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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페 vs. 해물파전: PF 일상

 

 

1. 직장인들의 하루 중 가장 큰 고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아 보인다. ‘오늘 점심은 뭘 먹지?’ Pilotfish의 디자이너들도 매일 같은 고민을 한다. 뮌헨 시내 중심에 위치한 좋은 위치 덕분에 선택 가능한 메뉴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등의 동양 요리와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멕시코 등의 서양 요리로 다양하다. 하지만 이 모든 메뉴를 돌아가며 먹는다고 하더라도 금세 질리기 마련, Pilotfish의 디자이너들에게 뭔가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점심 메뉴를 찾는 것이 공통 과제이다. 우연이라도 회사 근처 모퉁이에 새로 문을 연 음식점을 발견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장수처럼 의기양양하게 팀원들과 공유한다.

 

 

2. Pilotfish 오피스에는 10여 개의 서로 다른 모국어를 가진 디자이너들이 공존한다. 다양한 모국어가 존재하는 만큼 배경지식도, 경험도, 취향도, 취미도 다양하다.

 

 

3. Pilotfish는 어느 회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아늑한 주방을 가지고 있다. 함께 모여 식사하고 쉬고 얘기하는 팀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오피스를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다.

 

 

1+2+3=매일 한정된 점심 메뉴에 질리고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다양한 국적의 Pilotfish 디자이너들은 주방으로 모여 함께 요리한다.

 

 

최근 Pilotfish에는 두 명의 프랑스 출신의 디자이너가 팀에 합류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팀원이 오면 Pilotfish는 축제 분위기다. 그들의 몸에는 요리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데, 뛰어난 요리 솜씨뿐만 아니라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감사한) 본능이 있어 보인다.

 

봄이 한걸음 다가온 어느 날, Pilotfish의 주방은 버터와 양파, 베이컨이 구워지는 향으로 가득했다. 크레페다. 그것도 어느 프랑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흉내 내진 것이 아니라, 막 프랑스 현지에서 국경을 넘어온, 세 명의 동생이 있는 대가족의 큰딸로 엄마의 모든 손맛(?)을 전수받은 ID 인턴 Anne Laure가 만드는 진짜 프랑스 가정식 크레페다!!!

 

 

 

 

 

 

 

 

 

 

 

 

▲ Crepe Day (Image ⓒ Pilotfish): 프랑스 출신 Anne와 Stephane, 독일인 Alina가 만드는 오늘의 크레페는 파리 여행에서 먹었던 여러 번의 크레페보다 훨씬 맛있다. 잘게 다진 양파를 버터에 볶다가 설탕을 약간 추가하고 베이컨과 함께 마저 볶아 얇게 부친 크레페 도우에 치즈와 함께 넣어 말면 최고의 크레페 완성!!! 요리하는 장면을 사진에 담는 필자를 위해 도우를 뒤집는 묘기를 선보이는 Anne의 재치를 신호로 식탁이 분주해진다. 출장 또는 휴가 중인 Pilotfish 멤버들에게 사진을 찍어 전송하는 장난과 부른 배를 꺼뜨리기 위한 탁구도 빼놓을 수 없다.

 

 

 

Crepe Day가 있은 지 며칠 후, Pilotfish의 점심을 책임진 고마운 팀원들을 위해, 그리고 크레페를 먹으며 받은 요청에 의해 이번에는 필자가 팀원들의 점심을 책임지려 한다. 크레페에 필적하는 한국의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이미 Pilotfish의 디자이너들에게는 익숙한 한국식 밥상이라는 이유로 (Pilotfish의 디자이너들은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한국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보답 메뉴로 해물파전을 선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파전 Day (Image ⓒ Pilotfish): 프랑스인 답지 않게 해산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Stephane을 위해서는 해물을 넣지 않은 파전을, 그리고 남은 팀원들을 위해서는 오징어와 새우, 조개관자를 추가한 해물 파전을 준비했다. 이미 한차례 파전을 경험한 Pilotfish의 팀원들은 옆에서 재료 손질을 도우며 파전 만드는 법을 배웠고, 필자는 더 바삭한 식감을 위해 찬물과 얼음을 섞어서 반죽을 만드는 요리 블로거의 레시피를 오랫동안 집안에서 전수된 비밀 비법인 양 소개했다. 아직은 파전에 섞인 고추를 먹고 입을 헹구러 달려가는 팀원도, 젓가락이 익숙지 않아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 썰듯 정성껏 파전을 흡입(?)하는 팀원도 있지만 맛에 대한 평가는 (자랑 같지만) “좋아요.”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모여 나올 수 있는 시너지는 무한하다. 열심히 일하는 와중에 휴식을 위해서, 서로의 전통문화와 음식을 공유하고 배우는 Pilotfish의 특별한 문화에 늘 감사한다. 다음번에 함께 요리할 메뉴는 루마니아식이 될듯하다. 그리스식과 비슷하지만, 훨씬 담백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루마니아계 팀원의 이야기를 믿고 난생처음 먹게 될 루마니아 가정식이 벌써 기대된다. Pilotfish의 행복한 하루가 이렇게 또 지나간다. 

 

 

 

 

 

 

리포터 소개

 

리포터 양성철은 독일 뮌헨의 디자인 에이전시, Pilotfish GmbH(www.pilotfish.eu)에서 Senior Industrial Designer로 일하고 있다. 그는 유럽에서 겪는 디자이너의 일상들이나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Tag
#Pilotfish #독일 디자인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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