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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경험하는 코로나19

 

 


코로나19 상황 중에 오픈한 전시의 배너 이미지. 전시관에서 방문자들의 체온을 재기 시작하면서 부터, 캐릭터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다. / ©Phunk

 

 

싱가포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 중의 하나로, 보건부가 2월 7일에 황색경보를 발령하면서, 사회 전반에 파동이 일고 있다. 같은 바이러스라도 대처하는 정부와 산업 각계, 시민들의 행동이 다르고, 다름을 관찰하는 것은 종종 디자인 영감을 가져다주기에, 이번 글에서는 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발견되는 현상을 전한다.

 

 

싱가포르의 코로나19로 인한 황색 경보 발령은 곧, 시민들의 생필품 사재기로 이어졌다. 24시간 운영하는 대형마트에는 새벽까지 손님들로 붐비고, 휴지, 라면, 기저귀 같은 품목은 진열대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물건을 독점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계산하기까지 한두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물건을 그 자리에 두고 자리를 뜨는 경우도 있어, 이런 상황을 고발하는 각종 신문기사와 브이로그들이 생산됐다. 이는 평소 자신들의 선진적인 시민의식에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싱가포르인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사건이었다. 이런 현상은 2주간 과열되다가, 점차 누그러들고 있는 추세이다.

 

 


자신을 좀비영화와 게임 애호가라고 소개하는 네티즌의 포스팅. 사재기 행렬이 지나가고 난 슈퍼마켓 진열대의 항목들을 보여주며, 좀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필요한 물건을 설명하고 있다. / ©Teo Hong Han

 

 


싱가포르 정부는 왓츠앱 메신저로 ‘코로나19의 환자 수치 변동과 사례, 전문가 소견, 생활 수칙, 권장사항, 정부 보조 사항’을 하루 세 차례 전달한다. 메시지에 이모티콘을 넣어, 심각성을 완화시키고 있다. 사재기가 시작된 시점, 정부는 여분의 생활필수품을 정부 차원에서 이미 확보해놓은 상태이니, 동요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 ©designforwhat

 

 

소비자들의 온라인 마트 소비 항목 중, 쌀이나 면 같은 식량류은 10배, 휴지, 기저귀, 생리대와 같은 지류는 5배, 손소독제나 건강보조제 등의 개인위생 건강 보조 품목과 세제류는 6배로 판매가 증가했다. 온-오프라인 슈퍼마켓 체인 페어프라이스FairPrice도 분유, 쌀, 음료, 소독제, 휴지 품목의 소비가 대폭 늘어, 특정 항목(휴지 4팩, 쌀 2봉지, 라면 4꾸러미)에 한해, 일인당 구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구하기 어려워, 직접 만들어 사용하거나 인근 말레이시아에서 공수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몸이 불편한 사람만 마스크를 쓰도록 공식적인 홍보가 이뤄진 상태이고, 싱가포르 정부는 동네 주민센터들을 통해, 한 가구당 4개의 마스크를 배포한다.

 

 

유치원, 학교, 회사에서는 실내에 들어가기 전과 들어간 후, 체온을 두 차례 잰다. 대형 회사는 두 그룹으로 직원을 나눠, 다른 장소에서 근무를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마스크를 쓴다. 종교단체는 회중을 여러 그룹을 나눠, 각각 다른 장소에서 예배 모임을 갖고, 몸이 아픈 사람들은 실시간 유튜브 예배를 시청한다. 화폐를 통한 감염을 우려하여, 헌금은 QR코드로 온라인 이체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한 교회의 온라인 실시간 예배 중 헌금시간에 보여주는 QR코드 / ©designforwhat

 

 

코로나19로 각종 온라인 배달 서비스는 사업이 급속 활성화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Lazada’에 흡수된 싱가포르의 대표 온라인 마트 ‘레드마트RedMart’는 주문량이 평소의 300배로 폭주했다. 배달 서비스 예약 스케줄이 일주일 이상 가득 차 주문이 불가능하거나, 하루 이틀이면 받을 수 있던 물품을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사재기가 한창 과열된 시점에는 고객 한 명이 800Kg에 달하는 물건을 주문하는 상황이 벌어져, 원성을 샀다. 레드마트 온라인 서비스 중에서 고객들의 호평을 받는 것 중의 하나는 소비자가 이미 배달 주문을 마친 뒤에도 운송차량 출발 직전까지 물건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현재는 해당 서비스 제공 시간을 단축시키고, 배달 예약을 이틀 치만 열어, 소비 과열을 방지하고 있다.

 

 


레드마트의 배달 예약 페이지 / ©designforwhat

 

 

음식 배달 서비스 그랩Grab, 딜리버루Deliveroo의 경우, 주문량이 20퍼센트 늘었고, 푸드팬더Foodpanda도 10퍼센트 증가했다. 회사 측에서 배달 직원의 체온 체크와 배달 전후 위생 관리를 강조하고, 마스크와 소독제를 무상 제공한다. 배달 뒤 직원이 손님에게 배달 완료 서명을 받는 과정을 생략하거나, 직원이 손님이 보는 앞에서 대신한다. 자가격리가 필요한 배달 직원은 14일간 매일 100~200달러씩 재정지원을 받으며, 법적으로 프리랜서 등록 후 근무 중인 직원은 보조금 200달러를 한 차례 받는다.

 

 


싱가포르의 지역 미담 / ©designforwhat

싱가포르는 ‘Kampong (마을 공동체)’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 주공아파트 단지의 거주자가 마스크와 손소독제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이 시점, 이웃을 위한 손소독제를 엘리베이터에 자발적으로 걸어놓자, 주민들이 호응하며 마스크를 삼삼오오 가져다 놓은 미담은 한동안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화제가 되었다.

 

 

싱가포르는 영토도 작고, 조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 정보 확산 속도가 한국 못지않게 빠르다. 인지심리학자들은 거짓 정보일지라도, 반복적으로 공유되면, 특정 집단행동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그룹 안의 과반수가 같은 행동을 하면, 소수도 동요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영어, 중국어, 타밀어 등의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싱가포르 시민들은 국내외 해외 뉴스에 접근하기 유리해서 특정 현상에 대한 더욱 균형 있는 관점을 가질 수 있을 법 하지만, 조밀한 소셜 네트워크와 ‘Kiasu (驚输)’로 표현하는 싱가포르인들의 무리 안에서 하나도 놓치지 않고, 뒤처지지 않으려는 특성은 특정 정보의 과열된 공유와 예상 밖의 집단행동을 초래하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한 실질적 문제에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가 더해져서 발생하는 다층적인 사회 문제들 속에서 디자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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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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