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와인드REWIND’는 치매를 앓는 사람이 일상의 손동작을 반복하면서, 익숙한 감각과 기억을 반복 재생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인 ‘치매’는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심각한 기억력 및 기타 지적 능력의 상실을 의미하는데, 그중에서도 뇌 세포가 죽고 조직이 상실되면서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을 잃게 되는 알츠하이머 병으로 인한 치매가 전체 사례의 60-80%를 차지한다. 치매는 점진적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과 상태를 의미한다. 처음에는 복잡한 업무를 예전처럼 못하게 된 상실감에 절망하다가, 평범한 일상이 흔들릴 정도로 병세가 짙어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폐가 될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익숙했던 것들이 문득 낯설어지는 공포를 마주해야만 하는 환자들이 단순한 일상의 활동이라도 안전한 기구로 반복하면서 연관된 다양한 감각을 재생하고, 치매의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돕는 게 ‘리와인드’의 목적이다.

'리와인드'로 찻잔에 주전자로 물을 따르는 동작을 연습 중이다. / 사진@Poh Yun Ru, NUS DIC 2020

향신료를 절구에서 빻는 동작을 연습 중이다. / 사진@Poh Yun Ru, NUS DIC 2020

리와인드의 디자이너 포 윤 루와 프로젝트의 영감이 된 디자이너의 할머니 / 영상@CNA's On The Pulse, Episode 1

치매 환자는 가정과 보호센터에서 보호관찰 대상자가 되고, 일상의 활동에서 서서히 배제되면서, 기억 상실 속도를 지연시킬 기회를 놓치곤 한다. 싱가포르의 디자이너 포 윤 루Poh Yun Ru는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이던 하던 당시,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머니와 한 집에 살면서 졸업 프로젝트(관련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S7aETaOSLg)로 시작하고, 싱가포르 북쪽에 위치한 THK 요양원에서 디자인 실험을 진행하며, ‘리와인드’를 완성했다. 

프로젝트에 접목시킨 일상의 사물들 / 사진@Poh Yun Ru, NUS DIC 2020 

프로토타입 모델들 / 사진@Poh Yun Ru, NUS DIC 2020

리와인드는 직관적인 디자인의 디바이스를 손에 쥐고,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던 갖가지 파생 동작을 직접 재연하면, 연결된 플랫폼에서 그 동작으로 인한 발생하는 사물의 변화를 여러 가지 감각을 자극하는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연습하는 동작은 단순하지만, 싱가포르 안에서 일상적, 사회적, 문화적 의미가 있는 것들로 구성돼, 단순히 손 근육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연관된 환자의 개인적인 기억 영역을 자극한다. 

동작으로 볼 수 있는 반응 영상의 예 / 사진@Poh Yun Ru, NUS DIC 2020

2021년 기준, 전 세계에 5천5백만 명의 치매 환자가 있는데, 3초에 한 명씩 확진을 받는 정도로 발병에 가속이 붙어, 2030년 싱가포르에서만 15만 명이 앓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토록 빠르게 퍼져나가고, 발병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는 치매를 다루기 위해, 미국에서 개발된 신약을 전 세계 1800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 중인데, 현재 싱가포르에서도 13명의 환자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본 프로젝트는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입상하고,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의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 선정돼 싱가포르의 의료 기관들과 협업하며 추가 개발 중이다. 유저빌리티와 위생성을 향상한 뒤, 출시할 계획이다.

차민정(싱가포르)

designforwhat@gmail.com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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