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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Troika), 미디어 아트와 디지털 디자인의 사이 2

무엇이 그들의 기술에 대한 시각적 정보처리, 그리고 형상화에 대한 표류의 동기를 부여하느냐는 질문에 노엘은 대답한다. “닉 루페(Nick Roope)는 ‘테크놀로지는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은 채 언제나 앞으로만 나아간다’ 고 했다. 왜 그러한가? 우리는 다음 세대의 것들(Next Generation of Things)이 완벽한 퀄리티(quality)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과거의 모든 것을 처분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맥락의 퀄리티를 언급하는 것인가? 나는 프랑스 철학자 미셸 쎄르(Michel Serres)의 ‘과거는 구식이 아니다(The Past is not Out-of-date)’라는 관점에 동의한다. 쎄르는 ‘새로운 발명’은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시대가 요구하는 과학적 기술적 명제의 새로운 집합이라고 했다.” 



위_ ‘클라우드(Cloud)’, 트로이카(Troika), 2008, photo © Troika



위_ ‘클라우드(Cloud)’, 트로이카(Troika), 2008, photo © Troika

트로이카가 가진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대한 흥미에 대해 루키는 말한다. “우리가 학교에 다니던 아날로그 시대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테크놀로지가 존재했다. 내가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던 시절에는 실크스크린 수업과 목판 인쇄 수업이 있었다. 노엘이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던 시절에는 학교에 주조시설이 있었다. 예전에 최고의 테크놀로지 라고 불리던 것들은 지금 사라지고 없다. 우리는 테크놀로지들이 사라져 가는 것을 목격한다. 트로이카에게 이것은 그저 눈물겨운 향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물성과 기술에 내재되어 있는 새로운 생각과 언어에 관심이 있다. 물질은 절대적인 기술의 사용을 거부하는 예술가에 의해 발견되는 복고적 미 (Retro Aesthetic)를 내재하고 있다.” “오래된 기술에는 우아함이 있다. 그것은 오래된 기술들이 가진 규제와 제한에서부터 온다”고 노엘은 말한다. “한계는(limitation) 해방돼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필수적인 것이다. 만약 내가 당신에게 무한한 해상도와 무한한 가능성과 무한한 색을 가진 스크린을 제공했다고 가정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만들어 질 것인가? 바로 화면 보호기(Screen Saver)다. 이것은 단순한 현대의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것들이 가진 근본적인 무의미 대한 고찰이다.” 

그들의 테크놀로지와 예술에 대한 고민의 깊이를 보여주는 데 2010년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팔라스 (Swarovski Crystal Palace)에 설치된 ‘폴링 라이트 (Falling Light)’만큼 적절한 작업은 없을 것이다. “아이작 뉴턴 경(Sir Isaac Newton)의 무지개 현상에 대한 과학적 분석 발표에 대해 영국의 저명한 시인인 존 키츠 (John Keats)는 ‘과학이 자연을 강탈했다. 이 장엄한 무지개 현상은 일개 프리즘 색깔 현상으로 처참하게 전락했다’고 말했다.



‘폴링 라이트(Falling Light)’, 트로이카(Troika), 2011, photo © Troika



‘폴링 라이트(Falling Light)’, 트로이카(Troika), 2011, photo © Troika

우리는 과학적 지식과 자연현상에서 오는 감동의 충돌에 도전하고자 했다.” ‘폴링 라이트’는 영사기술과 크리스털 프리즘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초자연적인 경험을 창조한다. 갤러리의 천장에 매달린 50개의 기계장치들은 스와로브스키로부터 제공받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옵티컬 렌즈(Swarovski Crystal Optical Lens)와 프로그래밍된 모터(Motor), 그리고 흰색 발광 다이오드(LED)로 구성됐다. 모터와 연결된 흰색으로 색칠된 금속 의족들은 중력에 의해 지구로 당겨지며 LED를 활성 시킨다. LED의 흰빛은 크리스털 렌즈의 프리즘 메커니즘이 주는 회절 (Diffraction)현상에 의해 바닥에 율동적인 무지개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 현상때문에 관람객은 마치 빛으로 샤워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 작업은 자연적인 경험을 파괴하는 테크놀로지가 아닌, 자연의 패턴에서 또 다른 서사를 발견해내는 테크놀로지로서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트로이카의 노력이다.또한, 트로이카의 작업들은 종종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디자이너에게 단순함(Simplicity)은 언제나 성취하기 어려운 것이다. 얼마 전 이 트리오(Trio)는 토론토에 있는 도시재건 계획의 일환으로 공공설치 미술 작업에 참여했다. 트로이카는 이 작업에서 호숫가의 자연 현상을 실내에 재현하고자 했다. ‘숄(Shoal)’은 조각과 건축,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접목이다. 50m에 이르는 복도의 천장에 설치된 회전하는 물체들은 마치 어류의 형태를 닮았다. 광채가 나는 유리의 일관적인 패턴은 어류의 활동 패턴을 형상화하고 있다.



위_ ‘숄(Shoal)’, 트로이카(Troika), 2010, photo © Troika



위_ ‘숄(Shoal)’, 트로이카(Troika), 2010, photo © Troika

모든 디자인 의뢰를 가장 근본적인 질문부터 접근하는 것은 많은 정신적 물질적 비용을 요구한다. 심지어 다른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스케치를 제출하고 행운을 바라는 단계인 공모 단계(Competition)에서부터 그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가진 가치를 찾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실행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아이디어(플립 닷 디스코 볼 같은)를 물건이라는 유형을 통해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작은 스튜디오는 강점과 약점이 공존한다.

서로 다른 분야의 디자인을 해온 트로이카의 팀원들이 개개인의 특성화된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의 분야에까지 흥미가 있음은 명백해 보인다. 그들은 다른 맴버들이 서로 다른 디자인 방법론을 스튜디오에 가져온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의 어깨 너어로 작업 과정을 훔쳐본다. 많은 피드백과 역동적인 교류는 우리가 트로이카를 소규모로 유지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다.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스튜디오를 크게 만들 필요는 없다. 사람 수와 프로젝트 규모는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팀원은 단지 프로젝트를 빠르게 진행하도록 도와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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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황

디자이너 김황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왕립예술학교(RCA)의 제품 디자인과(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차세대 디자인 리더 8기,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2기로 선정되었다. 현재 Philips Amsterdam에서 Senior Interaction Designer로 활동하고 있다.

www.hwangkim.com | hwang.kim@network.rca.ac.uk
Tag
#Troika #트로이카 #영국왕립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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