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지며 경기 회복세가 가파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10.5%를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7.5%, 6.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은 특히 보복 소비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고용률을 보이고 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인파로 인해 뉴욕의 대표 상권들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북적거리는 등 빠른 회복이 특징이다. 이런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뉴욕의 대표 패션 쇼핑 지구 소호는 코로나19 이전처럼 감각적인 윈도 디스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중에서도 소호의 에릭 엠마누엘 리테일 공간에서는 여러 예술가들이 모여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뉴욕 선샤인이 최근 1톤이 넘는 대형 ‘꽃’을 설치했다. 

ⓒnew york sunshine

무려 19피트의 높이를 자랑하는 강철 꽃은 5개의 핑크색 농구대로 꽃다발 형태를 하고 있다. 좁은 윈도 디스플레이에 거대한 강철 꽃을 설치하기 위해 부위별로 절단, 설치되었다. 해당 작품을 설치한 뉴욕 선샤인 측은 “마치 유리병 속에 모형 배를 만드는 작업 같았다. 공간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자르고 기울이는 작업을 거쳤다. 결론적으로 꽃 모양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해당 작품을 설치한 작가 에릭 마르가리티스는 까다로운 작품 설치를 위해 캐비닛 공장을 운영하는 자신의 아버지와 세밀한 상담과 조율을 거친 뒤 진행했다고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해당 거대한 꽃 디스플레이는 뉴요커들의 농구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코로나19 시대 이전, 10대 청소년들이 모여 공원에서 농구를 하는 모습이나 아이들이 학교에서 농구를 하는 풍경은 이제 생소해졌다. 이처럼 남녀노소 농구에 관련된 추억이 있는 만큼, 해당 꽃 디스플레이는 추억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희망을 선사한다. 백신이 보급화되며, 다시 다 함께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러한 디스플레이는 에릭 엠마누엘 브랜드가 스포츠 전문 웨어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에릭 엠마누엘은 뉴욕에서 제작하는 패션 브랜드인 만큼, 뉴욕 선샤인의 대형 꽃 디스플레이는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함께 설치된 철물 사물함은 미국 학교 내 스포츠 시설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에릭 엠마누엘 매장 제품들이 전시됨과 동시에 매진된 상품들은 사물함을 닫아 시각적으로 제품 수량을 즉각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사물함은 철제 대형 꽃 디스플레이와 조화를 이루며, 딱딱하고 모던한 재료들이 어떻게 감성을 자극한다. 보복 소비와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소비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오프라인 매장이 어떤 시각적인 요소를 전달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강기향(미국 / 뉴욕)

gihyangkang@gmail.com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패션디자인학과 졸업

(현) Meijer 아동복 테크니컬 디자이너(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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