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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New Year from Munich!!! : Pilotfish의 동양 문화 체험기

 

 

최근 두 달 동안 누군가를 만났을 때 가장 많이 했을법한 인사말은 아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일 것이다. 서양(독일)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한국 문화중에 하나가 2월에도 새해 인사를 하더라… 인데, 음력 설날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독일 생활이 5년 가까이 돼가면서 아직도 매일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서양(독일)인들의 문화와 생활’을 한국에서 디자인했던 당시에는 추측과 가정을 통해 진실처럼 생각했었다는 것이다. 평생 경험하지 못했고 확인치 못했던 것들을 단지 인터넷과 책에서 얻는 정보가 진짜인 것처럼 믿어버린 실수를 자주 저질렀다. 결과적으로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채널인 세계사 교과서와 몇 편의 역사 영화, 다큐멘터리,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는 5년의 경험과 비교했을 때 지극히 ‘수박 겉핥기’ 식의 정보들만을 제공했던 것이고, 진짜 독일은 ‘그곳에서 부대끼면서 살아봐야’ 알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우리가 가보지 못한 어느 곳이든 그러하겠지만 말이다. 우리의 공통된 화두 ‘디자인’과 연결하면 어떠할까? 사용자를 모르고 문화를 모르고 시장의 돌아가는 모습을 모른 채로 새로운 것을 디자인할 수 있을까? 우리 디자이너들은 지금도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한정된 경험과 정보에 의지하여 그것이 진실인 양 믿어버리면서, 저지르고 있는가.

 

본래 이 글의 목적은 새해 인사였는데,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졌다. 이번 리포트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소식은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Pilotfish 뮌헨 오피스의 새해 풍경이다. Pilotfish는 독일의 뮌헨과 베를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대만에 총 다섯 개의 오피스를 두고 있고, 총 10개국이 넘는 모국을 가진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언어와 문화, 살아온 배경이 다르기에 가장 중요시되는 Pilotfish만의 문화는 ‘서로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배움’이다. 2014년 새해를 맞아 대부분의 서양인 직원들이 동양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는 이벤트를 마련했으니, 그것은 대만의 Pilotfish 지사와 Dell의 대만 지사 매니저로 10년가량 그곳의 문화와 생활을 배우고 다시 Pilotfish 뮌헨 오피스의 경영 책임자로 부임한 네덜란드계 Jeroen Bijsmans가 준비한 ‘음력설 체험하기’이다.    

 

 

 

 

 

 

 

 

대만식 Hot Pot 만들기 (Image ⓒ Pilotfish) : 명절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명절 음식!! 대만에서 온 Jeroen과 Natasha의 도움으로 대만식 Hot Pot과 만두 요리를 만들고 있는 Pilotfish 팀이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서양인의 식성에 맞춰 두 종류의 Hot Pot이 준비됐다. 자주 접하게 되는 한식과 일식, 중식 요리 덕분에 Pilotfish 팀원들의 젓가락질에도 날이 갈수록 자신감이 붙는다. 다 같이 둘러앉은 식사 너머로 대만과 한국의 새해 풍경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한자로 새해 메시지를 써보자 (Image ⓒ Pilotfish) : 대만식 요리로 배를 채웠으니 이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워볼 시간. 처음 접해보는 붓글씨라 여기저기 삐걱거리지만 역시 디자이너들이라 그런지 빠르게 습득하는 모습이다. 다만 글씨를 쓴다기보다는 그린다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인다. 말의 해를 맞아서 그에 맞는 새해 문구들과 그 뜻을 배우고, 글씨를 써내려가는 획순까지 함께 배우며 각자 마음에 드는 글자를 연습하고 써내려간다. ‘재물’과 ‘행운’ 그리고 가장 쓰기 쉬운 ‘일’ 자가 큰 인기를 얻었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문화를 접하고 배워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특히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디자이너들에게 경험만큼 큰 공부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만의 설날 요리를 책으로 읽은 사람은 직접 만들어보고 먹어본 사람보다 나은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없고, 붓을 잡고 한자를 써(그려)본 사람은 복잡한 획순을 경험했기에 어쩌면 언젠가 하게 될지도 모를 중국인들을 위한 UI 개발을 미리 체험했을 수 있다. 오늘도 Pilotfish의 디자이너들은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경험하는 하루였다. 리포트를 읽는 독자님들의 2014년 날마다 전혀 새로운 좋은 경험들로 풍성하길 기원한다. 내년 음력설에는 Pilotfish 오피스에 떡국과 윷놀이를 소개해봐야겠다는 계획을 해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리포터 소개

 

리포터 양성철은 독일 뮌헨의 디자인 에이전시, Pilotfish GmbH(www.pilotfish.eu)에서 Senior Industrial Designer로 일하고 있다. 그는 유럽에서 겪는 디자이너의 일상들이나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Tag
#pilotfish #독일디자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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