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카 쿨라(Onkar Kular)와 노암 토란(Noam Toran)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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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난해한 작업의 복잡한 맥락을 설명하는 것을 피하고자 점점 더 많은 전시가 작품 설명문을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만약 작품 설명문이 단지 작업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면 어떠한가?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의미를 잃게끔 조작되어 있다면? 관람객이 기대한, 작품에 대한 화려한 미사여구들에 대한 기대를 비웃는다면? 옹카 쿨라(Onkar Kular)와 노암 토란(Noam Toran)은 오브제와 텍스트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전시 방법을 만들어 디자인의 영역뿐만 아니라 미술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위_ 아이 클링 투 버츄(I Cling to Virtue), 2010, Mixed Media, photo © Onkar Kular, Noam Toran
유리 진열장에 심각하게 진열된, 회백색의 대리석 조각 같은 ‘I cling Virtue’의 전시품들은 빅토리아 앤 알버트(Victoria & Albert Museum)의 여타 다른 조각상 들을 연상하게 한다. 이 전통적인 형태의 전시 설치는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배경이나 내포된 의미가 적혀 있는 설명 글을 읽고자 하는 욕망을 강하게 일으킨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기이하게 조작된 한 가족의 소소한 기록들이다.
“우리의 작업은 디자인에 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객관적 실재성’에 흥미가 있다. 우리는 영화와 짧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흐린 혼합물 속에서 주요한 쟁점과 포괄적인 주제를 재증류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 왕립예술학교의 주임 튜터(Senior Tutor)로 재직 중인 노암 토란과 옹카 쿨라는 필자가 영국 왕립예술학교 석사 과정에 있을 때 처음 만났다. 그들의 첫 번째 공동 작업은 ‘프로포절 포 언 임파서블 라이브러리(Proposal for an Impossible Library), 2007’으로 일명 ‘죽음의 장면’들이었는데,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유명한 영화들에서 죽음의 장면들만 재편집한 짧은 영상물이었다. 디테일하게 진행된 이 영화의 재구성은 폭력과 파괴를 보여주는 새로운 또 하나의 폭력적인 영화로 재탄생했다.
위_ 프로포절 포 언 임파서블 라이브러리(Proposal for an Impossible Library), 2007, Mixed Media, photo © Onkar Kular, Noam Toran
“우리는 영화를 단지 장르의 구분이 아닌 또 다른 세밀한 보조 범주로 재구성하고자 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영화에 등장하는 각종 오브제들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그 오브제들이 그저 소품이 아닌 영화의 주인공이라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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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황
디자이너 김황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왕립예술학교(RCA)의 제품 디자인과(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차세대 디자인 리더 8기,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2기로 선정되었다. 현재 Philips Amsterdam에서 Senior Interaction Designer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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