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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앤 라비(Dunne & Raby)와 비평적 디자인

영국왕립예술학교 디자인 인터랙션과 학장 안토니 던(Anthony Dunne)과 피오나 라비(Fiona Raby)는 1994년부터 던 앤 라비(Dunne & Rab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비평적 디자인(Critical Design)’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했으며 지금도 그러한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


던 앤 라비: 좌부터 피오나 라비, 안토니 던, Copyright © Dunne & Raby

필자는 학부를 막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 재직했던 시절, 디자인 리서치를 이유로 갔던 파리 여행에서 처음으로 던 앤 라비의 작업을 접했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에서 열린 디.데이 모던 데이 디자인(D.Day Modern Day Design)의 ‘에비던스 돌스(Evidence Dolls)’가 그것이다.

에비던스 돌스(증거 인형), Copyright © Dunne & Raby, 2005 - 이 인형은 미혼 여성을 위한 것으로 애인들의 DNA 샘플을 소유할 수 있게 해주며 이를 통해 남녀관계에서 유리한 지위에 오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상상의 제품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 필자는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던 앤 라비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때부터 그들과 교류하며 필자는 디자인적 공통 분모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 발견은 필자의 작업에 많은 영감을 주게 되었다.

‘비평적 디자인’을 추구하는 던 앤 라비는 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슬기와 민’의 최성민 교수가 2000년에 <헤르츠 이야기: 탈물질 시대의 비평적 디자인>이라는 책을 번역하면서 한국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이후 게리 허스트윗(GaryHustwit) 감독의 다큐멘터리 ‘오브젝티파이드(Objectified)’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자료를 찾기 어렵고,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디 않아 아쉬움이 있다. 영국을 비롯한 세계 디자인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은 던 앤 라비는 필자가 영국 유학시절 가까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이들이기도 하여, 본지의 지면을 빌려 한국에 던 앤 라비와 비평적 디자인의 소개를 하고자 한다.

비평적 디자인은 시각적, 미학적 설계를 넘어 사고방식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말한다. 이는 방법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태도나 방식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현대에는 비평적 디자인에 대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작가들도 어느 정도는 비평적 디자인의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생겨나고있다.

 

테크놀로지컬 드림 시리즈(Technological Dreams Series): 넘버 1, 로봇(No.1, Robots), Copyright © Dunne & Raby, Photo: Per Tingleff, 2007 

사실 비평적 디자인의 개념은 오래 전 부터 태동해왔다. 70년대 이탈리아의 급진적 디자인(Italian Radical Design)은 사회적 가치와 디자인 이론들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90년대 가구와 제품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유행한 개념적 디자인(Conceptual Design) 운동은 상업주의를 지양했다. 그리고 현대에도 기성 사회 가치와 디자인 이론에 비판적이고, 상업주의를 지양하는 흐름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던 앤 라비'의 안토니 던이 이를 비평적 디자인이라는 단어로 설명한 것이다.


비평적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안토니 던(Anthony Dunne)의 책인<헤르츠 이야기(Hertzian Tales, 1999)>와 <디자인 누아르(Design Noir, 2001)>에 처음으로 사용됐다. 비평적 디자인의 목적은 현대 디자인에 화두를 던지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20세기 초와 많이 달라졌음에도 디자인은 태동기인 20세기에 머물러 있기에 21세기 현실과의 간극이 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나타난 비평적 디자인은 21세기에 나타난 복잡한 기술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의 영향을 받은 디자인 개념이다. 비평적 디자인은 관객에게 "이 작업 또는 행위가 심각한 것인가? 이것은 진실인가 허구인가?"와 같은 의문을 품게한다. 비평적 디자인은 이러한 의문을 통해 관객이 자기자신만의 주관적 견해를 찾아가는 것에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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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황

디자이너 김황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의 제품 디자인과(Design Product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차세대 디자인 리더 8기,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AYAF) 2기로 선정되었다. 현재 필립스 암스테르담(Philips Amsterdam)에서 수석 UX 디자이너(Senior UX Designer)로 활동하고 있다.

www.hwangkim.com | hwang@hwangkim.com

Tag
#헤르츠이야기 #비평적디자인 #영국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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