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트로이카(Troika), 미디어 아트와 디지털 디자인의 사이 1

트로이카가 ‘디자이너 되기’라는 정의를 확장시키고 있다는 데 반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제품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인 세바스티안 노엘(Sebastien Noel)과 그래픽 디자이너인 코니 프라이어(Conny Freyer)와 에바 루키(Eva Rucki)가 공동으로 2003년에 설립한 런던의 작은 디자인 자문회사(Design Consultancy) 트로이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프로젝트에 대한 야망에 가까운 의욕으로 빠르게 유명세를 얻고 있다.



위_ (왼쪽부터) 트로이카(Troika)의 코니 프라이어(Conny Freyer), 에바 루키(Eva Rucki), 세바스티안 노엘(Sebastien Noel), Copyright © Troika

프랑스 인류학자인 마크 오제(Marc Auge)는 그의 저서에서 “현대의 공항은 ‘아무것도 아닌 공간’으로서 설계된다.”고 말했다. 국가의 첫 관문으로서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공항은 어느 도시에서나 같은 생김새를 유지하고 있다. 특별하거나 흥미로운 것들은 설계단계에서 의도적으로 무시되기 마련인 것이다. 하지만 이 불문율은 2008년 영국항공(British Airway)이 영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인 트로이카(Troika)에게 새로 준공되는 런던 히드로 공항 제5 터미널에 ‘클라우드(Cloud)’라는 디지털 조각을 커미션하면서 무너지게 된다.



위_ ‘클라우드(Cloud)’, 트로이카(Troika), 2008, photo © Alex Delfanne / Artwise Curators



위_ ‘클라우드(Cloud)’, 트로이카(Troika), 2008, photo © Alex Delfanne / Artwise Curators



위_ ‘클라우드(Cloud)’, 트로이카(Troika), 2008, photo © Alex Delfanne / Artwise Curators



위_ ‘클라우드(Cloud)’, 트로이카(Troika), 2008, photo © Alex Delfanne / Artwise Curators

‘클라우드’는 양면 플립 닷(Double-sided Flip-dots) 으로 뒤덥힌 약 5미터 가량의 마름모꼴 디지털 조각이며 리차드 로저스 파트너십 (Richard Rogers Partnership)이 설계한 공항 터미널의 두 에스컬레이터 사이의 허공에 아찔하게 걸려있다. 컴퓨터의 프로그래밍에 의해 빠른 속도로 뒤집히는 플립 닷에 의해 무수한 표면 패턴을 만들어 내고 있는 ‘클라우드’는 마치 검은 골동품 같다. 하지만 이는 곧, 은색의 덩굴모양 패턴에 의해 점점 뒤덮이며 빛나는 보석처럼 변한다. 시각 효과와 더불어 플립 닷이 뒤집힐때 나오는 소리는 마치 최면술처럼 보는 이를 압도한다.

트로이카에 대한 관심과 평가에 대해 노엘은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우리는 클라이언트로부터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을 의뢰 받지 않는다. 그들은 주제를 갖고 있고, 우리가 주제에 대해 무엇인가 해주길 기대한다.” 디자이너이기를 거부하는 디자인 그룹 트로이카의 대중적인 예술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디자인 혁신을 바탕으로 만들어 진다.트로이카는 실험적인 커미션 작업들 뿐만아니라 한층 더 실험적인 그들만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턴 바이러스(Newton Virus)’는 컴퓨터의 바탕화면에 중력의 메카니즘을 침투시키는 해롭지 않은 바이러스다. 뉴턴 바이러스가 컴퓨터에 침투하면 바탕화면의 아이콘들은 아래로 쏟아져 내려 작업자는 더 이상 작업을 할수가 없다. 작업자에게 선의로 잠시의 여유를 선사해 주는 것이다.



위_ ‘뉴턴 바이러스(Newton Virus)’, 트로이카(Troika), 2005/2009, photo © Troika



위_ ‘뉴턴 바이러스(Newton Virus)’, 트로이카(Troika), 2005/2009, photo © Troika

심지어 트로이카는 기술적인 도전, 디자인과 예술 사이를 넘나드는 것뿐만 아니라 저술활동도 하고 있다. 템즈 앤 허드슨(Thames and Hudson)에서 2008년에 출판된 <디지털 바이 디자인 (Digital by Design)>이 그것이다.



‘디지털 바이 디자인(Digital by Design)’, 트로이카(Troika), 2008/2011, photo © Troika

물건을 아름답게 스타일링 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믿어지는 시대에 트로이카는 생각하고, 표방하고, 창조적인 디자이너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하는 가치있는 사례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들은 이것이 굳이 하나의 트렌드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나는 올해 여름, 발명가로서의 디자이너에 대해 독일 뮌헨에서 강연을 하게 됐다. 기획자는 바우하우스 시대 디자이너들과 현대 디자이너들의 유사점을 언급해주기를 원했다. 바우하우스 디자인과 모던 디자인은 여러 유사점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우리가 하는 행위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와 사진을 발명했다고 여겨지는 라슬로 모호이너지(Laszlo Moholy Nagy)는 사실 빛과 공간의 조절기(Licht-Raum-Modulator(Light-Space Modulator)를 발명했다.”

트로이카는 공간과 예술, 그리고 디자인과 테크놀로지의 과거를 주목한다. 그들의 디자인은 이미 만들어진, 존재하는 것들 위에 덧 스케치 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의 플립 닷은 옛 공항과 구 역사의 스케줄 전광판에서 빌려왔다.

-

글쓴이 : 김황

디자이너 김황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왕립예술학교(RCA)의 제품 디자인과(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차세대 디자인 리더 8기,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2기로 선정되었다. 현재 Philips Amsterdam에서 Senior Interaction Designer로 활동하고 있다.

www.hwangkim.com | hwang.kim@network.rca.ac.uk
Tag
#Troika #트로이카 #영국왕립예술
"트로이카(Troika), 미디어 아트와 디지털 디자인의 사이 1"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