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위아에이블WERABLE은 양손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한 손으로도 입고 벗을 수 있는 여성복을 디자인한다. 주 타깃층은 뇌졸중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인데, 재활훈련자나 장애인을 위한 기능성 옷들에 대한 인식을 흔드는 멋스러움이 돋보인다. 위아에이블은 보기에 따라서 ‘Wearable(입을 수 있는)’, 또는 ‘We are able.(우리는 가능해.)’로 읽힌다. 신체 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이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원하는 옷을 입고 벗으며, 자기 효능감을 되찾도록 도우려는 의도가 보인다.
트랜스포머블 볼레로Transformable Bolero @ WERABLE
위아에이블의 공동창업자 클라우디아 포CLAUDIA POH가 파슨스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면서, 흔히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을 가진 친구를 위해 ‘케어 콜렉티브Cair Collective’라는 이름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 위아에이블의 모태가 되었다.

'케어 콜렉티브' 프로젝트에서 손을 이용하지 않고 옷을 입는 방법을 실험한 과정 @ WERABLE
'케어 콜렉티브' 프로젝트의 결과물 @ WERABLE

볼록하고 오목한 면끼리 서로 감기면서 적당한 자력을 가진 평면 자석끼리 만나는 구조의 버클 @ WERABLE

‘트랜스포머블 볼레로Transformable Bolero(이미지 가운데)’는 의료용 팔 보호대나 석고 붕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감싸는 디자인이다. @ WERABLE
‘이지그립 버클'을 이용한 셔츠와 코트는 품이 넉넉해서 입고 벗기 편리하면서도 몸의 곡선을 살려 재활 중인 여성도 신체 본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 @ WERABLE
누구라도 평생을 살다 보면 두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못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부상으로 인해 붕대나 깁스를 한동안 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뇌손상의 후유증이나 노환, 장애로 손의 움직임이 장기간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일상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동반자가 함께 하지 않는 경우, 혼자 옷을 입고 벗는 것도 힘들어지면, 육체적인 어려움은 심리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활동 보조자가 선택하는 옷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무조건 입어야 할 때 느끼는 박탈감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재활훈련자와 주변인들의 하루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문제이다. 눈에 띄고 싶지 않은 의료기를 숨길 수 있는 여유 공간과 쉽게 여닫을 수 있는 안정적인 장치를 가진 위아에이블의 옷은 고마운 디자인이 아닐까?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 PLUS Collaboratives 경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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