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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의 시선으로: BMW 스마트 글라스

 

올 여름 여러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장 많이 보였던, 그리고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주제는 Ai를 이용한 디자인, 그리고 애플의 VR 헤드셋인 Apple Vision이었다. 여전히 궁금증과 의심이 남는 제품이지만, 직접 사용해본 것이 아니기에 기술과 자인이 만들어낸 혁신을 향한 넘치는 호기심만을 남겨두고 내 손에 쥘 수 있을 때까지 제품에 대한 평은 미뤄두려고 한다. 필자가 삼성 애니콜과 모토로라를 뒤로하고 아이폰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애플에 대한 경외감은 어쩌면 모든 신제품을 이유없이 칭찬하게 만들어버린 감이 없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말을 아끼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레이어를 통한 생활의 변화는 의심할 여지 없이 정해진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이미 다양한 스마트 글래스와 헤드셋 프로젝트들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15-6년의 산업디자인 경력 중, 처음으로 AR/VR/MR 글래스 디자인을 경험했던 때가 아마도 2013-4년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 의료, 물류 및 산업 현장,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위한 여러 스마트 글래스 프로젝트를 담당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시나리오를 자랑했던 것이 운전 중 사용하는 스마트 글래스 디자인이었다. 당시 근무하던 뮌헨 소재 디자인 에이전시의 고객사였던 BMW는 새롭게 바뀌게 될 차량내 (운전/탑승)경험의 다양한 시나리오 모색을 위해 여느 자동차 브랜드들처럼 머리를 쥐어짜내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내부 인력들이 신제품 (혹은 그 후속 제품) 개발에 집중되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는 다양한 Vision 프로젝트들은 외부의 협력사들에게 의뢰되는데, 공개와 함께 유명해진 BMW Mini의 AR 글래스 후속 모델의 개발에 숟가락을 얹을 기회가 생겼다. 






 

MINI AR glasses - 필자가 디자인에 참여한 제품이 아님을 밝힘 (이미지 출처:press.bmwgroup.com)





이틀에 한번 꼴로, 뮌헨 외곽의 BMW 기술개발동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다양한 버젼의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고, 주행 실험을 하고, 광학 기술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설계 담당자, 디자이너 등과 좁은 Mini Cooper 안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냈던 기억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기존 Mini의 스마트 글래스가 가진 무게감, 발열 (착용하고 있으면 3-4분 내로 이마가 뜨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배터리 효율,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다양한 형태의 자연광 아래서 그래픽 정보가 오류없이 인지되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개발을 하는 모두가 톰크루즈 (미션임파서블의 주인공)가 와도 해결할 수 없는 미션인 것 같다며 혀를 차던 경험을 했다. AR 글래스의 핵심인 디스플레이 기술은 별도의 내장 디스플레이의 사용이 아닌, 글래스 표면에 투영 (Projection)되는 방식을 활용했었다. 그때는 흰색과 빨간색의 (그 안에서 명도 변화) 두가지 색감만 구현할 수 있었던 레이져 프로젝션 방식은 특정한 자연광 아래서는 정보가 보이지 않는 기술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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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BMW가 발표한 따끈따끈한 스마트 글래스는 이 모든 결함들을 해결한 인고의 시간을 지나 세상에 나온 것이리라. BMW Motorrad (motorcycle)은 Connected Ride Smart Glasses 라는 설명과 함께 오토바이 라이더들을 위한 고가의 장난감 하나를 내놓았다. 안전과 관련된 것이기에 논란의 여지가 많은 제품일 수 있지만, 오래전 BMW와 함께 AR 스마트 글래스를 만들며 경험한 ‘안전제일’ 주의의 그들을 믿는다. 





 

Connected Smart Glasses의 영상 도입부 (이미지 출처:press.bmwgroup.com)





겉으로 보기에는 라이더들을 위한 스포티한 선글라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글래스의 안쪽을 보면 우측 렌즈 위로 프로젝션을 위한 장치가 보인다. 빛의 난반사를 막기 위해 독특한 지붕을 마련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장치가 기술의 핵심이다. BMW connected app을 통해 블루투스로 연결된 이 제품은 이제는 많은 신상(?) 자동차에 기본으로 적용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안경의 안쪽 눈 앞으로 옮겨 놓은 격이다. 오토바이의 주행에 관련된 중요한 속도, 네비게이션, 기어 등의 정보들을 라이더의 시선 앞에 그대로 보여준다. 






 

Connected Smart Glasses 하드웨어 디자인 (이미지 출처:press.bmwgroup.com)





 

Connected Smart Glasses 인터페이스 디자인 (이미지 출처:press.bmwgroup.com)






앱을 통해 우측 렌즈 위에 프로젝션되는 정보의 위치를 변경할 수 도 있고 (개개인의 눈의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표시될 정보 (속도, 네비게이션, 기어, 위험 정보, 배터리 정보 등) 들을 설정할 수 도 있다. 간단한 데모 영상을 통해 확인된 UI 그래픽의 색상은 흰색과 빨강, 녹색 (와우! 초록이 생겼어!)으로 여러 명도를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BMW 바이크를 탄다면, 주행 중에도 간단한 핸들부 버튼 조작으로 스마트 글래스와 연동할 수 있다. 




  


 

Connected Smart Glasses 착용 장면 (이미지 출처:press.bmwgroup.com)





가장 문제가 되었던 다양한 자연광과 외부 환경에 따른 인터페이스의 가독성은 필요에 따라 일반 투명 렌즈와 틴트 버전의 선글라스 렌즈를 교체할 수 있는 컨셉으로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들어 안전용 헬멧의 Visor가 어두울 경우에는 일반 렌즈를, 투명할 경우나 혹은 Visor가 없는 헬멧을 착용할 때는 선글라스용 틴트 버전을 착용하면 된다. (렌즈만 교체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소모가 적고, 발열이 거의 없는 프로젝션 방식은 Micro LED를 활용한 1세대 AR 글라스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기에 충분하다. 실제 프로젝션 방식을 채택한 BMW의 스마트 글래스는 발열이 없고, USB를 통한 완충 시 10시간의 라이딩이 가능하다고 한다. 영하 10도 (이 부분은 아직 갈 길이 멀다)와 영상 50도 사이의 온도에서 작동하는 이 멋진 장난감의 가격은 690 유로 (한화 약 100만원 가량)에서 시작한다. 


 


 

 

 

 

 

참고 사이트 / 자료 

press.bmwgroup.com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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