기를 만드는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차의 풍미를 더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루은(如恩) 디자인의 "자사(紫砂) 다기시리즈"는 기존 공예품이 지나치게 기교적인 것에서 탈피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기세트를 디자인했다. 





 












디자이너 시다위의 "납작한 다기세트(Flat Teapot Set)"는 간결하고 각진 디자인을 선택했다. 중국에서 차를 따를 때 뚜껑 부분은 엄지나 검지로 막고 한 손만을 이용하는 습관이 있다. 이 주전자는 보기에는 뚜껑이 쉽게 열릴 것만 같지만, 실제로 차를 따를 때 엄지로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시다위의 "마름 열매 주전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타이완에서 생산되는 마름 열매의 모양을 모티브로 해 둥글둥글한 곡선을 사용했다. 주전자의 주둥이를 양쪽으로 디자인해 원하는 쪽으로 차를 따르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찻잔은 이중 층으로 설계에 뜨거운 차를 마실 때도 손이 데지 않도록 배려했다.





다음 작품 역시 시다위의 작품이다. 중국 운남성 샹그릴라 지역의 전통 자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으로, 주전자의 손잡이와 주둥이가 모두 위를 향하고 있어 상승하는 느낌이다. 이에 반해 몸통의 중심은 아래쪽으로 두어,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다음 작품은 시다위의 티트레이 작품이다. 예전에 필자의 "중국 오리지널리티"편에서 소개한 작품으로 이번에는 검은색 도자기 버전으로 디자인했다. 운남성 샹그릴라 지역의 전통 가옥 지붕과 땔감을 쌓는 모습에 착안해 만든 작품이다. 아래로 이어지는 배수관과 배수 통이 인상적이다.








홍콩 스타디자이너인 알란 찬(Alan Chan)은 그간 "주예칭(竹叶青)", "미스터 찬(Mr.Chan)", "알란 찬 크리에이티브" 등을 통해 "차"를 위한 포장디자인을 해왔다.

이번에는 재미있는 발상의 "차 여과기"를 선보였다. 중국 귀족들은 벗들과 함께 차를 마시기 위해 모일 때 자신의 새를 데리고 가는 문화가 있었다. 알란찬은 이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해석해, 새장에서 새 모양의 "차 여과기"를 꺼낼 때 마치 새를 새장에서 꺼내 자유롭게 해주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우웨이(武巍)가 디자인한 티테이블과 트레이는 차를 마실 때는 본래의 기능으로 활용하고, 평소에는 필요한 용도에 맞게 사용하도록 월넛 소재의 간결한 작품을 만들었다.



 

 

 


장보항(张博航)이 디자인한 "달빛연꽃의자(Moonlight Lotus Seat) 시리즈" 차를 마시는 공간을 제안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옹기종이 무릎을 맞대고 앉아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꽃잎 모양을 형상화하고 햇살이 내리쬐는 연꽃밭의 색채가 연상되도록 했다.






중국 디자이너들이 눈길을 끄는 다양한 "차" 관련 디자인을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극소수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개성을 너무 추구하는 나머지, 오브제와 디자인제품 사이에서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 저렴하지 않은 가격도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주 요인이다. 시다위가 디자인한 제품의 경우, 다기세트가 한화로 40~100만 원대, 티트레이가 100만 원 정도다.

디자이너 제품들이 매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차 문화를 영위하는 중국 소비층들이 원하는 바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들은 역사, 종교 등에 대한 깊은 식견과, 중국 전통 예술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중국의 전통 다기세트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성숙한 공법, 진정 차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디자인적 배려 등이 필수적이다. 중국시장에서 "통하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서양 기준의 "미적 감각"이 아닌, 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사진제공: 베이징디자인위크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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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자인 #차 디자인 #밀라노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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