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시의 원동력, 디자인의 힘 ‘파리 상업 공간 디자인’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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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9.10.31 작성자 장선아(sunaparis) 조회수1009

좋은 디자인이 도시에 가져다 줄 변화

2012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파리 매장&디자인 (Prix Paris Shop&Design)’ 은 파리 상공회의소인 CCIP (Chambre de commerce et d’industrie de Paris) 가 주최하는 대회로 파리 내에 위치한 상업 공간 중 디자인과 비지니스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프로젝트를 선별한다. 올해 3월에 대회 참가자를 모집한 후 심사를 거쳐 지난 10월 7일 파리 샹젤리제에 위치한 상공회의소 사무실인 ‘Hôtel Potocki’ 에서 선별된 프로젝트의 ‘사업자-디자이너’ 팀과 함께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 대회는 상업 공간에서의 건축과 디자인의 진취성을 엿볼 수 있으며 이를 격려함으로써 세계적인 도시 파리가 디자인의 새로운 변화를 통한 경제 성장이 가속화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업자에게 디자이너와 협력하여 상업 공간 디자인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의 가치를 인식시키는 것은 곧 생활의 질과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기에 도시가 좀 더 활기차게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상업 공간 디자인은 그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공간 내에서 느끼는 기능성, 편리한 동선, 접근성, 고객들이 접하는 새로운 경험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2019년 심사 위원장인 갤러리 라파예트 (Galerie Lafayette) 그룹의 대표 필립 우제 (Philippe Houzé) 를 포함한 총 14명의 심사 위원단은 디자인, 마케팅, 관광, 파리 시청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자인 및 건축 작업이 진행된 지 3년 이하의 상업 공간을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통하여 심사한다. 심사 요소는 다음과 같이 크게 5가지 항목으로 로 나뉜다. 사업체의 아이덴티티와 철학이 공간의 미적 가치 (dimension esthétique), 조명/방음/접근성/편의성을 조화롭게 어우르는 공간의 기능성 (fonctionnalité du design d’espace), 특색과 개성이 돋보이는 차별성 (atout de différenciation), 투자한 비용에 대비한 효과의 비율을 보는 효율성 (plus-value commerciale)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한 고객들의 만족도를 보는 서비스의 변화 (service apporté) 를 바탕으로 지원자 중 파이널리스트를 선별한 후 다시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2차 심사 후 수상자를 가린다.

파리 상공위원회의 대표인 넬리 로디 (Nelly Rodi) 는 이 경연이 오늘날 파리에 상권을 가진 약 62 000 여명의 사업자들이 시각적 개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매출과 그로 인한 에너지를 볼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며 건축가와 디자이너등의 창작의 가치가 비지니스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경연은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시행되었던 캐나다 몬트리올 시의 프로젝트 인 ‘상업 디자인 대회 (Commerce Design Montreal)’ 을 본받아 도입한 것이다. 매해 몬트리올에서 시행되었던 이 경연은 좋은 디자인이 도시에 커다란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 예로 디자인에 대한 사업체와 시민들의 인식이 높아져 추후에는 시민들이 투표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개성있는 상업 공간의 디자인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이의 직업 정신과 책임감을 달리하게 했으며 이를 통해 몬트리올은 디자인 도시의 이미지를 얻었으며 디자이 가진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의 힘은 도시의 토지 가치와 임대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파리를 비롯 리옹 (Lyon), 낭뜨 (Nantes), 마르세이유 (Marseille) 등의 프랑스의 여러 도시에서도 이 경연 도입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1차 심사를 통해 선별된 21개의 파이널리스트 중 6개의 수상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각 1개의 사업체를 최종 선별하였다.

1. 식품 부문 (alimentaire) - Patrick Roger

사업자: Patrick Roger, 디자이너: Lina Ghotmeh-Architecture

주소: 225, rue du Faubourg-Saint-Honoré 75008 Paris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 명성을 가진 초콜릿 장인이자 제과업자인 ‘파트릭 로제 (Patrick Roger)’ 는 초콜릿을 이용한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테크닉으로 초콜릿 조각가로 불리운다. 파리 8구 쌩오노레 (Saint-Honoré) 에 지역에 새로 문을 연 매장은 멀리에서도 쇼콜라티에 (chocolatier) 의 예술감각이 한눈에 들어온다. 따뜻하고 어두운 색의 카카오와 대비되는 밝은 조명과 차가운 느낌의 매장은 공간 자체가 하나의 조각처럼 보이도록 디자인 되었다. 디자이너는 면적 80m² 의 공간을 단순한 초콜릿 가게가 아닌 아트 갤러리로 해석하고 초콜릿을 표현하는 질감을 유리 공예 장인의 노하우를 통해 매장 안의 벽에 그대로 표현하였다. 쇼콜라티에의 시그니처 컬러인 에머랄드 색의 조명이 알루미늄 판 사이를 잇는 유리판을 통해 빛나고 있고 전시된 초콜릿의 향이 공간 전체에 자연스럽게 퍼져나가 고객들의 감각을 일깨울 수 있도록 하였다. 따뜻함과 차가움, 매트함과 광택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이미지가 오가는 새로운 컨셉의 초콜릿 상점이다.

2. 패션 부문 (Mode) - Bleu de Cocagne

사업자: Bruno Duflos & Thierry Le Lann, 디자이너: Apparel Architecture

주소: 57, rue Charlot 75003 Paris

최소한의 예산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전달하고 있는 의류 매장 ‘블루 드 코카인 (Bleu de Cocagne)’ 은 자연 염료에서 추출한 푸른색을 이용한 천연 염색 워크웨어 (workwear) 브랜드이다. 친환경적으로 제작된 의류는 모두 프랑스에서 만들어 지며 물류를 보관하는 창고가 따로 없는 작은 공간이지만 미니멀함을 강조하여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 디자인이다.

3. 실내 장식 용품 부문 (Equipement de la maison/Décoration) - Atelier Tarkett

사업자: Benjamine Proisy, 디자이너: Studio 5.5

주소: 43, rue Saintonge 75003 Paris

바닥재 브랜드 ‘아뜰리에 타르케트 (Atelier Tarkett)’ 의 매장은 제품을 알아보기 쉽게 진열해 놓은 전시장의 개념을 벗어나 상품이 사용된 공간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였다. 건축가의 작실에 놓인 큰 책상이 길에 뻗은 듯 매장의 한켠을 가득채우고 있으며 전시 공간과 판매 공간을 따로 구분하지 않아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4. 문화/취미 관련 부문 (Culture/loisirs/servies aux particuliers) - Librairie Ici

사업자: Anne-Laure Vial & Delphine Bouetard, 디자이너: Studio Briand & Berthereau

주소: 25, boulevard Poissonière 75002 Paris

독립 서점이자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Librairie Ici’ 는 도심 속에서 잠시 아늑하게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누구든지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접근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의 가능성을 창조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Briand&Berthereau’ 의 철학 ‘Faire le maximum avec le minimum’ 의 모듈러 가구가 돋보이며 아늑함을 자아내는 부드러운 컬러을 활용한 공간 디자인과 그래픽 작업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서점 안에 배치된 모든 가구 및 배치대는 맞춤 디자인 된 것으로 서점에서 일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환경과 편리함을 기준으로 인체공학을 고려하여 제작되었다. 이 모듈러 (modular) 가구들은 서점에서 주기적으로 열리는 여러 행사 (전시, 콘서트, 사인회, 독서 모임…) 와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재조립하여 쓸 수 있다.

5. 웰빙/건강/뷰티 부문 (Bien-âtre/Santé/Beauté) - Bel homme institut

사업자: Aurélie Richard, 디자이너: Cultive ton mètre cube

주소: 6, rue de Jarente 75004 Paris

총 면적 20m² 의 남성 미용 관리소 ‘Bel homme institut’ 는 건물이 본래 가지고 있던 건축 요소들을 최대한 보존한 채 새로운 장소로 탄생되었다. 이 작은 공간에 가벽을 세워 더 작은 조각으로 나누기 보다는 유리창을 이용하여 공간을 구분하고 외부에서도 매장 안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다른 쇼윈도나 광고 없이도 매장 안의 상황으로 충분히 머천다이징 (merchandising) 디자인의 역할을 한다.

6. 카페/호텔/레스토랑 부문 (Café/hôtel/restaurant) - Hôtel les deux girafes

사업자: Alexandre Rondepierre, 디자이너: ITAK Architectures (Janssens Legret)

주소: 23, passage Beslay 75011 Paris

2018년 7월에 문을 연 호텔 ‘Hôtel les deux girages’ 는 파리 11구 ‘Saint Ambroise/Parmentier’ 지역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 (boutique hotel) 이다. 호텔이 위치한 이 지역은 19세기 당시 장인들의 공방과 작은 규모의 가구 공장들이 모여있던 장소로 호텔의 건물 또한 가구를 제작하던 공장이었으며 1989년부터 방치되어 인더스트리얼 (industriel) 한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디자이너는 남아있는 그 시대의 흔적이 좀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했으며 남아있는 가구와 건축 요소들이 오늘날 호텔 안에서 새로운 쓰임새로 쓰이길 원했다. 면적 200m² 의 파시오 (patio)를 중심으로 로비, 리셉션, 바, 살롱 그리고 32개의 객실이 유치된 이 곳은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차가움을 보완하기 위해 벨벳과 따뜻한 느낌의 패턴이 돋보이는 직물을 사용하였고 당시 공장에서 쓰이던 가구의 투박함을 세심하고 디테일한 마무리로 우아하게 변화시켰다.

관련 사이트: https://www.lesdeuxgirafes.com/fr/

각 카테고리에 선별된 모든 사업체는 파리시, 디자인 협회 그리고 관광분야의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각종 미디어에 소개되며 판매 촉진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의 정보와 도움 등이 제공된다. 점점 디지털 온라인 샵의 환경이 발전하고 이용되고 있는 오늘날, 오프라인에서 접하는 실제적 상업 공간이 가진 강점은 사람이 가진 여러 감각과 감성을 자극하는 경험일 것이다. 이에 디지털 요소를 적극 활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를 선별하고 수상하는 ‘Digital experience’ 부문을 곧 추가할 예정이다. ‘파리 매장&디자인 (Prix Paris Shop&Design)’ 은 2012년 개최 이후 매 2년마다 진행되었으며 파리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지난해 2018년부터 매해 행사를 가지고 있다. 또한 Jean-Luc Colonna d’Istria (디자인 편집 매장 Merci 의 공동 창립자), Philippe Picaud (세계적 프랜차이즈 대형 매장 Carrefour 의 디자인 디렉터), Jean-Michel Wilmotte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등 매회 유명한 심사위원들의 참여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고 있다.

2012년- 2018년 사이 ‘파리 매장&디자인’ 대회 수상 프로젝트들

사업체: Causses (2012, 식품 부문), 디자이너: Lucille Bureau

사업체: Ma Pharmacie (2012, 웰빙/건강/뷰티 분야 부문), 디자이너: Jose Levy

(좌) 사업체: Huygens (2014, 웰빙/건강/뷰티 분야 부문), 디자이너: Lucille Bureau

(우) 사업체: Dessance (2014, 카페/호텔/레스토랑 부문), 디자이너: Joseph Grappin

사업체: Maison Plisson (2016, 식품 부문), 디자이너: Nicolas Andre

사업체: Toraya (2016, 카페/호텔/레스토랑 부문), 디자이너: Dorell Ghotmeh Tane

(좌) 사업체: Mark’style Tokyo (2018, 실내 장식 용품 부문), 디자이너: Joseph Grappin

(우) 사업체: Monsieur (2018, 패션 부문), 디자이너: Sugar-Julien Fajardo

국제 도시 파리 (Paris) 에 걸맞는 서비스와 이미지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시작된 ‘파리 매장&디자인 (Paris Shop&Design)’ 은 사업자간의 긍정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디자이너의 수요를 높일 것이며 이외에도 파리 시는 디자인, 건축 혹은 패션 학교 등에 소속된 유능한 인재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파리 레지던스 프로젝트인 ‘Les ateliers de Paris’ 등을 통하여 창작의 힘을 빌린 도시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파리 매장&디자인 (Paris Shop&Design) 웹사이트

http://www.parisshopdesign.com

리포터_장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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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매장디자인 #상업공간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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