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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브릭 가치를 직조하는 텍스타일 디자이너, 호사 톨노브 클라이슨

© Rosa Tolnov Clausen 

 

지난 덴마크 리포트에서 소개된 2016년 덴마크 디자인상에서 눈에 익숙한 작가가 있었다. 바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패브릭을 만드는, 핸즈 온 워븐 Hands On Weaven (H.O.W) 프로젝트로 ‘좋은 느낌 부문’을 수상한 호사 톨노우 클라우슨 Rosa Tolnov Clausen. 이 작가는 덴마크인이지만 현재 핀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텍스타일 디자이너다. 핀란드 조차 디지털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어 수공예의 흔적이 사라지고 있는 현재, 꿋꿋이 전통을 기억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함께 패브릭을 만들어 가고 있는 패브릭 아티스트라고도 부를 수 있다.

 

호사 톨노우 클라우슨의 작업의 매력은 패브릭으로서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패브릭을 만드는 과정에 사회적인 메세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렇 듯 그녀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많은 고민과 노력을 쏟는 부분이 바로 제작과정에 다양한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이를 통해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패브릭의 존재와 인식을 일깨워주는 것. 그녀의 프로젝트의 상당수가 다양한 직조 기술을 적용한 참여형 프로젝트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시작점으로 2013년 덴마크의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한 H.O.W - Hands On Woven 1과 2를 들 수 있다. 덴마크에 위치한 시각장애인들의 조합인 Work by the Blind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선보인 H.O.W의 원래 의도는 보이지 않는 이들이 어떻게 보이는 작업을 해나갈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때문에 결과물도 현대적인 느낌의 패브릭을 제작하는 것을 정했다. 하지만 이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하면서 이런 방향은 수정되었고 결국 패브릭 디자인, 제작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시각장애인 직조장인들의 효율적인 작업을 돕는 툴박스까지 제작하기에 이른다. 바탕구조, 장식요소, 색감, 재료 구성까지 포함된, 시각장애인들의 작업환경을 고려하고 손의 감각만으로 패브릭을 디자인할 수 있는 툴박스를 제작되었고 이 박스를 통해 직조장인들은 디자인과정에까지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H.O.W. 프로젝트는 시리즈로 2014년에 Arbejde와의 콜라보에이션을 통해 직조 툴박스를 발전시켜 2016년 덴마크 아트 파운데이션 Danish Arts Foundation에서 "좋은 느낌" 부분을 수상했다. 

 

© Seth Nicolas H.O.W 첫번째 시리즈 

© Seth Nicolas H.O.W 첫번째 시리즈. 제작된 다양한 결과물과 재료들 

© Rosa Tolnov Clausen H.O.W 첫번째 시리즈. 시각이 손상된 이들이 패브릭을 직조하는 과정

© Rosa Tolnov Clausen  H.O.W 첫번째 시리즈  결과물 

© Peter Hoiss H.O.W 첫번째 시리즈 결과물 

 

© Carsten Seidel  H.O.W 두번째 시리즈. 더 발전된 재료와 구성물이 담긴 툴박스  

© Carsten Seidel  H.O.W 두번째 시리즈에서 제작된 패브릭  

 

© Carsten Seidel  H.O.W 두번째 시리즈에서 제작된 쿠션 

 

역시 같은 해에 또 다른 참여형 프로젝트 Can a Room be a Loom?이 진행되었다. 우리는 항상 패브릭을 덥고, 입고, 신는 과정을 통해 함께 살아가지만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저조한 것을 발견한 호사는 패브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컨테이너 박스를 하나의 직조 틀로 구성하고 전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함께 거대한 하나의 패브릭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기획했다. 이 작품은 2014년 밀라노 푸오리 살롱 Fuori Salone의 일곱개 컨테이너 중 하나였던 이 작품에는 총 2,500명에서 3000명의 사람들이 참여했고 5개의 커다란 색색깔의 패브릭이 제작되었다.  이외에도 가구디자이너와 협업해 길거리에서 도서관을 만든 Design Library Eira+A weaving 등 패브릭디자인을 넘어선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 Mette Højgaard Jensen, Marco Madia & Rosa Tolnov Clausen

© Mette Højgaard Jensen, Marco Madia & Rosa Tolnov Clausen

© Mette Højgaard Jensen, Marco Madia & Rosa Tolnov Clausen

© Mette Højgaard Jensen, Marco Madia & Rosa Tolnov Clausen

© Mette Højgaard Jensen, Marco Madia & Rosa Tolnov Clausen

 

 

© Mette Højgaard Jensen, Marco Madia & Rosa Tolnov Clausen 패브릭 디자이너 호사 톨노우 클라우슨의 모습 

 

이렇게 그녀의 프로젝트를 알아보던 중, 최근 호사 톨노우 클라우슨이 올 7월 서울국제핸드메이드 페어에 초대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만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인터뷰]

 

 Q1. 텍스타일 디자이너가 된 동기는 무엇인가?

나는 언제나 바느질, 뜨개질 혹은 쌓는 등 손으로 무엇을 만들어 왔다. 5살 쯤 되었을 때 이미 엄마의 허락하에 재봉틀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20살 때에는 디자인 대학을 들어가기 전 준비단계인 덴마크에 위치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학교 Skanddinavian Design College에 다녔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학교를 다닐 당시, 이틀 동안 덴마크 출신의 패션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헨릭 빕스코브 Henrik Vibskov의 지도를 받았고 난 그가 섬유와 표면, 재질 그리고 형태에 접근하는 방식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의 수업을 통해 나는 덴마크 콜딩디자인 학교 Kolding School of Design에 입학하기로 결심했고 텍스타일 디자인과를 선택하는 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3D 작업보다 재료, 기술 그리고 색에 집중할 수 있는 2D작업에 매력을 느꼈다. 

 

Q2. 한국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덴마크와 핀란드 두 곳 모두 수공예 전통이 강하다고 알고 있는데 왜 활동지역으로 핀란드를 선택했는가 

2012년 반년 정도 헬싱키에서 공부를 했다. 당시 그 선택은 굉장히 의도적인 것이었는데 왜냐하면 당시 내 직조Weaving 기술을 높이고 싶었고 핀란드의 알토대학교가 능력을 기르는 데 적합한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다시 헬싱키로 돌아왔다. 왜냐하면 나는 이 도시를 무척 사랑하고 여전히 손으로 직조하는 전통과 관련 지식이 강하게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 멀지 않은 최근까지도 핀란드의 모든 가정이 직조틀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여전히 직접 섬유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고 도시에 위치한 아파트의 공동구역에서도 여전히 직조 틀이 남겨져 있는 곳이 있어 함께 작업을 할 수 이는 곳도 존재한다. 이렇게 수공예 직조가 여전히 생활 깊숙이 남겨 있다는 점에서 덴마크보다 핀란드가 더 알맞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Q3.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는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직조를 한 H.O.W를 들 수 있다. 어떻게 진행된 프로젝트이며 프로젝트가 꽤 진행된 현재 작가와 소비자가 모두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궁금하다. 

Work by the Blind와의 콜라보레이션은 2013년 콜딩 디자인학교의 졸업작품의 일부로 시작된 것이다. 나는 공부를 하는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 지역적인 제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배경으로 현재까지도 덴마크에서 유일하게 손으로 직접 섬유를 짜고 있는 회사인 Work by the Blind에 연락을 했고 처음에는 그들이 제작가능한 제품을 디자인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나는 어떻게 하면 시각장애인들의 감각적이고 시스템적인 능숙함을 바탕으로 컨셉과 제품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의 뛰어난 능력을 드러낼수 있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갔다. 이 장인들은 컨셉을 발전시키고, 함께 섬유를 디자인하고, 제작해 큐션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줬다. 그리고 내가 느끼기엔 그들은 그들의 디자인에 굉장히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며 그 프로젝트와 제품의 공동제작자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소비자와 미디어 모두 제품 자체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Q4. 주로 어디에서 프로젝트를 위한 영감을 얻으며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주로 프로젝트의 상황, 파트너와의 콜라보레이션, 지역, 재료의 상황과 목적과 같은 주어진 상황Frame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런 상황을 매우 잘 활용하는 편인데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들과 일할 때 나는 그들이 일하는 방법을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며 그들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파악하려 한다. 그리고 나서 나는 내가 파악한 일종의 재료들을 가지고 컨셉이나 제품으로 적용시킨다. 역시 시각장애인들과의 프로젝트 H.O.W의 예를 들어 설명하면, 나는 촉각적인 경험과 시스템적인 접근을 더 강조한다. 그리고 색을 사용할 때는 시각장애인들의 작업에 더 적합한 선명한 색을 사용한다. 구조적인 것, 기술적인 것, 색깔 그리고 구성에서는 오래된 직조 책이나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 Louise Bourgeois, 섬유예술작가 쉴라 힉스Sheila Hicks 그리고 삽화가이자 의류디자이너인 Sonia Delaunay와 같은 아티스트에서 영감을 얻는다.

 

 

Q5. 작품에서 수공예적인 감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중요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는 내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텍스타일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주고 싶다. 우리는 매일 옷을 입고 생활하며, 이불에서 잠들고, 샤워 후 수건으로 몸을 말린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패브릭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소비사회에서 페브릭에 대한 인식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누가, 어떻게 패브릭을 만드는지 알지 못하고 그져 구매하고 사용하며 버릴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프로젝트를 통해 직조된 패브릭에 대한 인식과 감사하는 마음을 이끌어 낼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나의 작업들이 문화적 유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켜 우리가 어떻게 손으로 패브릭을 만들어 왔는지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길 바란다. 

 

 

Q6. 흔히 직조는 혼자 해야하는 작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H.O.W나 Can a Room be a loom?의 경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사회적인 접근의 돋보인다.   

나에게 공예는 매우 사회적인 활동이다.  개인적인 공예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도 그룹으로 진행할 경우가 많고 제품으로서의 가치 만큼 사회적 가치를 불러일으키는 작업이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손이 원하는 대로 두면서 문화와 언어를 넘어서는 소통과 창작을 할 수 있다. 덴마크에서는 수공예에 대한 깊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이민 여성들을 위한 여러가지 통합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작업을 통해 손은 바느질과 자수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이는 언어적인 소통 이전에 작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4년 밀라노에서 선보인 프로젝트 Can a room be a loom? 는 어떻게 모든 세대, 성 그리고 문화가 함께 직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직조 틀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만든다.  

 

Q7. 곧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국제핸드메이드 페어에서 전시를 한다고 들었다.

서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서 매우 기대된다. 이번에도 여러사람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현재 한국에서 수공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서울에서는 전시에 참여하는 동안 그런 모습을 목격하고 경험하며,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매우 기대하고 있다.

 

 

 

호사 톨노우 클라우슨 홈페이지 http://rosatolnovclausen.com/

H.O.W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handsonwoven.dk/

 

글. 박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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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디자인 #북유럽 수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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