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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대를 아우르는 노인요양시설 “52칸의 툇마루 [52間の縁側 ]”

ⓒ Yamazaki Kentaro Design Workshop

 

 

세계 고령인구 비율 1위의 일본은 현재 전체 인구수 약 1억 2천 494만 7명으로 총인구는 2010년을 정점으로 13년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인구( 65세 이상) 비중은 29.1%이다. 제2차 베이비붐시대(1971년~1974년)에 태어난 세대가 65세 이상이 되는 2040년에는 35.3%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부터는 고령인구 증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한국이 일본을 앞질러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필자가 속해있는 테니스 클럽의 최고령자는 현재 89세 이시다. 잘 뛰지는 못하시지만 무난하게 랠리와 테니스 경기를 즐기신다. 여든이 넘었어도 건강한 분들은 자유롭게 운동도 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혼자 생활이 힘든 분들은 대부분 주간보호 센터를 이용하거나 방문요양, 실버타운입주, 주야간 보호 등 다양한 요양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인구 3분의 1인 고령자가 이용하는 다양한 요양 플랫폼을 수용하는 일본 건축물들은 사회가 마주한 모습들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 것일까.

 

 

일본 치바현 야치요시 시의 요네모토 지구는, 1970년대에 건설된 3000호의 단지가 자리 잡은 후, 현재는 고령화가 진행되는 동시에 맞벌이, 편부모 가정의 아이들의 돌봄과 혼자 있는 아이들의 식사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적 요양 플랫폼 ‘이시이상집[いしいさん家]’를 운영하는 이시이 히데씨카즈씨가 지역 NPO( 비영리 단체, Non-Profit-Organization)와 함께 6년에 걸쳐 앞서 언급한 문제에 봉착한 요네모토 지구의 사회적 문제를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실현해 낸 건축물이 2022년 12월 완성되었다. [ 참고; 사회문제 관련 클라우드 펀딩 회사,Goodmorning]

 

건축설계는 이미 일본에서 신후지호스피스 건축[新富士のホスピス]으로 주목을 받은 ‘야마자키 켄타로 디자인 워크숍’에서 맡았다. 이 건축의 목적은 데이케어센터(주간 요양 보호소) 이지만 지역사회에 개방되어 있다. 지역의 부모와 아이들의 모임장이 될 수 있도록 정원 조성 워크숍, 공생 카페, 공부방, 혼자 있는 아이들의 보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실제 이용자인 고령자가 치매나 장애, 노화로 인해 신체적 불편함이 있어도 ‘일상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간병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한편, 고령자와 아이들과의 접점을 늘려, 고령자의 뇌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며, 이해도 및 인지력 향상을 검증하는 것과 동시에 다세대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Yamazaki Kentaro Design Workshop

 

 

건물의 깊이는 4.55m이다. 건물 부지는 남북 방향으로 길고 좁은 형태로 뻗어있으며, 땅은 북쪽으로 내려가는 경사지이기 때문에 북쪽 끝은 2층 구조이며 아랫부분에는 필로티가 있다. 테라스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계단이 있기는 하지만, 필로티를 지나 남쪽 지면으로 올라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주 동선이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대나무 울타리는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이 함께 워크숍에서 만든 것이다.

 

[필로티 : 일 층은 기둥만 있는 공간을 남기고 이층 이상을 사용하도록 한 건축 양식; 또, 그 상태의 공간, 프랑스어로 pilotis라고 한다. 르코르뷔지에가 제창한 근대 건축 방법의 하나. 건축물의 1층은 기둥만 서는 공간으로 하고 2층 이상에 방을 짓는 방식이다. 원래는 건축의 기초를 받치는 말뚝이라는 뜻이다. ]

 

ⓒ Yamazaki Kentaro Design Workshop

 

주요 구조는 나무로 된 프레임이 연속으로 이어져 있으며, 각각의 방은 “상자”형태로 외부 테라스와 번갈아 배열되어 있다.

 

ⓒ Yamazaki Kentaro Design Workshop

이 건물은 지역 주민을 위한 카페와 작업장, 노인을 위한 ‘거실’, 전통적 다다미로 된 별채와 욕실을 주 공간으로 두고 있다. 주 실내 공간 사이사이에는 야외 공간을 두고 있다. 또한, 건물 내에 창문들은 공간 경계선으로서 디자인을 하는데,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예를 들면, 카페와 테라스 사이의 창가에는 쉴 수 있는 데이베드를 배치하여 홀로 쉴 수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듯한 이타카[居方]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자칫 수평적으로 길게 뻗어있는 공간이 밋밋할 수 있었겠지만, 사람스케일에 맞게 구획되어 있어 곳곳에 작은 공간들을 마련함으로써 다양한 쓰임새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고립됨에서 벗어나 건축을 통해 지역 사람들과 어린이들과 자연스럽게 소통을 이끌어내는 “52칸의 툇마루 [52間の縁側 ] ”를 보면서 건축가의 고민과 타협, 선택의 순간으로 빚어진 아름다운 공간에서 진정한 건축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 Yamazaki Kentaro Design Workshop

참고사이트

https://ykdw.org/works/long-house-with-an-engawa/

https://www.ishiisanchi.com/

https://camp-fire.jp/goodmorning 

박혜연(일본(고베))
(현) 프리랜서 디자이너, 작가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제품디자인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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