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핀란드 작업실 인터뷰_Aoi Yoshizawa: 텍스타일 디자이너

이번 달 부터 ‘핀란드 작업실 인터뷰’이라는 이름으로 핀란드 디자이너와의 인터뷰가 시리즈로 연재된다. 핀란드에서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예술가의 작업실을 찾아가 창작자로 살아가는 그들의 작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고자 한다. 

 

 첫 번째로 선정된 디자이너는 텍스타일 디자이너 Aoi Yoshizawa(아오이 요시자와)이다. 

 

 텍스타일 디자이너 아오이의 작업실ⓒJune Seo 

 

지난 달 소개된 핀란드 예술가의 여름 집 전시에 참여한 디자이너 중 그녀는 유일한 외국인 디자이너였다. 도쿄에서 자란 그녀는 일본에서 사회학을 전공했고, 13년에 걸쳐 북유럽 3국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에서 예술과 텍스타일 디자인을 공부했다. 2015년 핀란드 알토대학교의 텍스타일 디자인 석사 과정을 졸업한 이후 현재까지 헬싱키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전체 인구가 약 오백만 밖에 되지않는 작은 핀란드 시장에서 외국인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살아 남기란 현실적으로 쉽지않은 과정이다. 

 

Aoi는 소재와 컬러, 표면 디자인 작업을 전문으로 다루는 텍스타일 디자이너이다. 텍스타일 디자이너라고 하면 의류와 천으로 된 소품에 쓰이는 표면 디자인을 떠올리기 쉬운데, 그녀의 활동 범위는 텍스타일이라는 소재를 넘어서 표면 디자인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와 협업 프로젝트를 보여준다. 인테리어와 패션, 브랜드 아트 디렉팅과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 수공예 직조 작품까지 활동 역역이 광범위하다. 헬싱키 디자인위크 기간에 매년 진행되는 핀란드 최대의 인테리어 박람회 ‘Habitare’에서 2017년 핀란드의 재능있는 신진 디자이너로 선정되어 개인 프로젝트를 전시하는 기회를 가졌다. 

 


 핀란드 인테리어 박람회 'Habitare 2017'에서 디자이너의 전시부스  ⓒ Aoi Yoshizawa 

 

상업과 비상업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그녀의 작업실은 헬싱키의 Harakan saari (하라까섬)라는 새와 예술가의 섬에 있다. 

하라까섬은 헬싱키 시내의 남쪽 까이보공원에서 배를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작은 섬이다. 섬 가운데에는 아티스트를 위한 빌딩이 위치해있다. 이 건물은 1929년에 핀란드 국방부가 전쟁을 위한 화학 실험으로 사용 되었다가 1989년 부터 예술가들을 위한 작업실로 사용되고있다. 현재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디자이너가 작업실로 사용하고 여름에는 워크숍 및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건물의 일층, 바다를 유유히 흘러가는 배가 보이는 Aoi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작은 섬의 주인은 핀란드 한 가족과 십여명의 예술가, 수없이 많은 새들이다. ⓒJune Seo 


Q. 하라까섬에 작업실을 갖게된 계기가 있나요?

알토대학교에서 석사과정 중 2012년 여름에 이 건물에서 작업하는 텍스타일 아티스트 Virpi Vesanen-Laukkanen의 작업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 때 섬에서 보냈던 시간이 정말 인상깊었다. 입주해 있는 작가들과 교류하는 분위기도 좋았고, 도시에서 배를 타고 멀지 않은 곳에서 경험하는 자연 환경이 정말 좋았다. 섬으로 오는길이 날씨에따라 조금 험난할 때도 있고, 배 시간에 따라 작업실에 머무는 시간의 제약이 있기도 하지만, 이런 제한과 조용한 자연 환경 덕분에 작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Q. 이 작업실에서 처음 진행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작업실은 올해 1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겨울에 바다가 얼고, 추운 날씨 때문에 섬에 거의 올 수 없었다. 첫 작업은 3월에 바다가 녹기 시작할 때, 핀란드 텍스타일 회사 Lapuan kankurit(라푸안 칸쿠릿)과 협업해서 만든 Joki(요끼: 강)라는 이름의 텍스타일 패턴이었다. 



패턴 디자인 과정을 설명하는 디자이너 ⓒJune Seo 

 

처음 작업실 환경을 보고, 작업의 시안 스케치는 섬에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여름에만 통근 배가 다니기 때문에 작업실에 오기 위해서는 섬에 거주하는 한 가구의 배를 얻어 타야만 작업실을 들릴 수 있었다. 시안을 만들기 위해 그날 주어진 시간은 단 세시간 뿐이었다. 부슬비가 내리는 고요한 아침, 작업실에서 정신없이 수십장의 스케치를 끝내고, 그림을 집으로 챙겨가서 컴퓨터로 패턴을 마무리했다. 클라이언트의 반응도 좋아서 조금의 수정을 거치고 바로 생산에 들어갔다. 완성된 제품을 입주작가 Virpi에게 보여줬는데, 섬 주변 바다가 녹기 시작 할 때의 모습과 닮았다는 의견을 들었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다. 

  Joki 스케치와 완성된 제품 ⓒJune Seo  

 

Q. 제약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알토대학교에서 나의 석사 논문 주제는 텍스타일 산업에서 디자인 과정 중 제한을 두는것이 어떻게 더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였다. 우리의 삶과 작업에서 제한은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이런 제약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제한 안에서 작업을 하면 더욱 심도있게 문제에 대해 검토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해결책을 낼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Q. 패턴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의 디자인은 페인팅을 이용한 대범하고 강렬한 패턴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 때 완전함과 불완전함의 경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적정 지점을 잘 찾아야한다. 이것은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도저히 판단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불완전한 아름다움과 실수 사이에서의 경계를 찾는 것은 훈련된 디자이너 만 할 수 있는 역할이다.  

같은 맥락으로 패턴 디자인을 할 때 각 패턴 간의 적정 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또한 많은 테스트를 통해 직감적으로 어떤것이 좋은지 알 수 있다. 



 Aoi의 철학이 반영된 패턴 ⓒ Lapuan Kankurit

 

그리고 손으로 작업한 디테일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나의 작업은 단순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각 패턴이 조금씩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 공정은 기계가 만들지만, 작은 디테일이 모여 수작업 느낌을 준다. 이런 디테일이 없다면 아무나 디자이너라고 말할 수 있을것이다. 


 

Q. Aoi 디자인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나요?

용감한, 단순하지만 동적인, 작은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다. 



Feathr design competition 2014에서 최고상을 받은 작품 ⓒ Feathr oy

 

Q. 현재의 과제는 무엇이며, 자신의 디자인 정체성이 만들어진 배경은 무엇인가요?

Aoi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스타일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과제이다. 알토대학을 졸업 후 생계와 다양한 스타일을 실험해 보고자 내가 원하지도 않던 로맨틱한 패턴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이제는 내가 직접 쓰고싶은 것을 디자인하고자 한다. 경험에 의하면 결국 클라이언트가 선택하는 시안도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내 디자인의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Q.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가장 가장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라푸안 칸쿠릿에서 제작한 Aino라는 울 담요이다. 처음 시작은 핀란드 인테리어 박람회 하비타레의 ‘프로토샵’에 제안한 것이었다. 신진 디자이너가 자신의 프로토타입을 제안하는 전시였는데, 작은 디테일까지 모두 내가 상상하던 대로 구현해냈다. 전시 후 라푸안 칸쿠릿 회사의 제안을 받았고, 초기 디자인의 변경없이 그대로 실제 제품으로 제작되서 판매중이다.

 

 Aino 담요 ⓒ Lapuan Kankurit

 

 

Q. 앞으로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작업에 있어서 예술과 산업을 위한 프로젝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싶다. 산업제품을 디자인 하는 일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과정이다. 회사 안에서 일하다 보면 대부분의 과정이 비슷하고 소수의 사람을 접한다. 반대로 예술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어준다. 각기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진 흥미로운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새로운 방법론을 발견할 수 있다. 

 

Q. 예술과 상업성 있는 작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하나요? 

최근에는 산업을 위한 패턴 디자인보다 실을 직접 만들고 수작업으로 직조해서 텍스타일을 만드는 작업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 씨실과 날실이 만나 만들어내는 단순하지만 어떤 소재와 컬러의 실을 쓰느냐에 따라 다이나믹한 대비를 이끌어 낼 수 있어서 꾸준히 작업 중이다. 이러한 접근은 산업화된 공장에서 만들어내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수작업에서 활용되는 기법을 간략화해서 산업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역으로 제안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라푸안 칸쿠릿에서 제작한  Joki패턴은 대부분의 공산품 패턴이 가지고 있는 반복되는 이미지가 없고, 페인팅된 각기 다른 요소들의 이미지가 새로운 구성을 이루고있다. 산업 제품이지만 내 목소리를 더욱 반영한 예술성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도쿄에서 열린 Aoi Yoshizawa의 개인전 ⓒ Rui Nishi  

 

Q. 핀란드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살아가기 위한 기술은 무엇인가요?

핀란드는 디자인 커뮤니티와 시장이 비교적 작다. 그래서 다양한 국가와 장르로 시각을 넓혀야 한다. 최대한 경계를 두지않고 패턴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시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 혹은 좋은 회사를 만나면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제안서를 보낸다. 수십개의 제안서를 보내면 대부분은 대답이 없고 한곳 정도 회사 연락처에 추가해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꾸준히 용기있게 제안하면 기회가 반드시 온다고 믿는다. 


스웨덴 텍스타일 회사 Svensson(스벤손)에서 인턴을 하게 된 계기도 이와 같았다. 알토대학교 재학 당시 ‘패턴랩’이라는 수업의 일환으로 스벤손 회사를 방문했었다. 약 한시간 정도 머무는 동안 학생들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디자인팀장에게 회사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 후 바로 몇 달 뒤 스벤손에서 인턴을 하게되었다. 인턴 중 만든 디자인이 월페이퍼, 드웰과 같은 잡지에 소개되었고, 논문 작업과 졸업 후 디자이너로 계약하는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있다. 본능적으로 좋은 사람을 만나면 용감하게 제안을 해야한다. 



개인전에 선보인 Moment 패턴 ⓒ Svensson


Sawa 퍼블릭 커튼 ⓒ Svensson



제품디자이너 Eva Larsson과 협업한 VY 패턴 ⓒ Svensson

 

Q. 미래에 계획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p.p1 {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1.0px Helvetica; color: #454545; -webkit-text-stroke: #000000} span.s1 {font-kerning: none}

 

 


도쿄에서의 개인전시를 위한 공간 모델링이 있는 디자이너의 작업대 ⓒJune Seo   

 

올해 7월 6일부터 2주간 도쿄의 Case gallery에서 개인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동안 핀란드와 스웨덴, 일본 회사와 협업해서 양산된 제품과 핀란드의 자연을 모티브로 직조된 텍스타일 아트작품을 선보였다. 핀란드 일러스트레이터 Aantti Kalevi(안띠 깔레비)와 함께 세컨트퀄리티 도자기의 컵과 접시에 새로운 패턴을 입혀 재활용하는 참여형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9월에는 한달 동안 핀란드 서쪽에 있는 Åland(올란드)라는 섬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머물며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 할 예정이다. 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수공예 협회 회원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언젠가 노르딕국가(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에서 활동하는 친구들과 모여서 전시를 하고자 하는것이 먼 미래의 계획이다. 

 

개인전이 열린 갤러리의 외부 전경 ⓒ Rui Nishi 

 

디자이너 웹사이트 https://www.aoiyoshizawa.com/ 

작업실 웹사이트 http://www.harakansaari.fi/en/hire#studios


리포터_서정애

  

플로리다의 태양, 바다, 그리고 달리 - 이미지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Tag
#텍스타일디자인 #핀란드텍스타일 #프리
"핀란드 작업실 인터뷰_Aoi Yoshizawa: 텍스타일 디자이너"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