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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디자이너들의 고른 색상: ColorNetwork

 


디자인을 전공했는지와는 무관하게 우리 모두는 일상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들 한다. 내일의 일정을 위해 오늘 잠드는 시간과 내일 일어날 시간의 알람을 맞추는 행위부터, 아침에 일어나 입을 옷과 어울리는 색과 패턴의 양말을 신중히 고르는 행위 (사실 필자가 가장 고민에 빠지는 주제이기도 하다.)도 포괄적인 의미에서 디자인의 프로세스를 닮았다. 날씨가 어떤지 확인해야하고, 모임의 성격과 참가하는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해야하며, 모임 장소에서 먹게 될 식사의 종류는 무엇인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확한 리서치(내일 있을 일정의 성격을 파악하고)를 통해 논리적인 고민(일정에 어울리는 몇가지의 의상 조합을 늘어 놓고)과 신중한 결정(착장할 하나의 조합을 고르는)을 하는 과정은 ‘디자인’의 그것과 같다. 그 프로세스를 제대로 거쳐서 내일 모임에 어울리는 디자인 결정을 한다면, 고등학교 동창들이 모이는 삼겹살 회식에 빨간 이브닝 드레스를 입거나, 비지니스 관계자들이 모이는 파티 자리에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넓은 의미에서 디자인을 바라보면 비슷한 과정을 거쳐 파악/고민/결정을 매일 수십번도 넘게 하고 있는 우리는 모두가 디자이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주에 중요한 발표가 있는데, 나 뭐입을까?’ 필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고작 디자이너라는 이유로 감당할 수 밖에 없는 고민의 시간, 사실 당장 내가 뭐 입을지도 고민인데 말이다. TV 매체를 통해 자주 얼굴을 드러내는 패션디자이너/디렉터가 어느 방송에 초대 손님으로 나왔을 때, 평소 옷 못입기로 유명한 연예인에게 한 조언은 의외로 간단했다. “색상 조합만 잘 하면되요. 잘 모르겠으면 그냥, 같은 계열 모노톤의 상하의에 포인트 색상 하나만 들어간 양말이나 안경, 시계, 가방 등의 아이템을 고르세요.” 무척 성의가 없으면서도 그 상황에서는 가장 현명한 대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색상의 조합은 기본이고, 그만큼 가장 중요하다. 디자이너에게는 더욱 그렇다. 2023년 올해의 Pantone 색상은 ‘Viva Magenta’다. 마젠타도 어려운데 비바는 뭐냐며 툴툴거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만큼 ‘어떤 빨강인지 또는 어떤 파랑인지’는 디자이너들에게는 ‘달달한 팝콘인지 짭짤한 팝곤인지’만큼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 가끔 뉴스에도 보도 될 만큼 색상을 논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름이 Pantone 라면, 비교적 인지도는 낮지만 제법 다른 시각으로 색상을 바라보는 단체, 기업, 연구기관들도 많이 있다. 본편에서는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매년 신중하게 하나의 색상을 만들어서 발표하고, 한 해동안 다양한 적용을 시도하는 COLORNETWORK Ⓡ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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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그리고 유럽을 무대로하는 신생 컬러 연구기관:

COLORNETWORK Ⓡ (컬러네트워크: colornetwork.org)는 독일의 북서쪽 네덜란드와의 국경지역에 있는 아주 작은 도시 Bünde라는 곳에 위치해있다. 이 네트워크의 설립자이자 운영자인, Kartin de Louw와 Jorrit de Louw가 네덜란드와 독일 양국가의 아이덴티티를 가졌기에 이해가 된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둘은 Trendfilter (trendfilter.net)라고 이름지은 가구와 건축/인테리어 디자인에 관한 전반적인 트렌드를 연구하는 회사의 설립자이고, 컬러네트워크는 Trendfilter에서 운영하고 있는 개벽적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ColorNetwork & TrendFilter (이미지 출처: colornetwork.org / trendfilter.net)




 

 

Kartin & Jorrit de Louw (이미지 출처: trendfilter.net / colornetwork.org / photo by Afshin Schreer)






매년 발견하는 새로운 컬러:

이들은 매년 하나의 색상을 발표한다. 한 해를 대표하는 주제와 트렌드에 어울리는 색상을 고르고 그에 어울리는 서브 컬러들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정해진 색상은 ‘Viva Magenta’같은 형식이 아닌, 감성적인 작명을 하는데, 지금까지 만들어진 색상의 이름은 순서대로 ‘be rooted!’, ‘stay together!’, ‘give warmth!’, ‘pay attention!’, ‘feel jade!’, ‘dive deep!’, ‘come closer!’다. 






 


 


 


 


 


 


 

 

Sustained Color series (이미지 출처: colornetwork.org)





과연 누가 색을 고르고 누가 사용하는가?:

디자이너들이 고른다. 건축, 패션, 인테리어, 가구, 그래픽, 제품 디자이너들 중 매년 선택된 현직 디자이너들이 이 선정 과정에 포함되며, 그들이 주도적으로 올 해의 컬러와 주변 컬러군을 정의한다. 올 해의 컬러가 정해지면, 네트워크 안의 여러 사업자 (가구, 텍스파일, 인테리어, 소품 제작회사)에게 소개되고, 그 색상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색상이 적용된 여러 제품들은 함께 리스트에 아카이빙되어 웹사이트를 통해 홍보된다. 



필자의 PHOENIX 동료들이 참여한 올 해의 Sustained Color No 7. Come Closer!를 예로 살펴보자. 디자이너들이 직접 소개하는 영상 역시 확인하길. 영상




 

No.7 come closer! 를 만들어낸 디자이너들: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artin de Louw (trend expert & interior designer), Joon-Mo Lee (Managing director of PHOENIX Design),

Veronika Schmidt-schäffer (Senior CMF designer of PHOENIX Design), Verena Schiffl (interior designer of IFGroup),

Peter Ippolito (Managing partner of IFGroup) (이미지 출처: colornetwork.org)

 

 





No.7 come closer! 컬러로 만들어진 라커 시스템 TA03 by LEHMANN (이미지 출처: colornetwork.org)





 

No.7 come closer! 컬러로 만들어진 벽지 Salt collection by Hohenberger (이미지 출처: colornetwork.org)




 

No.7 come closer! 의 주변 컬러: accessory references (이미지 출처: colornetwork.org)






 

No.7 come closer! 컬러의 주변 색상으로 만들어진 라운지 체어 by mobitec (이미지 출처: colornetwork.org)







단순히 일반적으로 한 해를 대표하는 색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내 건축, 가구, 패션, 소품에 최적화된 트렌드 색상과 그에 어울리는 주변 색상군을 디자이너 주도하에 정의하고, 그 색상의 다양한 조합 어플리케이션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브랜드에 소개하는 네트워크 역할이 말그대로 컬러네트워크가 존재하는 목적이다. 네트워크가 넓어질 수 록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그들의 다음 행보는 2024년을 대표하는 Sustained Color No 8을 만드는 것이고, 이미 그 준비 과정이 시작되었으리라.




국내에도 디자이너들의 주도하에 다양한 트렌드 컬러를 제안하고 그것을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제조업에 소개하는 한국형 컬러네트워크가 생겨나길 바란다. 중요한 행사에 어떤 양말을 신어야 할 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주변에 참으로 많다.   





 

 

 

 

참고 사이트 / 자료 

colornetwork.org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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