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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의 “청계천" 랠고스강 복원 계획

코펜하겐 북부에는 오블루바드와 오갤이라는 거리가 있다. 덴마크어로 오는 강이라는 뜻인데 글자 그대로 강이 있는 거리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보면 강의 흔적은 없고 자동차들이 분주하게 다니는 커다란 도로만이 있다. 어떻게 된 것일까?

 

현재의 오블루바드 (구글 스트리트뷰 이미지 캡처)

 

본래 오블루바드와 오갤이 있던 자리에는 랠고스 강이라는 강이 있었다. 그런데 1960년대가 되면서 도시가 팽창하고 교외 지역이었던 현재 코펜하겐 북부를 관통하는 도로를 만들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강을 덮은 것이다. 하지만 편의와 개발이 중심 과제이던 시대에서 환경과 자연이 강조되는 시대로 바뀌면서 복개되었던 강을 열고 다시 자연 중심의 샛강으로 복구하는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그런데 오블루바드 재개발 계획은 서울시민들에게는 낯설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바로 서울의 청계천 복원 계획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강의 복원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복원 계획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다. 물론 논의의 중심에 있는 교통 편의 대 자연과 환경이라는 주제는 나라와 문화와 상관없는 우리 세대가 당면한 주요 과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샛강 복구 프로젝트가 나오게 된 정치적 배경에서도 흥미로운 유사점이 있다. 덴마크에서는 올해 말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는데 현재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에서는 수도인 코펜하겐에서 상징적인 승리를 거두기 위해 샛강 개발 프로젝트를 주요 공약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1960년대 덮이기 전의 랠고스 강 

 

샛강 복원은 이전에도 논의된 적이 있었지만, 교통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2~3년간 코펜하겐에 8~9월경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도심 침수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던 중 발견한 예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스마트 프로젝트였다. 도심에 지하 터널을 뚫고 평소에는 지하도로로 이용하다가 홍수가 나면 도로의 자동차를 통제하고 그곳을 임시 물 저장소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열대성 폭우가 많은 말레이시아에 적합한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코펜하겐에서도 도로를 다시 강으로 복원했을 경우 지하도로를 만들어서 교통과 홍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으로 채택되었다.

 

지하 도로와 터널 계획 (이미지: 랠고스 강 복원 재단)

 

현재는 프로젝트를 위한 여론 조성이 중심이 되고 있는데 전반적인 여론은 강 복원 사업에 호의적인 편이다.

 

강 복원 사업의 기본 디자인은 청색과 녹색의 코펜하겐이라는 커다란 디자인 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청색은 물의 색이고 녹색은 식물의 색으로 전체 도심 공간에서 청색과 녹색 공간을 늘림으로써 홍수에 대비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샛강 복원 사업은 그러한 정신에 가장 잘 맞는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청계천 복원 사업의 경우 복원과 관련하여 논란이 되었던 것이 청계천이 건천이기 때문에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 강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나머지 기간에는 인공적으로 물을 흘려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비용이 문제가 되었었다.

 

 

복원 시의 예상도. 실제 디자인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애너스 옌슨)

 

코펜하겐의 랠고스 강의 경우에도 강의 수량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비슷한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강변의 아파트와 빌딩 등에 빗물 저장고를 마련하고 이러한 빗물을 강으로 흘리고 도심의 분수대 등에서 사용한 물 등을 복원된 강으로 흘러가도록 함으로써 수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제시되었다. 또한, 우기에 물이 불어났을 때는 그 물을 세차나 청소 난방 등 주면 건물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하수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계획하고 있다. 폭우로 홍수가 났을 때는 물론 지하차도로 물을 내려보내고 그 물을 바다로 내보냄으로써 홍수피해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디자인면에서는 복원된 강의 디자인 안은 강변을 계단식으로 처리해서 수량에 따라 강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법이 제안되었다. 그렇지만 세부 디자인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는데, 이러한 세부 계획은 지방 선거 결과와 그에 따른 예산 확보 문제가 확정된 이후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도전적인 과제에서 디자인이 여러 환경문제와 교통 문제 등의 문제에 어떻게 효율적인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청계천 복원이라는 사업을 지켜본 입장에서는 다른 도시, 나라 대륙에 있지만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코펜하겐의 샛강 복원작업이 디자인 면에서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을 낳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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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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