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룬은 노르웨이 중부에 위치한 인구 7000명 정도의 작은  “시골마을”이다.  물론 땅은 넓고 인구는 적은 북유럽 답게 인구수로는 작은 곳이지만 면적은 서울의 두배가 넘는 지역이다.  이렇게 인구가 작은 지역이지만 스트룬은 관광지로서 유명하다. 스트룬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관광객을 많이 불러들이는 송네 피요르드와 게이랑거 피요르드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룬에는 노르피요르드가 있는데,  송네피요르드나 게이랑거 피요르드처럼 길거나 장엄하지는 않지만 훨씬 더 전원적인 풍경을 가지고 있다. 또한 스트룬에는 서유럽과 북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지대인 요스트달 빙하지대가 있는데,  요스트달 빙하지대는 알프스의 빙하보다도 넓게 분포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요스트달 빙하가 흘러내린 지류인 브릭스달 빙하는 스트룬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디자인 스트룬 (이미지: 팜하우스)

스트룬에 위치한 캠핑장에서 본 호숫가의 풍경.  백야의 하늘이 반사된 호수의 모습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사진: 배준향)

브릭스달 빙하가 만든 호수. 스트룬의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은 누구든 예술가로 만들 수 있을 듯하다.  (사진: 배준향)

유럽 최대의 빙하인 요스트달 빙하 지대.  (사진: 배준향)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고 관광지로서 유명하지만 작은 마을인만큼 별다른 산업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렇게 작은 곳에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유명한 패션디자인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이전 리포트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무드 오브 노르웨이”이다. 무드 오브 노르웨이는 스트룬을 배경으로 태어난 패션 디자인 브랜드로 독특한 색감의 밝은 패션디자인으로 북유럽의 특색있는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무드 오브 노르웨이가 성공을 거둔후에 자신들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다른 지역 기반의 기업들과 합작으로 팜하우스라는 디자인 하우스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스트룬이라는 지역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현재는 지역 기반의 3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밝은 색상으로 특징으로 하는 무드 오브 노르웨이의 디자인.  (이미지: 무드 오브 노르웨이)

스트룬을 배경으로 하는 디자인 하우스 팜하우스 (이미지: 팜하우스)

디자인 스트룬의 특색있는 점이 지역의 디자인 프로젝트이지만 지방 자치단체 주도로 시작된 디자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역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물론 지방 자치단체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지역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인 디자인 하우스를 통해 일차적으로 디자인과 마켓팅에 활용하고 나아가 지역의 문화관인 쿨투어 하우스와 같은 공공 부문의 디자인에도 기여함으로써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하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도 참여한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점은 이러한 지역 디자인 프로젝트가 한 나라의 수도와 같은 대도시가 아닌 인구수 7000명 가량의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시작되었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프로젝트가 대기업 주도가 아니라 지역 중소 기업들이 힘을 모아 시작하였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지역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가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스트룬의 전시장소인 스트룬할렌에 위치한 디자인 스트룬의 전시 스탠드. 지역 기업들의 상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미지: 팜하우스)

지역 문화관인 쿨투어후스를 위한 디자인. (이미지: 팜하우스)

디자인을 컵에 적용한 예. (이미지: 팜하우스)

작은 마을의 디자인도 촌스럽지 않을 수 있다. (이미지: 팜하우스)

이러한 디자인 스트룬 프로젝트를 이끄는 팜하우스는 시골 마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노르웨이의 수도인 오슬로와 같은 좋은 디자인 환경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시골마을에 디자이너들이 많이 있을 턱도 없고 비싼 돈을 주고 디자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지역 중소기업들이 여력이 넘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팜하우스는 주로 여름철을 이용하여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을  인턴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여름 방학동안을 휴양지로 이름난 경치좋은 곳에서 보내면서 디자인을 직접 적용하는  경험은 학생들에게도 지역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기업을 위한 디자인 (이미지: 팜하우스)

디자인 스트룬은 스트룬의 시청에 150 제곱미터의 전시 스탠드를 만들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들러서 지역 기업들의 제품과 디자인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지역 문화관과 홈페이지 디자인등을 돕고 있다. 팜하우스는 오슬로에도 사무소를 내고 스트룬 홍보를 돕고 있다.  디자인 스트룬 프로젝트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으로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할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