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linki Design WeekTrust

헬싱키에는 매년 9월이면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북유럽 국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디자인위크 행사가 열린다. 2015년도 부터 유네스코 디자인도시로 선정된 헬싱키시에서는 도심 어디에서도 쉽게 디자인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세계 최초로 시의 전략을 기획하는 부서의 디자인 부장이 근무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2005년에 시작된 헬싱키디자인위크는 매년 9월 개최되며, 올해도 9월 6일 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진행되었다. 이벤트 기간동안 크고 작은 200개 이상의 디자인 관련 이벤트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헬싱키디자인위크가 다른 대 도시의 디자인위크와 차별되는 주요한 요인은 디자인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위한 이벤트 뿐만 아니라 1살 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이 낮은 이벤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의 테마는 신뢰(Trust)로 포스터에서 부터 테마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하나의 오브제를 구성하는 디자인 과정을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디자이너와 작업과정, 최종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사용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테마가 결정되었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를 구축해 나가는 데 있어서, 소유하는 소비에서 협력과 공유하는 경제로 변화하는 사회를 위해서는 신뢰가 어떻게 작용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토론이 있었다. 

 
 헬싱키디자인위크 포스터 ⓒ Helsinki Design Week 

신뢰라는 테마는 참여형 워크숍, 전시, 토론 등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로 도시 곳곳에서 열렸다. 올해 디자인위크의 주요 행사장은 헬싱키의 번화한 마켓광장 앞에 위치한 시청이었다. 헬싱키 시청의 로비는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공간으로 항상 로비에서 전시를 구경할 수 있는데, 디자인위크를 위해 로비는 전시와 참여형 토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행사 장소 헬싱키 시청 ⓒ Helsinki Design Week 

이 곳에서는 행사기간 동안 신뢰라는 테마와 관련하여 다양한 토론이 열렸다. 예를 들면, 미래의 작업환경에서 인간이 로봇과 협업해야 할 때 과연 신뢰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교육적인 시각에서 물리적인 공간과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 어떻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생활의 안전함과 편안함을 돕는 신뢰가 덴마크에서 이야기하는 휘게(hygge)와 디자인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활발한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신뢰를 주제로한 도심 설치물

헬싱키디자인위크는 행사기간 동안 시내 중심에 매년 특별한 대형 설치작품으로 공간을 구성해서 일상적인 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었다. 올해는 일상 생활에서 도심 공간을 함께 공유하는 낯선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도심 환경에서의 신뢰는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대한 실험적인 설치물이 전시되었다. 

영국 건축가 마크 닉손(Mark Nixon)과 핀란드 예술가 빌리나 꼬이비스또(Viliina Koivisto)가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NEON은 알토 디자인대학교 학생들과 협업하여 시내 중심에 설치물을 디자인했다. 신뢰는 사람간의 상호 교류(웃음, 대화, 시선 교환 등)를 통해서 쌓인다는 아이디어로, 낯선이와 교류할 수 있는 Chatroulette 라는 쉘터 구조물을 설치하였다.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각 쉘터는 길거리에서 지나치는 낯선 사람들과 교류룰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 Helsinki Design Week 

ⓒ Helsinki Design Week 

어린이의 디자인위크

헬싱키 디자인위크에서 매년 가장 활발한 참여가 일어나는 행사는 단연 어린이 디자인위크 행사이다. 올해는 규모를 더욱 크게 열어서 열흘 내내 디자인위크 행사 중 하나의 주요 행사로 진행되었다. 헬싱키 시청과 헬싱키 도시 박물관 그리고 수빌라흐띠에 있는 까띨라홀에서 주요 행사가 열렸으며,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것에 있어서 어린이 디자인교육과 지식이 중요함을 알리는 행사로 구성되었다. 

ⓒ Helsinki Design Week 

ⓒ Helsinki Design Week

ⓒ Helsinki Design Week 

헬싱키 도시 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협력하여 다양한 삶이 존재하는 도심 커뮤니티에서 도심 공간은 어떻게 발전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핀란드 교육현장에서 실시하는 현상기본 학습(phenomenon-based learning)에 근거하여, 헬싱키의 역사부터 미래 그리고 학교 환경과 관련된 요소에 대해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청은 도심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디자인 교육과 관련된 토론을 제공했다. 핀란드 디자인교육 협회인 SuoMu에서 교사를 초대해서 패널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디자인위크가 진행되기 전 행사로, 시청에서는 어린이 디자인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일러스트레이터 레나 끼소넨(Leena Kisonen)과 함께 마법의 숲에서 어린이들 만의 독특한 동물을 창조하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워크숍이 열렸다. 어린이 디자인위크의 마지막 행사로는 ‘어린이의 주말’이라는 주제로 디자인위크의 마지막 주 주말, 수빌라흐띠의 대형 홀에서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어린이 관련 전시 및 워크숍 이벤트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그 외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관련 토론과 부대 행사가 진행되었다. 

주요 행사로는 매년 꾸준히 부대 행사로 열리는 디자이너의 스튜디오를 일반인에게 열어서 교류할 수 있는 디자인 오픈 스튜디오 행사가 있었다. 또한 디자인위크에서 ‘건축의 날’을 기획하여 건축 관련 전문가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 Helsinki Design Week 

ⓒ Helsinki Design Week 

ⓒ Helsinki Design Week 

매년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페차쿠차(PechaKucha) 이벤트는 발표자가 20개의 이미지를 준비하고, 각 이미지 당 최대 20초 정도의 설명 시간을 가지는 발표형 이벤트이다. 수많은 발제자가 참여하고 한 명당 최대 6분 40초를 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한 디자이너의 핵심적인 프로젝트와 아이디어 이야기를 집약해서 들을 수 있는 이벤트로 창의적인 영감을 얻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 Helsinki Design Week 

정보에 기초한 디자인(Data-Driven Design) 이라는 행사는 올해로 2회째 개최되었다. 디자인 과정에서 모아진 정보를 어떻게 공유하고 실제 디자인에 적용하는지 실질적인 방법을 전달하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올해의 주제는   매끄러운 경험(Seamless Experience)이라는 주제로 사용자 정보를 분석해서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첫번째 발표자로는 독일에 본사를 둔 인터넷 쇼핑몰 Zalando의 수석 디자이너가 진행했으며, 여행, 방송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보를 통해 사용자의 경험디자인을 발전시키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북유럽의 가장 큰 디자인마켓 
ⓒ Helsinki Design Week 

매년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디자인마켓에는 행사장인 까뻴리 문화센터가 문을 열기 전, 방문객들로 긴 줄이 생긴다. 물건을 구경하기 전 사람에 쓸려갈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는 헬싱키에서 보기드문 경험을 할 수 있는 인기있는 마켓행사이다. 

ⓒ Helsinki Design Week 

올해는 특별히 레코드 음반을 구매할 수 있는 레코드마켓과 일러스트레이터와 페인팅 작가들의 프린팅 작업을 구매할 수 있는 프린팅마켓이 함께 열려서, 디제이의 음악을 들으며 흥겨운 디자인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마켓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Ruokatieto라는 핀란드의 음식 문화를 홍보하는 협회와 협업하여 북유럽 식재료로 만드는 풍성한 음식을 제공했다. 

주요 행사 이외에도 헬싱키 전역에 위치한 겔러리와 거리, 상점 등지에서 공예, 디자인, 건축, 패션, 도시 계획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150여개 이상의 개인 기획자들이 주최한 행사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 이 시기에 맞춰 신상품 런칭 이벤트와 파티, 전시, 토론이 년 중 가장 활발하게 열렸다. 

https://www.helsinkidesignweek.com 

리포터_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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