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모던 기차,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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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의 배너 이미지 / @2020 Orient Express
지금 싱가포르에는 특유의 운치와 미감으로 충만했던 19세기에 동서양을 횡단하던 열차, 오리엔트 익스프레스Oriental Express가 정차해있다. 이번 전시는 아랍세계연구소Arab World Institute와 싱가포르 관광청의 파트너십으로 개최되었다. 열차 본체와 내부의 시설물, 소품까지 그대로 프랑스 파리에서 대형 선박으로 옮겨 와, 싱가포르의 가든스바이더베이Gardens by The Bay 옆에 팝업 전시로 내년 6월까지 선보인다. 참고로, 싱가포르는 커뮤니티 안의 코로나 감염인이 매일 0~1명으로 줄어들어, 12월 28일부터는 안전 경계가 한 단계 완화될 예정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전시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내에 머물 수 있는 제한 관람객 수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전시 파사드(위)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아래) / @2020 Orient Express
증기기관차(위)와 1등칸 풀만Pullman(아래) / @2020 Orient Express
럭셔리의 상징이었던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의 승객실 내부(위)와 화물칸 내부 모습(아래) / @2020 Orient Express
전시는 605평 규모로, 프랑스 디자이너 르네 프루René Prou가 인테리어 연출을 한 증기기관차와 열차, 300여 소품으로 조성되었다. 관람객들은 열차 내부의 상감세공 기법으로 조화롭게 연출된 화려한 꽃 모티브에 매료되고, 문학과 영화의 중흥기였던 모던타임스 분위기에 젖어든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열차가 만들어진 1883년 이래, 마치 무대 세팅같은 드라마틱한 아름다움과 승객을 최고층 귀족으로 우대하는 서비스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승객실 내부 디테일들 / @2020 Orient Express
영국 캐비닛 제조자 앨버트 듄Albert Dunn의 도면에 기초하여 1925년에 만들어진 열차 내부는 스페인 코르도바Cordoba 지방의 엠보싱 가죽으로 마감된 천정부터 시작해서, 마호가니 소재에 정교한 마케트리Marquetry 기법으로 꽃을 표현한 벽면, 이탈리아의 제노아Genoa지방에서 새틴 원단에 실크로 가공하여 생산한 최고급 벨벳 커튼, 프랑스 브랜드 랄리크Lalique 특유의 입체감이 살아있는 크리스털 오너먼트와 파리의 고블랭Gobelins 공장에서 직조한 태피스트리 외에도 디테일이 생생한 은 소재 식기로 가득하다. 객실 안의 탁자에 놓여있는 옛 신문에는 중동의 근대화와 유럽 내의 전쟁까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가 1883년부터 1956년까지 연결하던 나라들의 정세가 생생한 헤드라인으로 인쇄되어 있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의 노선도 / @2020 Orient Express
전시장 내부와 쇼케이스 모습 / @2020 Orient Express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 포스터들 / @2020 Orient Express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자주 찾던 애거사크리스티Dame Agatha Mary Clarissa Christie, Lady Mallowan와 같은 유명인사의 소지품,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당시 영화 포스터들, 루이비통의 초기 여행가방으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미슐랭 스타 셰프 야닉 알레노Yannick Alléno가 19세기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에서 먹던 음식과 상차림을 고증하여 만든 메뉴를 선보이는 열차 내 다이닝 경험은 관람객이 1920년대를 살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열차 외부의 카페에서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의 노선에 자리한 파리, 베니스, 비엔나, 이스탄불 특유의 커피와 함께, 오리엔트 익스프레스가 현재 정차되어있는 싱가포르식 커피를 내고 있다.
19세기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의 이미지의 재연 / @2020 Orient Express
이번 해에는 항공 여행은 고사하고 기차 여행 한 번 못한 사람이 허다하다. 여행이 쉽지 않은 때라도 안전하게 여행하는 기분을 누리자는 취지로 꾸려진 이번 전시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덕에 멈춰있어도 시간을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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