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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낙관적 작업들 New Optimistic Works

디자인 작업은 여러 사람의 만남이며, 다양한 과정의 순환이다. 디자인을 상상하는 사람과 실체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디자인 창작물을 가공해내면, 구매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디자인에  새로운 의견을 더해가며, 디자인은 더욱 발전되고, 도시 안에 디자인 경쟁력이 생긴다. 현재 싱가포르는 디자이너와 소비자층은 두터워지고 고급화되고 있지만, 디자인 양산은 저렴한 해외에서 주로 이뤄져서 싱가포르 안의 지역 제작사와 장인들의 기반은 약해지고 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가구, 제품 디자인 스튜디오 중의 하나인 스튜디오주주는 전통적인 국내 제조업체들과 싱가포르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주선해서 프로토타이핑 실험을 진행하는 프로젝트, ‘새로운 낙관적 작업들’을 진행했다. 

 

 

 

 


싱가포르의 도자 공방과 산업디자이너가 협업 가능성을 탐험해보기 위해 디자인한 도자기 / 디자인 제작; 식기(왼쪽, 오른쪽) @ 스튜디오주주STUDIO JUJU X 머드 락 세라믹스, 꽃병 (가운데) @ 한스 탄HANS TAN X 머드 락 세라믹스, 사진@Designforwhat

 

 

 

 

 

수 십 년간 철제 기구들을 손수 만들어왔지만 이제는 모든 일감이 중국으로 넘어가, 고객들의 간혹가는 물건 땜질 주문만 받게 된다는 촙 와 힌 메탈 시트 워크Chop Wah Hin Sheet Metal Works의 70대 주인, 부모님의 목공소를 물려받아 운영을 시작했지만 기본적인 기술만 있을 뿐 디자인에 대한 혜안이 부족하다는 시부이 퍼니처 콜렉티브Shibui Furniture Collective의 젊은 사장님, 싱가포르에 몇 없는 유리 제작 업체 머드 락 세라믹스Mud Rock Ceramics와 티파니 로이Tiffany Loy, 한스 탄Hans Tan, 나단 영Nathan Yong, 포레스트&웨일Forest & Whale, 김 초이Kim Choy 같은 싱가포르의 디자이너들과의 만남이 주선됐다. 

 

 

 

 


물푸레나무를 깎아 만든 스툴 / 디자인 제작 @김 초이KIM CHOY X 시부이 퍼니처 콜렉티브 SHIBUY FURNITURE COLLECTIVE, 사진@Designforwhat

 

 

 

 


폴리우레탄 코팅한 강철로 만든 스프링 테이블 / 디자인 제작 @스튜디오주주STUDIO JUJU X 와 체 엔지니어링 워크WAH CHYE ENGINEERING WORK, 사진@Designforwhat

 

 

 

 


폴리에스터와
폴리메칠메타크릴레이트 섬유로 만든 은유적인 오브젝트 / 디자인 제작 @티파니 로이 TIFFANY LOY, 사진@Designforwhat

 

 

 

 

‘싱가포르는 건국의 역사도 짧고, 디자인 역사 또한, 길지 않은 나라 중의 하나이다. 1960년 중기부터 정부 주도로 ‘메이드 인 싱가포르’ 제품을 개발해보려는 시도가 이뤄졌고, 미국과 호주의 영향을 입어 상품성이 있는 산업디자인 제품을 양산해보기 시작했지만, 70-80년대에는 북유럽 가구 디자인 모방에 가까웠고, 자국민들도 현재까지 브랜디 입지가 있는 일본이나 유럽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 사이에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해외 브랜드의 생산 공장을 유치하기도 했지만, 결과물들이 싱가포르의 정체성이 담긴 디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해외에서 들여오는 하이엔드 공정이라 싱가포르 기존의 소규모 공장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기는 어렵다. 2010년에 들어,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담은 여행기념품을 디자인하는 움직임이 이어졌고, 이를 판매하기 위한 편집샵도 활성화됐지만, 싱가포르 건국 50년을 지나면서 대부분 사업을 정리했다. 젊은 싱가포르 디자이너들은 상대적으로 괜찮은 임금을 받는 UI/UX 직군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싱가포르 디자인의 새로운 DNA를 확장하려는 실험적인 작업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Making It Together: From “Made in Singapore” to “Designed in Singapore” / Justine Zhuang 리포트 요약)

 

 

 

 

 

가마 안에서 자투리 유리 조각을 무겁게 눌러 붙이거나, 색상 유리 조각을 빈틈없이 정확히 붙여가며 면을 만드는 새로운 공법을 함께 시도하고, 익숙한 형태의 표면 처리나 색상을 달리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탐구했다. 기계적으로 완벽하게 조정한 황금 비율은 아니지만, 손으로 그려 맛이 살아있는 굴곡처럼 철제 원통을 구부리고, 거친 표면을 도장하지 않아 날 것의 물성이 느껴지는 소가구를 제작했다. 오래된 장인에게는 동시대의 디자인 감각이 더해지고, 디자이너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상생의 협업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전자와 통조림통 소재인 아연도금 강판으로 만든 탁상 조명(왼쪽)과 옛날식 텔레비전으로 상영한 작업 영상 (오른쪽) / 디자인 제작 @스튜디오주주STUDIO JUJU X 촙 와 힌 시트 메탈 워크 CHOP WAH HIN SHEET METAL WORKS, 사진@Designforwhat

 

 

 

 


아연도금 강판을 용접해서 만든 화분 / 디자인 제작 @포레스트&웨일FOREST & WHALE X 촙 와 힌 시트 메탈 워크 CHOP WAH HIN SHEET METAL WORKS, 사진@Designforwhat

 

 

 

 

 


산화알루미늄을 두드려 만든 테이블 / 디자인 제작 @ 나단 영NATHAN YONG X 베어메탈코BAREMETALCO, 사진@Designforwhat

 

 

 

 


손글씨와 철제 프레임으로 담백하게 연출한 전시장 풍경
  / 사진@Designforwhat

 

 

 

 

결과물을 모아놓은 전시장에서 영상을 옛날식 아날로그 텔레비전으로 틀고, 벽면 텍스트를 손으로 적고, 포디움 위의 작은 오브젝트를 마스킹 테이프로 고정한 연출도 프로젝트의 성격과 잘 어우러졌다.

 

 

 

‘새로운 낙관적 작업들’을 기획하고 진행한 스튜디오주주는 프로토타이핑 결과물들을 모아놓은 이번 프로젝트에 ‘날 것, 그 자체로 준비를 마친 Raw and Ready’ -이라는 이름표를 붙였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기업의 완벽한 디자인 쇼케이스와는 스케일이 다르지만, 유연한 생각과 새로운 관점을 가진 디자이너와 오랜 시간 물건을 만들어와서 훌륭한 경험이 있지만, 어느 순간 일감이 마른 기술자들이 만나, 앞으로 진행해 봄직한 작업들을 낙관적으로 탐구해보며 만들어낸 중간 결과물들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낮은 전시대에 배치한 프로토타입 모델들과 사용된 소재들 / 사진@Designforwhat

 

 

 

 

스튜디오주주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필요를 서로 연결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세심하고 진중하게 창조적인 협업을 조정해가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완벽에 가깝지는 않지만, 아름답고 사용성 높은 것들을 만들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며, 앞으로도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디자인을 바라보던 경제적 관점에 당위성과 낙관성이 더해질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선순환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차민정(싱가포르)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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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디자인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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