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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의 EV: BMW + TYDE

 


화창하게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지나치게) 고층 건물이 없는 뮌헨의 어딘가에서는 저 멀리 알프스가 보인다. 파란 하늘 아래 만년설이 빛나고 그 광경에 홀린듯 남쪽의 알프스를 향해 차를 몰다보면 꽤나 많은 크고 작은 호수들을 만나게 된다. 그 호수 위에는 하얗게 펄럭이는 돛들이 하나둘씩 펼쳐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여름이 목전에 왔음을 알리는 신호다. 지금은 아우디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필자의 옛 동료는 (아마도 10여 년 전으로 기억한다) “나랑 주말마다 요트 학교에 가서 라이센스를 따자! 언젠가 오래된 작은 요트를 사서 쓸만하게 고친 다음, 여기저기 몰고 다니자구!” 라며, 본인의 버킷리스트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그때 친구의 제안을 따랐다면, 지금은 요트는 없어도 면허는 생겼을텐데… 하는 후회가 드는 계절이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이 언젠가는 전기 (혹은 친환경 연료)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탄소배출이 높은 연료가 아닌 친환경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그들의 목표로 삼고, 탈내연기관을 발표했다. 2030년이 되면 더이상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브랜드도 있다. 자동차뿐이 아니다. 전기 자전거, 전기 바이크와 전동 킥보드 등 땅 위의 모든 탈 것들은 전기화 되고 있고, 일정 궤도에 올라 이미 가속도를 받은 상태다. 이제 육상에서 검증되고 발전된 기술들이 새로운 공간, 물과 하늘을 가르키고 있다. 본 리포트와 다음 편에서는 전기를 이용한 탈 것을 물과 하늘 위로 옮기려하는 두가지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뮌헨 근교 남서쪽에 위치한 커다란 호수 슈탄베어거제 (Stanbergsee)로 가보자. 슈탄베어거제는 뮌헨에서 지하철 (Sbahn)로도 이동이 가능할 만큼 가까우면서 시야의 방해 없이 알프스를 바라볼 수 있을만큼 탁트인 전경으로 많은 부자들에게 매력적인 도시 (비싼 전원마을) 이다. 이 호수의 한쪽 편에 본사를 둔 TYDE (www.tyde.one) 는 전기배터리와 수중날개 (hydrofoil: 선체의 하부에 설치되어 정지시에는 수중에 잠겨 있지만, 항주시에 양력을 발생시켜서 선체를 수면 위로 띄워서 아무런 저항없이 고속 주행을 가능케 한다 / 이 기술을 이용한 선박을 수중익선-hydrofoil boat 라고 부른다.) 등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친환경 럭셔리 선박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역사와 헤리티지가 없는 스타트업 기업인 TYDE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내연기관 자동차 브랜드에서 E-Mobility 브랜드로 변화하고 있는 (뮌헨이라는 지정학적 이점도 한 몫했을 것이다.) BMW를 파트너로 택한 것이다. TYDE가 가지고 있는 수중익선 기술이 i시리즈의 전기차로 다져온 배터리 기술과 양산 기술을 만나고 거기에 i시리즈의 디자인 헤리티지가 더해져서 세상에 없던 럭셔리 전기 보트 THE ICON (이하 아이콘)이 탄생했다. 

 

 


아이콘은 유명한 모터쇼나 CES와 같은 Tech쇼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인 76회 칸 필름 페스티벌 (Cannes Film Festival)을 기념하여 발표되었다. 칸 (Cannes)이라는 도시는 프랑스 남부 대부분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유명한 관광지이자 부유층의 휴양지로 알려진 곳, 항구에는 호화요트들이 정박해 있고, 고급차들과 호텔, 리조트가 즐비한 곳이다. 공동 제작사인 BMW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차려입은 아이콘은 이러한 비싼 휴양지를 찾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칸의 해변을 유영하는 THE ICON (이미지 출처: press.bmwgroup.com)




커다란 프리즘과 같은 형상의 외관은 샴페인 빛깔의 선박의 하부와 골조 위에 칸의 바다와 하늘 색을 닮은 옥색 빛의 지붕이 얹혀있는 구성이다. 종이접기를 한 것과 같은 면들이 대각선으로 불규칙하게 만나면서 바다와 하늘을 반사시키는 이미지도 흥미롭다.  





 

 칸의 하늘과 바다, 육지를 모두 담아내는 THE ICON (이미지 출처: press.bmwgroup.com)




육상의 강자 BMW, 땅위에서 해볼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뤘을 이 회사가,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수상이라는 환경에서 TYDE를 만난 것은 모든 이동수단을 친환경, 전기화 하려는 그들의 비전과도 일치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BMW i시리즈 전기차에 쓰이는 240kWh 배터리팩 6개를 탑재한 아이콘은 최대 134마력의 전기모터 2개로 운항하는데, 최고 속도 30노트 (55km/h)로 완충 시 최대 100km의 항해가 가능하다. 해양 (파도와 바람 있는 물)이라는 환경에서 공기뿐 아니라 물의 저항을 거스르며 주행하는 선박의 에너지효율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TYDE가 선물한 것은 수중익선 기술. 선체 하부에 설치된 수중 날개가 고속 주행시 선체를 물밖으로 완전히 들어올려, 엄밀히 말해 물에 떠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물 위 공기에 떠서 주행하는 셈이다. 이 기술을 통해서 아이콘은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른 주행이 가능하며, 기존의 선박들에 비해 최대 80%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THE ICON 하부의 수중날개와 배터리 설치도 (이미지 출처: press.bmwgroup.com)





 

 수중익선 상태의 THE ICON (이미지 출처: press.bmwgroup.com)





선박의 내부는 럭셔리 보트라는 수식어답게, 고급스런 호텔의 응접실을 연상시킨다. 옥색의 카펫과 안락의자 너머로 펼쳐지는 푸른 하늘과 바다는 자연과 선박 내부의 경계를 없애는 시각적 경험을 하게 한다. 운전석에서 확인이 가능한 BMW의 최신 OS와 영화제에서 공개한 것과 조화를 이뤄,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Hans Zimmer)가 참여한 사운드로 이뤄진 청각 경험 역시 럭셔리하다. (BMW의 전반적인 사운드 경험에 대한 정보는 여기로: 링크)






 


 

 

 THE ICON 의 인테리어 (이미지 출처: press.bmwgroup.com)





육지 위를 달리는 BMW i시리즈 전기차들의 행렬이 칸으로 향하고, 해변에 정박한 아이콘으로 이동해서 다시 바다를 누비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땅 위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최소한의 탄소배출을 허락하는 이동을 만들겠다는 BMW와 TYDE가 그리는 미래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THE ICON 이 정박되어 있는 항구의 실제 모습(상)과 연상도(하) (이미지 출처: press.bmwgroup.com)

  

 

 



 

 

 

 

 

참고 사이트 / 자료 

tyde.one

press.bmwgroup.com

bmw.com/en/electric-future/the-icon-electromobililty-on-the-water.html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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