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는 종종 프랑스 툴루즈의 심볼로 등장한다. 그 이유는 저자인 생텍쥐페리(Saint-Exupéry)가 비행 조종사로 우편 업무를 담당하였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에서인지, 툴루즈는 대중의 머릿 속에 어느정도 고착화 된 남프랑스 특유의 전통적이고 느릿느릿한 이미지와 풍부한 젊은 인력으로 인해 첨단 기술과학이 빠르게 변천하는 발전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툴루즈 시에서는 에어버스(Airbus) 본사가 위치한 과학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소임을 발전 시키고자 항공과학은 물론, 우주과학 분야나 첨단 기술에 관해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편이다. 

©Cité de l'Espace

프랑스 미디피레네 주의 협력으로 1997년에 완공된 Cité de l'Espace는 대중들에게는 입장료를 내고 과학과 친숙해 질 수 있는 유락 시설이자, 전 세계의 항공 및 우주과학 전문가들에게는 세미나 및 컨퍼런스가 이루어지는 주요 회의 장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Cité de l'Espace

©Cité de l'Espace

비슷한 유형의 시설이 전 세계 곳곳에 산재하고 있더라도, 학자들의 전문성을 띈 공간에서 동시간에 학생들의 유희적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다소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최근 항공 및 우주 과학 분야에 적용되는 디자인은 단순한 심미적 기능을 넘어서 따분하고 정적인 공간을 지상보다 더 유쾌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주라는 완전히 분리된 환경은 분야를 막론한 수많은 아티스트 들에게 영감을 주는 훌륭한 소재였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디자인과, 영화, 패션, 비디오아트의 역사를 살펴보면, 공중의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더욱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단편적인 예로, 과거, 분야를 막론한 다수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부여한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와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음악 Space oddity가 전달하는 관념적 이미지를 회상하면, 우주는 일상보다 세련되지만 매우 삭막하며, 인간은 소명의식을 갖고 환경에 적응해야만 한다.

 OK GO, Upside Down & Inside Out ©Directed by Damian Kulash, Jr. & Trish Sie

현재에서 떠오르는 우주의 이미지는 어떨까. 여전히 우주라는 한정된 공간은 독립되었고 고독할지라도, 우리는 식물도 키우고, 연애도 하고, 이따금 가족들과 눈물을 흘리며 소통도 한다. 심지어 뮤지션 OK GO가 그린 Upside Down & Inside Out을 보면, 무중력 상태만큼 발랄하고 재미있는 공간이 또 있을까. 

 ©Octave de Gaulle

 ©Octave de Gaulle

최근 우주 공간에서의 와인 병을 디자인하면서 주목을 받은, 파리의 그랑제꼴 ENSCI-Les Ateliers의 졸업생, 옥타브 드골(Octave de Gaulle)의 말을 덧붙이자면, 연구자들 입장에서의 디자인이란, 특정한 몇몇을 위해 양식화 된 것이 아니라 사물에 보다 편안하게 어울리기 위한 인체공학적 숙고과정에 심미성을 고려한 혼합체에 가깝다.  

즉, 바꿔서 말하면, 군사기술자가 설계 하였던 기존의 혹독하고 삭막한 설계 공간에 사람을 적응시키는 것이 아닌, 일상과 유사한 매력적인 실용공간을 누리기 위해 보다 편안하고 유희적인 현간의 창조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Octave de Gaulle

이처럼 현직의 관련 디자이너들은 항공 및 우주의 분리된 공중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위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안락하고 재미있는 환경을 추구하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Ivan Mikhailov

Le Château d’Eau ©Yumi Jeong

2018년 1월 중순부터 다가오는 4월 1일까지 툴루즈 시내 중심에 위치한 Le Château d’Eau에서 Vincent Fournier와 Ivan Mikhailov 등의 작가들이 참여한 우주를 테마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놀이적 관점에서 해석한 Hillerbrand와  Magsamen의 우주체험에 관한 짧은 필름 <Higher ground> 의 상영이었다. 어른들에게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기에 충분했고, 미래에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기에 다분히 고무적이었다.

기존의 관념에만 머무르지 않는 제한된 공간의 한계를 뒤집는 시도. 그것이 현 시점에서 연구자와 디자이너가 합작으로 심도있게 풀어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래에 링크된 관련 홈페이지에서 추가적인 정보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 Le Château d’Eau : http://www.galeriechateaudeau.org

- Cité de l'Espace : http://www.cite-espace.com

- Octave de Gaulle : http://strabic.fr/Octave-De-Gaulle-Distiller

리포터_정유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