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연결된 MuCEM의 ROMAN-PHOTO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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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최대 규모의 도시, 마르세유의 오래된 관념적 이미지에 현대성을 부여하는 데 크게 일조한 것을 손꼽으라면, 단연, MuCEM(Musée des civilisations de l'Europe et de la Méditerranée, 유럽 지중해 문명 박물관)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MuCEM ©rudyricciotti.com
MuCEM은 프랑스 정부의 12년 동안의 논의와 망설임 끝에 2013년에 개관한 국립박물관으로, 알제리에서 태어난 프랑스 건축가 Rudy Ricciotti(루디 리치오티)의 손길에서 탄생하였다.
MuCEM ©Yumi Jeong
MuCEM ©rudyricciotti.com
이토록 현대적인 건축물이 오래된 역사를 지닌 도시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기 위해 차용된 모티프는 ‘돌과 물, 그리고 바람’이다. 마치 수면 위에 세워져있는 것처럼 보이는 박물관의 주된 색상은 짙은 회색으로, 파도에 연마된 자갈색을 연상하게 한다.
Rudy Ricciotti는 방문객을 남프랑스의 강렬한 태양으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그물과 같은 구조로 통풍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디자인 하였다.
MuCEM ©passedat.fr / rudyricciotti.com
MuCEM ©Yumi Jeong
박물관의 옥상 테라스에서는 바다의 전망을 만끽하면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고, 생 장(Saint-Jean) 요새와 연결된 인도교는 건물의 동선을 따라 전시를 관람하며 마르세유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MuCEM ©Yumi Jeong
얼마 전인 4월 23일까지, 이 곳, MuCEM에서는 Roman-Photo(포토로망)라는 테마로 흥미로운 전시회가 열렸다.
Roman-Photo는 1947년에 이탈리아의 시나리오 작가 Stefano Reda(스테파노 레다)가 매거진인 Il Mio Sogno(일 미오 쏘뇨)를 위해 만든 것에서 유래한다.
Roman-Photo 전시회 ©Francois Deladerriere
전쟁 후, 텔레비전이 사치였던 시기에, 사진・소설은 대중들에게 만화 형식으로 영상 매체를 읽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1960년대에는 무려 프랑스인 3명 중 1명이 Roman-Photo를 읽었다고 추정될 정도로 호황기를 누렸다.
Roman-Photo 전시회 ©Yumi Jeong
사랑하는 감정에서 비롯된 열정, 질투, 배신, 폭력, 간통 등, Roman-Photo의 소재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에 기반한다.
이러한 통속성 때문에, 현대에 들어서 프랑스의 언론들은 Roman-Photo에 대해 종종 하위 장르로 간주하며, 별다른 주목을 하지 않았다.
Roman-Photo 전시회 ©Francois Deladerriere
Roman-Photo의 큐레이터인 Frédérique Deschamps(프레데릭 데셩)과 Marie-Charlotte Calafat(마리 샬롯 칼라파트)는 사진・소설에 대해 대중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매우 시적이고 장난스러운 예술 방식이라고 재조명하면서 이 전시를 기획하였다.
사진・소설의 섬세한 시도는 때로는 Roman-Photo 자체의 작품성보다는 현대에 들어 발표된 작품들의 영감의 원천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시장에서는 이번 회고전을 위해, 연재 당시 가장 인기있었던 작품들을 선정하여 스토리보드 및 메이킹 필름 등을 공개했다.
Hara kiri에서 발췌된 Roman-Photo ©Michel Lepinay
À bout de souffle(네 멋대로 해라)의 Roman-Photo ©Yves Inchierman
“사진・소설은 즉각적인 소비의 대상이었으며 일회용 문화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사랑 받은 만큼 언론에서는 매질을 당했습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부도덕 하다고 여겼고, 공산주의자들은 그러한 인기가 대중의 어리석음의 또다른 형태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Roman-Photo의 자료를 찾아보면서 매우 풍부한 우주를 발견했으며, 이것이 프랑스인들의 상상력 속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를 차지하면서, 이러한 방식을 통해, 유머와 망상을 발휘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Roman-Photo의 팬인 것처럼요.”
- Roman-Photo 전시 기획자, Frédérique Deschamps (Télérama 인터뷰에서 발췌)
아래에 링크된 관련 홈페이지에서 추가적인 정보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 MuCEM : http://www.mucem.org
- Rudy Ricciotti : http://rudyricciotti.com
리포터_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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