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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이러다 이거 진짜 되는거 아냐? Hyperloop by TUM

 


 

‘인생은 B(Birth 탄생)와 와 D(Death 죽음)사이의 C(Choice 선택)다.’ 명언으로 시작했던 MBC 무한도전의 회차를 기억한다. 너무도 정확히 맞는 말이기에 예능의 재미만큼 선명하게 각인되어있다. 방송이 있은 몇년 후,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자동차계의 판도를 바꾼 Tesla Motors, 세상에서 가장 진보된 우주선과 로켓을 발사하는 SpaceX를 만든 엘론 머스크가 시속 1200 km/h의 속도로 이동하는 Hyperloop를 고안했다. 이미 전기차의 개발로 자동차 (Automotive) 업계가 A에서 B로 이동하는 Mobility 개념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었던 때이기에, 이제 ‘A와 B사이의 H(Hyperloop) 시대가 되겠군.’이라고 생각했었다. 개념이 실현되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견과, 실제 적용되려면 (자율주행 시스템의 정착과 마찬가지로) 모든 도시를 새롭게 건설해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꽤나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모든 부정적인 의견과 기차의 선로처럼 평행하듯 가는 듯 하다.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전세계의 공대생들에게 도전의 장을 만든 엘론 머스크의 확신에 가득찬 기행(?)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음을 느낀다. 필자에게 이러한 발전 과정이 조금 더 피부에 와닿는 까닭은 평소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법한 미래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도 있겠지만, 2015년에서 2019년까지 SpaceX Hyperloop (엘런 머스크의 회사)가 주최한 Hyperloop 기술 대회에서 모든 우승을 차지한 곳이 뮌헨공과대학 (TUM)의 학생들이었기 때문이다.




9월 초, 뮌헨에서는 독일의 대표 상용차 모터쇼인 IAA (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가 개최되었다. 그 시작이 ‘상용차 모터쇼’였지만, 이제는 Mobility 박람회로 바뀌고 있는 IAA의 주인공은 메르세데스-벤츠도, 비엠더블유, 아우디도 아닌 TUM의 Hyperloop 였다고 생각한다. 처음 미국의 천재 괴짜 재벌이 고안한 아이디어가 세상에 발표된 시점이 2013년이라면, 10년 만에 사람을 태우고 시운전에 성공한 뮌헨공과대학 산하 연구소 TUM Hyperloop를 소개한다. 









 

TUM Hyperloop 로고 (이미지 출처: tumhyperloop.com / presskit)





도대체 Hyperloop가 뭐지?

바람이 많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 본 사람이라면, 파도가 크게 일렁이는 물 위에서 수영이나 항해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혹은 맞바람을 향해 연을 날려본 사람이라면, 다리가 무거웠던 이유와 아무리 팔다리를 저어도 물살에 대항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던 이유, 그리고 연이 바닥으로 자꾸만 곤두박질 쳤던 이유가 바람과 물살에 의한 ‘저항’이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자동차와 항공기의 기체를 디자인할 때도 공기저항에 최적화된 형태로 만들어야 함을, 그래서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스포츠카들이 납작하고 칼처럼 날카로운 형태임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그만큼 속도를 위해서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과학적 ‘상식’이 ‘공기가 없는 상태라면?’이라는 지극히 자연스러움 물음과 함께 지면(노면)으로부터 오는 마찰로부터 자유로운 자기부상열차의 아이디어와 결합되어, 진공상태의 튜브 안을 달리는 자기부상열차의 개념인 Hyperloop로 탄생했다. 속도는 필수, 거기에 저항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남으로 인한 에너지 효율과 무진동 탑승경험은 덤이다. 






 

TUM Hyperloop 와 진공 튜브 Demonstration (이미지 출처: tumhyperloop.com / presskit)


  




그럼 얼마나 빠른거야?

독일 남부 도시 뮌헨과 중부의 금융 도시 프랑크푸르트의 가장 가까운 육로 거리는 400km 남짓. 비행기를 타고 갈 경우 각각의 시내에서 공항까지 이동 시간을 고려했을 때, 최단 시간으로 3시간 30분이 걸린다. 시내 중앙역에서 행선지의 중앙역까지 고속열차로는 3시간 20분이 걸리고, 속도 무제한 구간을 포함한 아우토반 (고속도로)을 쉬지 않고 달린다면 교통체증을 고려하지 않고 4시간 10분 가량이 걸린다. 이 구간을 Hyperloop로 연결하여 달릴 경우, 축구 전반전이 채 끝나지 않는 26분 후에 반대편 도시의 중심에 도착한다. 바다를 사이에 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Hyperloop로 연결하면 28분만에 런던아이에서 에펠탑 뷰를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은?

100 퍼센트 전기로만 움직이는 Hyperloop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형태의 이동수단이다. 하지만 바람을 마주하며 달리기 때문에 막대한 에너지가 주행에 쓰이지 못하고 공기(?)중으로 사라져버리는 전기차와는 다르게 진공튜브 안에서 어떠한 공기의 저항을 받지 않는 이동을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를 막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교통/운송수단 중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이 좋은 형태가 되는 것이다. 





멀미하는거 아니야?

아무리 승차감이 좋은 억대 벤츠 세단이라도, 오프로드 산길을 달리면 멀미를 참을 수 없을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자장면을 먹을 수 없 듯 (또 무한도전 이야기…) 승차감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외에도 주행환경이 어떤지에 따라 크게 결정된다. 진공상태와 자기부상 (차체가 노면 위의 공중에 떠있는) 상태의 주행은 차량의 전후좌우상하 어느 방향에서도 저항이 없다는 뜻을 의미하므로, 당연히, 어떠한 반동이나 진동도 느껴지지 않는다. 







 

TUM Hyperloop 의 내부 (이미지 출처: tumhyperloop.com / presskit)






얼마나 현실적일까?

올 해, 뮌헨의 IAA에서 TUM Hyperloop의 전시장에 가장 많은 관심이 몰린 이유가 이것때문이리라. 7월 10일 뮌헨 외곽의 Hyperloop Demo센터에서 진행된 이벤트는 라이트형제의 최초 비행이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찍는데 성공한 아폴로 11호의 착륙처럼 인류의 교통 역사에 큰 발자취로 기억될 것이다. 진공상태의 튜브 안에서 두 명의 연구자를 태우고 자기부상 호버링 (hovering) 상태에서 아무런 접촉 없이 가속에 성공한 Hyperloop는, 이제 1km 구간의 테스트 트랙에서 유인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초 아이디어가 발현된 지 10년만에 이뤄낸 쾌거. 이러한 속도로 개발이 진행된다면, 필자가 뮌헨에서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서 프랑크푸르트의 한식당에서 점심으로 국밥 한그릇 먹고, 후식은 파리에서 고급 마카롱에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인 후 쇼핑을 좀 하다가, 저녁에는 런던의 친구와 함께 펍에서 맥주 한 잔 하고, 뮌헨 집으로 돌아와서 잠을 청하는 하루 일과가 실현될 수 도 있지 않을까?


 




 

TUM Hyperloop의 유인 시험 주행 Demo (이미지 출처: tumhyperloop.com / presskit)




 




 

TUM Hyperloop Hub의 미래 조감도 (이미지 출처: tumhyperloop.com / presskit)






미국의 괴짜 재벌이 전세계의 공대생들의 마음에 심어둔 불씨가 크게 타올라서 M(Munich), F(Frankfurt), P(Paris), L(London)과 S(Seoul) 사이에 H(Hyperloop)가 있게 되길 기대한다.   





 

 

 

 

참고 사이트 / 자료 

 

tumhyperloop.com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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