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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건축계의 오스카상- 스털링 프라이즈 2004(Stirling Prize 2004)

영화계에서는 매년 헐리우드를 중심으로 전세계의 우수한 영화들을 선정하는 오스카 시상식이 열린다. 배우들에게 오스카상이 의미하는 것처럼 영국의 건축가들에게 스털링(Sterling) 상은 다들 한번쯤 꿈꾸는 그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92년 영국의 존경 받던 건축가 제임스 스털링 경(Sir James Stirling)의 죽음을 기리며 제안된, RIBA(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의 스털링 프라이즈 2004(Stirling Prize 2004) 수상식이 채널 4를 통해 10월 16일 방영되었다.

올해 9회째인 스털링 상에는 총 6개의 후보작이 선정되었으며, 박물관, 학교, 공공야외공간, 상업적 건물, 기념물 등 각각 다른 부분에서 추천된 건축물들이 경쟁을 벌였다. 지난 1년 동안 영국의 건축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건축디자인을 선정하는 스털링 상의 후보가 되려면, 출품자가 RIBA의 멤버이여야 하며, 영국이 아니더라도 유럽연합국(EU)내에서 지어진 건물이라면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에는 두 프로젝트가 동시에 후보작에 들어간 노만 포스터 경의 (Lord Norman Foster)의 세인트 메리 악스 30번가(30 St. Mary Axe) 빌딩에 돌아갔으며, 그의 회사인 포스터앤 파트너스(Foster and Partners)는 상금 20,000파운드를 수여 받았다.



1.30 St. Mary Axe, London, by Foster and Partners
최근 몇 년 사이에 런던을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멀리서건 가까이서건 한번쯤 눈여겨본 건물이 있을 것이다. 은행 등 각종 금융권의 직육면체 건물들 일색인 시티(City) 지역에서 혼자 원형으로 볼록 튀어나온 건물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실제 이 건물의 이름은 주소에서 그대로 따온 30 St. Mary Axe이지만, 대부분의 런더너들은 애칭으로 생긴 모습이 비슷한 일명 ‘오이지(Gherkin: 우리가 보통 말하는 피클과 비슷한 것이랍니다.)’라고 부른다. 옛 건물의 보존과 도시 미관을 위해 각종 규제와 제약이 심하기로 알려진 런던의 금융지 지역인 씨티(City)에서 최근 25년 동안 대규모로는 처음 허가가 난 건물이라고도 하는 오이지 건물은, Swiss Re 사 소유로, 설계부터 완공까지 노먼 포스터 측에 물심양면 협조했다고 한다. 프로젝트 비용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 사는 이 건물이 런던에서 최초로 환경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여 지은 고층건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옆으로 둘러가며 지어진 구조자체가 자연적으로 공기를 순환시키게 하고, 열효율을 높여, 냉난방비가 40%나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한다. 창문들은 필요에 따라 전자동으로 열고 닫아 바람을 조절하였다. 또한 오이지 모양의 디자인은 아래서 쳐다보았을 때 윗부분이 감추어지며, 주변건물들의 일조권을 높이게 하는 효과를 가져와, 실제 40층의 고층건물임에도 주변의 저층건물에 위압감을 그다지 주지 않는다. 사실 육각형이 아닌 오이지 모양은, 주변 건물들의 일조권방해에 대한 항의, 협박과 까다롭기로 소문난 시청으로부터의 개발 허가(planning permission)를 받기 위해 고심하다가 나온 해결안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 있던 전 건물이 IRA 단체의 폭탄세례에 의해 무너졌기도 했거니와 요즘 말이 많은 테러위험에 반응하여, Swiss Re사는 이 건물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수상식에서 잠깐씩 볼 수 있었던 사무실과 특히 꼭대기 층의 직원들을 위한 레스토랑 겸 바에서 본 전경은, 이 건물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라도 이 회사에 지원하고 싶게 만들게 하였다.


*사진설명 : 일명 ‘오이지’ 건물의 외부와 내부모습


2.Imperial War Museum North, Manchester, Studio Daniel Libeskind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 세워질 건물의 건축가로 선정되어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다니엘 리베스킨드의 만체스터 전쟁기념관도 후보에 올랐다. 겉으로 보기에도 평범해 보이지 않는 이 건물에 대한 인상은, 내부에 들어서도 이어진다. 다니엘은 이 건물의 컨셉이 ‘방향감각상실(disorientation)’이라고 한다. 전쟁이 지니는 의미가 암울하고 어두운 만큼, 벽이나 계단 등 건물전체가 일반상식과 달리 비스듬히 기울어지는 등 박물관 안에 있는 것 자체가 어딘지 불편한 느낌을 주도록 하였다고 한다. 건물외부를 몇 가지 조각들로 연결시키는 아이디어는, 지구를 하나의 구로보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구의 표면으로 보았을 때, 전쟁으로 인해 나누어진 조각들이 서로 엉킨 모습을 표현하였다. 최신 멀티미디어 시설로 벽 자체에 전쟁이미지를 투영시키는 등 박물관 건물이 단순히 장소를 제공한다는 개념보다는 전쟁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설명 : 만체스터 전쟁기념관의 외부와 내부모습



3.Kunsthaus, Graz, Austria, by Spacelab
실험적인 건축물을 많이 선보이는 아키그램(Archigram)의 피터 쿸(Peter Cook)과 함께UCL의 건축디자인과 교수로 재직중인 콜린 파우니어(Colin Fournier)는 스페이스랩(Spacelab)이라는 명으로 오스트리아 그라즈의 아트 전시장(Kunsthaus)를 디자인하였다. 오랜 건물들로 둘러싸인 구시가지 지역에 마치 외계인이 침략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건물은 현대미술, 뉴 미디어, 사진 등의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회와 행사를 위한 장소로 설계되었으며, 정적인 느낌보다는 이동하면서 느끼는 동적인 경험에 비중을 두었다. 원래는 건물 외부의 930개의 조명들이 중앙컴퓨터와 연결되어 각 조명의 밝기를 조절한 초당 20 프레임의 동영상을 표현할 수 있어 각종 이미지와, 영화, 만화등을 상영하려고 했으나, 예산상의 문제로 간단한 메시지와 이미지만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설명 : 쿤스트하우스의 외,내부모습



4.Business Academy Bexley, London, by Foster and Partners
런던 남쪽의 벡슬리 지역은 얼마 전까지 만해도 낙후된 별볼일 없는 지역이었다. 특히템즈메드 지역 학교(Thamesmead Community Colleage)는 학생들이 맨날 말썽을 일삼는 문제학교로 악명이 높았다. 그런데 한 후원자가 2만파운드(약 42억원)를 기증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 학교의 교장은 이 돈으로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노만 포스터를 찾아가 기존의 학교건물과 다른 개방된 학교(open space school) 디자인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이 60년대에 그런 개방학교를 디자인한 적이 있는데 아무도 그 안을 사들이지 않았다고 말하였다. 교장은 ‘좋소. 그렇다면 그걸 한번 지어보시오(All right, Then build it!)’라고 말한 것이 지금의 비즈니스 아카데미 건물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여느 회사의 건물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이 건물은 겉으로 보기엔 세 동이 나란히 연결된 단순한 모양이지만, 그야말로 문을 여닫고 들어가는 교실이 없는 내부모습이 인상적이다. 새 건물로 이주 후 전에는 학교에서 문제를 일삼던 학생들도 이제는 자발적으로 교복을 입고 등교하며, 최하위에서 맴돌던 영국 내 고등학생 평가시험(GCSC) 합격률이 3000 배나 오르는 등 새 학교 디자인이 새 학교, 학생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설명 : Business Academy 모습



5.Phoenix Initiative, Coventry, MacCormac Jamieson Prichard
코벤트리 지역은 세계2차대전 때 특히 공격을 많이 받은 지역이다. 그 이후로도 못생긴 사무실 건물들과 주차장 등으로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코벤트리 시내는 90년대 후반에 코벤트리 시청이 MacCormac Jamieson Prichard에게 24만 파운드(약 500억)를 쥐어주면서, 과거와 현재를 엮어주는 시가지의 공간을 만들도록 한데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고대 성당지역이었던 Phoenix 주변의 공공 공간에 공원과, 산책로, 광장,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아치모양의 다리를 건설함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갑 비싼 대리석 벽면에 불청객들이 그래피티를 그려 넣는 등 반달리즘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코벤트리 시민들과 방문객들에게 만족스런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사진설명 : Phoenix Initiative 모습



6.The Spire, Dublin, Ireland, by Ian Ritchie Architects
마지막 후보작에 대해서는 이 작품의 추천문제를 떠나 과연 스털링 상의 대상이 되는가안되는가로 심사위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단순히 생각하면, 그야말로 기다란 봉 하나를 세워놓은 조형물로, 그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거나 인터랙션 할 수 없으니 건축이 아니라는 견해와, 이 형태로 120미터라는 어마어마한 높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웬만한 고층건물에 쓰이는 노하우로는 어림도 없는 치밀한 계획과 지식이 필요한 건축물이라고 보는 견해가 분분했기 때문이다. 요 몇 년 사이 정치적으로 더욱 안정되고, 유럽의 수도로 불려지며 급성장하고 있는 더블린에 세워진 이 탑은 더블리너들의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한 힘을 느끼게 한다.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들어진 이 구조물은 아랫부분은 3m지름에서 시작해 꼭대기는 15cm로 줄어든다고 한다.

*사진설명 : The Spire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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