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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벤자민 뉴랜드(Benjamin Newland)

디자인은 1800년대 중반 윌리엄 모리스(Willam Morris)를 주축으로 영국에서 일어난 ‘미술공예운동 (Arts and Crafts Movement)’이 그 시초라고 여겨지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는 막 시작된 산업혁명의 결과로 각종 공산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우리 생활 속에 존재했던 장인의 섬세한 공예품을 대체하게 되었다. 그러나 조악한 공산품들의 미적 가치는 당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공예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기에, 사람들이 받았을 미학적 괴리감과 실망감에 대해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하여 대량생산 제품을 거부하고 다시 공예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생기게 되었는데, 바로 이것이 ‘미술공예운동’이다.

하지만 이 운동은 한순간의 몸부림이었을 뿐, 결국 공산품은 우리 생활을 장악하게 된다.

그 이후 등장한 독일의 ‘바우하우스 운동(Bauhaus)’ 은 회귀를 포기하고 대량생산을 받아들이면서 거기에 미학적인 가치를 추가하자는 움직임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때부터 진정한 디자인의 정의가 탄생했다고들 한다. 디자인은 "산업, 대량생산과 미(美)가 결합된 예술이다"라는 정의는 디자인과 다른 예술을 구분 짓는 척도로 사용되고있다.

그 시기로부터 15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금융과 산업사회는 무너지고 있고,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팽배해진 것이다. 디자인은 소위 "유행"이란 것을 만들어 아직 쓸모 있는 제품들까지 폐기하게 만들고,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 성숙한 다음 사회를 이야기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디자인에도 대안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위_ 그의 작업 노마딕 사운드 시스템(Nomadic Sound System) 의 프로토타입을 착용한 벤자민 뉴랜드(Benjamin Newland), 2010, Copyright © Benjamin Newland

현재 공장이 제3세계 국가들로 이전되고, 3차 산업이 선진국 대도시를 채우면서 디자이너들은 생산 체계로부터 분리되어가고있다.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대량생산을 축출하는 노력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본디 디자이너는 자신의 목소리를 제품 속에 담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그러니 만약 대량생산이라는 공정 없이 메시지만 전달한다면, 우리는 이를 매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새롭고 급진적인 디자인 방법론이 바로 ‘비평적 디자인’이다. 비평적 디자인은 디자인 방법론의 많은 부분을 순수예술에서 차용하기 때문에 그들의 작업은 순수예술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을 ‘경계에 선 자’라고 부른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2명의 젊은 비평적 디자이너 벤자민 뉴랜드(Benjamin Newland)와 데이빗 후드(David Hood)를 소개하려한다.

벤자민 뉴랜드(Benjamin Newland)는 영국의 런던과 브라이튼(Brighton)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다. 2010년 영국왕립예술학교 제품 디자인과 (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개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최초로 벤자민 뉴랜드를 주목하게 된 계기는 바로 버스 머신(Birth Machine) 때문이었다. 사실 "태어남"은 하나의 생명이 일생 동안 경험하는 것 중 가장 큰 경험이라 할 수 있지만 아무도 이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벤자민 뉴랜드는 버스 머신을 이용해 관객들이 ‘태어남’을 다시 한 번 경험하게 한다. 버스 머신에 들어간 관객은 마치 자궁을 연상시키는 풍선과 공기압을 이용한 특정한 통로를 통해 바깥으로 배출되는데, 이는 관객들이 태어날 때 느꼈던 것과 유사한 감상을 느끼게한다.



위_ 버스 머신(Birth Machine), 2010, Copyright © Benjamin Newland



위_ 버스 머신(Birth Machine), 2010, Copyright © Benjamin Newland 

이러한 그가 이끄는 노마딕 사운드 시스템(Nomadic Sound System)은 인간과 공간 그리고 소리에 대한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여는 그룹이다. 노마딕 사운드 시스템(이하 N.S.S.)은 새로운 일렉트로닉 음악 퍼포먼스의 가능성을 제안함과 동시에 특정 장소와 서술(narrative) 그리고 안무와 사운드의 직접적 연결을 추구한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말하는 인간과 음악의 소통이다.



위_ 노마딕 사운드 시스템(Nomadic Sound System), 2010, Copyright © Benjamin Newland



위_ 노마딕 사운드 시스템(Nomadic Sound System), 2010, Copyright © Benjamin Newland

N.S.S. 프로젝트는 몇 가진 주목할 만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첫 번째는 퍼포먼스에의 가능성이다. 예를들어 N.S.S.가 만약 DJ들이 직접 사용하는 하나의 장치로써 존재한다면 어떠한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인가? DJ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관객들이 N.S.S.를 착용하고 지정된 춤을 추어야만 한다면 이것은 악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퍼포먼스를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일련의 의문에 대해 사고하다보면 퍼포먼스적 이용성이 절로 생각나게된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N.S.S.는 착용하는 사용자들의 행동범위를 제한한다. 또한, 사용자들은 음악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일정한 거리와 높이를 유지해야하며 각 악기들의 거리로 인해 자동적으로 볼륨이 정해진다. 그렇기에 이 볼륨과 사운드의 색깔을 착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다면 또는 N.S.S.를 착용한 그룹이 이동하며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면 그 퍼포먼스적 유연성과 다양성은 엄청날 것이다.



위_ 노마딕 사운드 시스템(Nomadic Sound System), 2010, Copyright © Benjamin Newland



위_ 노마딕 사운드 시스템(Nomadic Sound System), 2010, Copyright © Benjamin Newland



위_ 노마딕 사운드 시스템(Nomadic Sound System) Prototype, 2010, Copyright © Benjamin Newland

두 번째로 일렉트로닉 음악이 천편일률적인 아이팟과 클럽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로서의 N.S.S.이다. N.S.S.는 오픈소스 (open source) 디자인으로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 제작, 변형할 수 있는 간단한 플랫폼으로 제공되기에 다양성이 보장된다. 그래서 벤자민 뉴랜드는 이러한 N.S.S.가 하나의 문화로서 존재하며 음악, 이동성, 즐김의 확장된 형태가 되기를바라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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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황

디자이너 김황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왕립예술학교(RCA)의 제품 디자인과(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차세대 디자인 리더 8기,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2기로 선정되었다. 현재 Philips Amsterdam에서 Senior Interaction Designer로 활동하고 있다.

www.hwangkim.com | hwang.kim@network.rca.ac.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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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뉴랜드 #Benjamin 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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