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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sign of human body: 인체의 세계 전시회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독일 글로벌 디자인 리포터로서 앞으로 활동하게 된 백은경입니다. 저는 뮌헨에 살고 있고 예전에 영국 글로벌 리포터로 활동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년 반 전에 독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아직 독일 디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배우고 알아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곳 소식을 여러분께 전해드리면서 저 또한 이곳의 디자인 트렌드, 관련 전시나 행사, 독일인들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첫 번째 글로 어떤 내용을 소개해 드릴까 고민을 해보았는데요. 제가 다녀본 어떤 전시회보다 충격적이며 남달랐던 인체의 세계(Körperwelten (Bodyworlds): the circle of life) 전시회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인간의 몸에 대해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교육적, 철학적 의미가 가득한 전시회였는데요. 태아가 만들어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 몸의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여 우리가 숨 쉬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그리고 디자인 사고도 가능하게 하는!) 인체의 시스템 디자인이란 정말 신비하고 오묘하다는 생각에 독일의 첫 리포트 글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 가장 충격적이면서 인상 깊은 것은 진짜 시신을 Gunther von Hagens 박사와 그의 팀이 개발한 특수한 방법으로 보존하여 뼈, 근육, 장기, 힘줄, 핏줄 하나하나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포영화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데요, 단조로울 만큼 효과음 하나 없고 어두컴컴한 전시장에서 모두 숨죽이고 관람하는 관람객들, 어린아이들과 함께 와서 목마를 태워가며 진지하게 인체의 신비에 관해 설명해주는 독일 부모들, 무섭다고 하기는커녕 자세히 신체 곳곳의 모습을 살펴보는 진지한 태도의 어린아이들과 학생들을 보며 저 또한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 글에 같이 보여드리는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으스스한 분위기도 느껴졌는데요, 더운 여름이 가기 전에 납량특집 디자인 리포트 한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림 1,2: Bodyworlds: the circle of life 전시회 사이트와 전시장 전경

 

제가 이번에 다녀온 전시회는 Bodyworlds (독일어로는 Körperwelten)라는 전시회 시리즈 중에서 생명의 돌고 돎 (the circle of life)라는 주제로 뮌헨의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Kleine OlympiaHall에서 10월 5일까지 열리는 전시였습니다. 태아가 처음에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여 세포분열이 이루어지며 생길 때부터 노환, 혹은 질병 등으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변화와 모습을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현재 독일, 네덜란드, 미국, 영국 등에서 행복, 동물, 건강, 심장, 운동이라는 주제로 각각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Gunther von Hagens 박사는 원래 해부학을 전공하는 의사였는데요, 플라스티네이션 (Plastination)이라는 몸의 지방과 수분을 제거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보존하는 인체표본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하였습니다. 그가 이러한 기법을 의학용으로만 사용하는 데서 벗어나, Bodyworlds 라는 대중을 위한 특별한 개념의 전시회를 기획하게 된 목적은, 사체가 가족과 지인들이 고인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며 슬퍼하는 오브젝트 만으로서가 아닌, 이를 통해 배우고, 삶을 이해하며, 더불어 자신의 몸을 선뜻 기부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오브젝트로 여기고자 함이라고 합니다. 그는 이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철학적이고 자기고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바램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전시회를 둘러보는 동안 처음에는 좀 섬뜩하기도 했던 인체표본들이 단순히 서 있거나 누워있는 모습이 아니라 활을 쏘거나, 아이스 스케이트, 스키를 타거나, 체스, 카드놀이를 하는 것처럼 포즈를 취하고, 각각의 상황에서 몸의 근육, 두뇌, 혈액 등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설명하여, 예전 생물 시간에 배운 내용이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Gunther von Hagens 박사의 이러한 전시의도가 디자이너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제품, 그래픽, 패션 같은 기존의 디자인 영역 외에도 정보 디자인, 디자인 경영, 서비스 디자인, UX 디자인과 같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개척된 디자인 영역을 통해, 그전까지는 디자인 밖의 세계라고 생각했던 경영, 의료, 교육, 공공 서비스 분야에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쯤 이외에도 앞으로 디자이너들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들이 나올 때쯤 된 것 같고 그것들이 어떤 것들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인체표본기술을 개발하고 그 사용법을 단순히 해부학 실험, 연구에만 제한하지 않고, 인체의 세계 ’Bodyworlds’ 라는 컨셉으로 재탄생 시키고,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여러 가지 것들, 행복, 건강, 더 나아가 동물의 세계까지 Gunther von Hagens 박사의 플라스티네이션 기법을 적용한 전시회 주제는 앞으로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보여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 개개인으로 하여금 전시회 주제에 대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관점을 아주 새로운 각도로 재조명해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디자이너들의 궁극적인 최종목적은 그것을 제공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더 많은 디자이너가 비록 지금은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다른 분야의 소식들 (과학, 정치, 경영, 경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타 분야의 사람들이 하는 일을 재해석하거나 새로운 용도로 사람들에게 의미있게 다가올 수 있게 하는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첫 번째 리포트를 마칩니다. 전시장 내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외부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제외하고는 전시회 사이트에 공개된 사진들을 소개합니다.  

 

 

그림 3: 높이뛰기 선수 앞에서 포즈를 취한 Gunther von Hagens 박사

 

 

 

 

 

 

그림 4,5,6,7,8: 위로부터 각각 스키, 체조, 농구, 양궁, 축구 선수

 

 

 

 

그림 9, 10: 태아 (왼쪽) 23주, (오른쪽) 33주. 전시회에서는 임신 3주부터 2주 간격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림 11, 12: (왼쪽) 무용가  (오른쪽): 혼성 아이스 스케이팅 선수들

 

 

 

그림 13, 14: 위쪽부터 체스, 카드게임하는 사람들

 

 

그림 15: 건강한 폐와 흡연 등으로 인한 폐암으로 죽은 사람의 폐의 모습

 

 

그림 16: 모든 장기를 약간씩 공간을 띄워서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한 모습으로 전시된 인체표본 중 가장 고도의 기술로 오랜 시간에 걸쳐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관련 웹사이트: www.koerperwelte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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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yworlds #Gun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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