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파리 (Paris) 의 역사적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고, 악화될 수 있는 기후와 예상치 못한 순간에도 샹젤리제를 꾿꾿히 지킬 수 있는 디자인은 결코 쉽지 않은 요구이다. 부훌렉 형제 (Ronan&Erwan Bouroullec) 는 이 디자인 프로젝트가 마치 빙산과 같다고 표현한다. 아주 심플한 결과물이지만 그 뒤에 많은 실험이 뒷받침된 기술적 혁신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50여개의 모형 실험과 5개의 실제 사이즈 모형을 통해 만들어진 예술적, 기능적 그리고 기술적으로 완벽함이 요구된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지름이 162미터인 샹젤리제 원형 교차로에 디자이너 ‘부훌렉 형제’는 동화를 보는 듯한 시적인 요소를 가져오고 싶었다. 파리의 분수들은 모두 11월에서 3월 사이 중단되기에 추운 계절인 12월과 2월 사이에는 차가운 날씨처럼 파리도 우울하고 지루해진다. 그 점을 보안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분수의 물은 중단되어도 분수 내부에서 뿜어나오는 은은한 빛으로 따뜻함을 도심에 선물하고 싶었다. 거대하진 않지만 주변 환경과 전체적 조경을 생각한 디자인을 생각하려 했고 그러하기에 높이 13미터의 분수는 샹젤리제의 주변환경의 스케일을 고려한 결코 과장되지 않은 조화로운 높이이다. 크리스탈 유리가 낮에는 하늘과 샹젤리제 거리의 모습을 담아내고 밤에는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신비함으로 멀리서 반짝이는 에펠탑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자전하는 6개의 분수 모두 자동차가 원형 교차로를 회전하는 방향으로 돌아가며 모든 것이 바쁘게 돌아가는 이 거리에서 천천히 돌아가고 있는 이 분수는 차분함을 가져오고 아래에서 위로 분수의 중심축 내부를 통해 솓아 오르는 물 소리는 자동차의 소음을 잠식시킨다.
©StudioBouroul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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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Pétillon
©HenriGarat ©VilledeParis
이 프로젝트는 100퍼센트 개인 후원자에 의해 모아진 예산으로 파리 공채를 통해 전달되었고 예산의 절반인 6천 3백만 유로가 20년전 중지되었던 지하 수력 시스템을 재구성하는데 쓰였다. 지난 3년간 중소 기업이 주를 이룬 35개의 기업체들과 250여명의 땀으로 올해 3월 완공할 수 있었다. 1840년 건축가 ‘자크 이나스 이토프 (Jacques Ignace Hittorf)’ 에 의해 샹젤리제 원형 교차로의 중심에 자리잡았던 큰 분수가 교통 순환의 방해를 이유로 중단되며 1858년과 1867년 사이, 샹젤리제 정원을 정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계기로 조경사이자 건축가였던 ‘아톨프 알팡 (Adolphe Alphand)’ 의 제안으로 원형로 주변 자리에 6개의 분수를 설치하게 된다. 그러다 1932년에 들어서며 다시 이 6개의 분수를 중단하고 원래 위치였던 중심에 유리 공예가였던 ‘르네 랄리크 (René Lalique)’ 의 제안에 의해 투명한 아름다움을 띈 유리 장식 분수가 만들어 졌지만 깨지기 쉬운 유리 구조였기에 오래가지 못해 장식가 ‘막스 앙그랑 (Max Ingrand)’ 이 일부를 플라스틱으로 바꾸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이 플라스틱 구조는 노랗게 바래 아름다움을 잃었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승리 세레머니 행렬을 마지막으로 해체되었다. 그리하여 샹젤리제 교차로 (Le rond-point Franklin-Roosevelt) 의 역사와 변화는 잊혀져 갔고 실제로 이 교차로의 분수를 기억하는 이는 오늘날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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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파리 (Paris) 시가 이 원형 교차로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몇몇의 디자이너들을 만나게 된다. 부훌렉 형제 (Ronan&Erwan Bouroullec) 역시 지난 30년간 많은 디자인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 디자이너로 파리시와 만나게 되었고 박물관에 놓여지는 값비싼 엘리트적 디자인이 아닌 모두가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공 디자인 제안에 매력을 느낀 후 2016년 그들이 상상한 분수대 디자인을 파리시에 발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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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브르다뉴 (Bretagne) 지역의 도시 캉페르 (Quimper) 에서 태어나 자란 5살 터울의 두 형제는 각자 파리 국립 장식 미술 학교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Arts Décoratifs) 와 세르지 퐁투아즈 국립 예술 학교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arts de Paris-Cergy) 에 진학하여 미술 및 디자인 공부를 하였으며 두 사람의 상상력은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보낸 순간들의 추억이 큰 바탕이 된다고 말한다. 파리에 디자인 사무실을 두고 활동 중인 듀오 디자이너 ‘로낭&에르완 부훌렉 (Ronan&Erwan Bouroullec)’ 는 끊임없는 질문을 거듭해 최선을 위한 변화를 도모하는 창작이 디자인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남부 도시 발로리스 (Vallauris) 에서 도예를 배우고 일본에서 우루시 옻칠, 파키스탄 수공예 양탄자 직물 등 각 공예술에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디자인은 가구와 건축물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요하지만 깊은 아우라를 드러낸다. 식기류에서 수도꼭지까지, 세면실 타일과 유리 공예 화병, 구름처럼 가벼운 선반, 식물 가지의 모양을 한 의자 등 비트라 (Vitra) , 삼성 (Samsung), 카르텔 (Kartell), 리네로제 (Ligne Roset) 등의 많은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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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 타일을 이어 조립이 가능한 실내 용품 ‘Clo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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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협업하여 제안한 티비 디자인 ‘Serif TV 2.0’ 과 유리 공예술을 활용한 마름모꼴 화병 ‘Vases losanges’
샹젤리제 원형 교차로를 위한 이번 디자인 프로젝트 역시 끊임없는 질문으로 상상력을 펼쳤다. 분수의 형태부터 조명 시스템 그리고 메커니즘 까지, 모든 것이 질문과 답변을 거듭하며 창조었고 프랑스만이 가진 섬세함이 드러나는 디자인을 제안했다. 분수라는 기념물은 환희, 자유 그리고 승리의 상질물이며 빛의 도시인 파리에 상상력, 기술, 디자인, 시계 공업 그리고 항공학이 완벽히 컨트롤 된 심플한 디자인이 역사가 잊혀진 이 거리에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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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Bouroullec ©ClaireLavabre
©SophieRobichon ©VilledeParis
파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인 갤러리 중 하나인 ‘크레오갤러리 (Galerie Kreo)’ 에서 부훌렉 형제 (Ronan&Erwan Bouroullec) 의 드로잉을 전시한다. 이 듀오 디자이너의 드로잉은 디자인 결과물 만큼 흥미롭고 미적이며 디자이너 스스로 손그림이 가져다 주는 느낌의 가치를 높이 사기에 작업의 결과물 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이다. 상상력의 한계가 없는 드로잉을 통해 창의적인 디자인의 컨셉을 떠올린다고 하는 부훌렉 형제의 드로잉의 일부를 2월28일에서 4월9일까지 파리 크레오 갤러리에서 그리고 3월1일에서 5월13일 까지 런던 크레오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MorganeLeGall ©CourtesyofGalleryKreo
기사 관련 정보
로낭&에르완 부훌렉 웹사이트
http://www.bouroullec.com
크레오 갤러리 웹사이트
http://www.galeriekreo.com
샹젤리제 원형로 분수 설치 영상
https://youtu.be/Bz6rWI9yjRw
리포터_장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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