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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항해 박물관 디자인

코펜하겐 북쪽의 도시 헬싱어에 위치한 항해 박물관이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헬싱어의 바닷가에는 셰익스페어의 햄릿의 무대로 알려진 크론보 성이 위치하고 있는데 덴마크 항해 박물관은 크론보 성의 바로 앞에 위치한 항구와 그 옆에 위치한 쿨투어 하우스와 함께 “쿨투어하운(직역하면 문화항구)” 프로젝트의 마지막 성과물이다.  

 

저녁 햇살을 받아 빛나고 있는 크론보 성. 유령이 나오고 오필리어가 몸을 던졌던 햄릿의 어두운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는 비바람이 부는 날에 찾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사진: 배준향)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작가이고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인데 그 무대는 왜 덴마크에 있을까? 그리고 덴마크 항해 박물관은 왜 그 무대인 크론보 성앞에 지어진 것일까?

 

덴마크 그리고 더 나아가 북유럽 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바이킹의 역사이다. 스칸디나비아의 덴마크, 노르웨이 그리고 스웨덴 사람들은 유럽의 중세시기에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바이킹의 후손들이다. 이들은 동쪽으로는 핀란드, 러시아 그리고 지중해의 비잔틴 제국까지 진출했고 북쪽으로는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와 북아메리카까지, 서쪽으로는 프랑스의 일부와 영국을 지배했다. 햄릿은 바로 덴마크의 바이킹들이 영국을 정복하고 영국-덴마크 연합왕국을 만들었던 시대의 이야이기다.  바이킹들이 살인과 약탈을 일삼던 해적들이었는지, 아니면 북아메리카까지 진출했던 탐험가들이었는지 아니면 유럽을 돌아다니며 무역을 하던 상인들이었는지 아니면 이들 모두였는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문제지만 바이킹과 그들의 바다로의 탐험의 역사는 북유럽 역사의 하이라이트중의 하나였던 것은 틀림없다.

지금도 그 역사는 살아 있는데 덴마크의 해운회사인 매어스크는 전세계 해운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해운선사이다. 최근에는 매어스크에서 주문하고 한국의 대우조선에서 건조된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의 입항식이 코펜하겐에서 있었을 정도로 해운은 덴마크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중의 하나이다.

 

헬싱어의 항구. 지금은 건너편 스웨덴의 헬싱보리를 연결하는 페리만이 드나드는 조그만 항구가 되었다. 스웨덴과 덴마크를 가로지는 외레순 해협의 가장 좁은 곳에 위치해서 지나다니는 배들로부터 세금을 걷던 위엄이 있던 과거의 항구의 모습은 아니다.  대신 쇠락한 항구를 디자인을 통해 새롭게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사진: 배준향)  

 

이러한 면에서 덴마크 해운의 역사를 보여주는 항해 박물관의 중요성과 그 위치가 햄릿성인 크론보성 옆에 위치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항해 박물관은 이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덴마크의 대표적인 건축회사인 BIG에서 설계하고 KiBiSi가 지상 벤치 부분을 디자인 하였고 전시 디자인은 네덜란드의 디자인 회사인 코스만 드용에서 담당하였다.

 

항해 박물관의 가장 큰 미덕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인 크론보 성 바로 앞에 현대적 양식의 건물이 들어 섰으면 어떤 디자인을 선택했어도 어울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박물관을 지하에 위치 시킴으로써 밖에서 보아서는 전혀 눈에 안 띄도록 함으로써 중세시대에 지어진 크론보 성과 그 주변 경관을 전혀 해치지 않고 있다.

 

 

예전 항구의 독이 위치했던 곳으로 그 느낌과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지하에 숨어서 중세시대 성이 지배하는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있다. 벤치 디자인은 KiBiSi에서 맡았는데 예전에 항해할때 사용하던 통신 신호인 모르스 부호를 표형했다고 한다. 내용은 방문자들이 직접 해독해야 한다. 벤치이면서 자동차들이 지하에 위치한 박물관으로 돌진해 떨어지는 불상사를 막기위한 보호석이기도 하다. (사진: 덴마크 항해 박물관)

 

박물관의 전체 모양은 배모양을 하고 있는데 빛이 중앙 부분을 통해 건물 전체로 들어오도록 하고 있다. 중앙에는 다리를 이용하여 지상과 연결하고 옆에 위치한 크론보 성과 쿨투어하우스와도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처음 박물관을 들어가기 위해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면서 전체 박물관 전경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다리를 통한 입장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박물관이 위치한 지하부분은 원래 항구의 독이었다. 원래 독이 가지고 있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것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공사중인 덴마크 해양 박물관의 모습과 크론보 성 (사진: 배준향, 박물관 전시물을 촬영)


공사현장. 독 구조물을 그대로 이용하여 배 모양의 박물관을 만들었다. (사진: 배준향, 박물관 전시물을 촬영)


전시실들을 연결하는 다리 (사진: 배준향)

옛 항구 독의 분위기가 살아 있는 지하 구조 (사진: 배준향)

오디토리움과 카페 (사진: 배준향)

 

전시 디자인은 깔끔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잘 디자인 되어 있다. 관람객이 직접 만지면서 조작해 볼 수 있는 전시물들과 좁은 복도 구조는 마치 직접 선원이 되어 좁은 배안에서 생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살려주고 있다.

 

 

화장실과 라커룸, 그리고 전시 디자인 (사진: 배준향)

 

 

해양 박물관 바로 앞에는 헬싱어의 쿨투어하우스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 건물의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본래 항구에 딸린 부속건물을 리노베이션해서 각종 공연장과 카페 그리고 도서관등의 시설을 들였는데, 기존 항구 건물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 항구와 어울리도록 하기 위해 파사드를 증축하였다.

 

 

낡은 항구 부속건물을 리노베이션한 쿨투어하우스의 카페 (사진: 배준향)

 

헬싱어는 관광객이 방문하기에는 코펜하겐에서 조금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크론보 성을 방문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찾곤 하지만 이전에는 이들을 붙잡아 둘수 있는 다른 공간이 부족하였다.  전체 쿨투어하운 프로젝트로 낡은 항구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바꾸고 크론보 성과 연계해서 관광객들을 불러 들일 수 있는 디자인 프로젝트로서 항해 박물관과 쿨투어 하우스 디자인은 성공적인 디자인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들 현대적인 문화 시설들이 중세시대의 성과 함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보일지 기대된다.

Tag
#건축 디자인 #리노베이션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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