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가구회사가 만든 문화재단과 그 재단에서 주최하는 디자인 어워드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핀란드의 가구회사라 하면 북유럽 홈 인테리어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있는 아르텍(Artek) 가구 브랜드를 쉽게 떠올릴 것이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다면 핀란드에는 오직 하나의 성공한 가구 브랜드만 존재하는 것 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아르텍이 생기기 이전 부터 더욱 오랜시간 핀란드 가구의 역사를 써온 회사가 있다. 1918년 부터 백년 이라는 긴 세월동안 핀란드인의 집을 아늑하게 만들어온 가구 및 인테리어 회사 아스꼬(Asko)이다. 이 회사의 처음 시작은 헬싱키에서 1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가면 도착하는 라흐띠라는 도시에 사는 목수 아스꼬 아보니우스(Asko-Avonius)가 창립한 작은 가구회사였다. 현재는 핀란드 국내에 34개의 인테리어 가구 및 소품 체인점을 운영하고, 이웃 국가인 에스토니아에 네개의 매장을 운영하고있다. 아르텍이 디자이너를 강조한 고가의 디자인가구 브랜드라면, 아스꼬는 대중적인 북유럽 디자인과 중저가의 가격으로 더욱 많은 자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 

아스꼬는 창립자의 이름을 따서 아스꼬 아보니우스(Asko Avonius)라는 재단을 1967년도에 설립했다. 이 재단은 핀란드의 디자인과 문화 그리고 주거와 관련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디자이너 및 창작자들에게 프로젝트 지원금을 지원하고,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왔다. 재단이 개최하는 활동의 주요한 목적은 주거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설립 초기에는 주거 내 환경의 발전에 주력했다면 현재는 더욱 광범위한 사회와 도시화되는 환경에서의 인간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있다. 미래 시대에 주거환경의 발전은 단순히 집안 내의 요소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오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예를들면 환경오염 문제로 발생하는 생태학적인 요인,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겨나면서 재정립되어야 하는 가족의 정의, 전세계 인구의 노령화 그리고 다양한 문화가 하나의 사회에 공존하는 시대에서 앞으로의 주거환경은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또한 아스꼬 재단은 1997년 부터 3년에 한번 핀란드 디자인 산업과 문화에 크게 기여한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팀을 선정하여 수상하는 아스꼬 아보니우스 어워드를 개최해오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20,000유로의 상금이 수여되고 핀란드의 언론에서 크게 보도된다. 첫 회에 피스까르스 회사가 수여 받았고, 이후 건축, 인테리어, 제품 디자이너들에게 상이 수여되었다. 

  ⓒ Arkki

올해는 이전 수상자와 다르게 물질적인 결과물을 만든 디자이너가 아닌,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건축학교 아르끼(Arkki) 아카데미를 설립한 대표 삐흐라 메스까넨(Pihla Meskanen)에게 주어졌다. 

헬싱키 시내에 본거지를 두고있는 아르끼 건축학교에는 약 700명의 어린이가 매주 수업에 참여한다. 아르끼 건축학교는 1993년 메스까넨이 헬싱키 대학교의 건축과에 재학 중 같은 학과 친구인 니나 부오리넨(Niina Vuorinen)과 함께 설립했다. 어린이를 위한 건축학교에 대한 아이디어는 건축가인, 메스까넨의 어머니에게서 처음 나온것이라고한다.

아르끼는 헬싱키와 에스포, 반따시에 거주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건축 교육을 제공하는 사립 아카데미이다. 교육 대상자는 4세에서 19세로 건축 디자인을 이해하는 기본 교육부터 실제 제작을 해 보는 특별 코스 및 캠프를 기획하고있다. 이외에 실제 건축디자이너가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스케일 모델링, 디자인, 컴퓨터를 활용한 디자인 수업을 운영하고있다.

ⓒ Arkki

ⓒ Arkki

수상자 메스까넨은 인터뷰에서 아르끼 건축학교의 목표는 창의력과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건축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확장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르끼의 교육 철학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이야기한다. 

“모든 어린이들은 본능적으로 창의적인 존재입니다. 건축학교 아르끼는 어린이들에게 디자이너나 건축가가 되기위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생활하고 있는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적극적인 시민으로써 주변 환경을 개선 할 수 있는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하는것이 교육의 목적입니다.” 

아르끼 건축학교가 일구어낸 업적 중 하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참여형 디자인 방법론을 활발히 개발해온 것이다. 이 방법론은 도시와 건축 및 도시개발 회사, 그외 개발관련 협회와 협업을 할 때 참여형 디자인 프로젝트를 실행해 나가는 것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가장 최근의 프로젝트는 ‘어린이 친화 도시’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2018년 여름 호치민 시와 베트남 유니세프의 협업을 통해 진행한 것이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호치민 시를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과 혁신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하는것에 있었다. 

ⓒ Arkki

아르끼의 수상은 건축학교를 운영하는 모든 스텝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물로, 현재 다섯개의 국가에서 총 14개의 다른 도시에서 아르끼 건축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건축학교에 대한 관심과 협업 요청을 많이 받고있다. 특히 개발 도상국은 핀란드 교육이 실시하는 현상기반학습(Phenomenon-based learning), 창의적 교육법과 같은 새로운 종류의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있다. 현재 아르끼 건축학교는 베트남과 활발한 협업을 진행 중이며, 가까운 미래에 말레이시아와 태국, 싱가폴등의 아시아지역에도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리포터_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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