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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보안/안전 제품



드높게 쌓은 담벼락, 굳게 잠긴 자물쇠와 날카로운 철조망… 도난 등의 범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을 떠올리면 하나같이 삭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 것이 네 것이자 네 것이 내 것이지""라는 옛말이 점점 낯설어지고 빈부격차가 늘어나면서, 흉흉한 각종 범죄사건도 많이 일어나고 그에 따라 보완/안전제품도 주변에 늘어만 간다. 물론 위협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이 이러한 물건들의 본연 임무겠지만, 범죄자 당사자가 아닌 일반인들까지 일상생활에서 이런 물건들을 지나치며 시각적 고문을 당할 필요가 있을까?

73년생 독일 디자이너 마티아스 메기에리(Matthias Megyeri)가 RCA에서 공부하기 위해 영국에 도착했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이 보완과 안전에 대한 영국인들의 대조적인 태도였다고 한다. 동네마다 곳곳에 도난경보기, 감시카메라 등을 설치되어 우울한 느낌을 주는 반면, 가정집에 들어서면 난장이 조각이나 모조 꽃 같은 정원장식품들, 약간은 촌스러운 느낌의 레이스커튼 같은 키치스러운 소품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티아스 메기에리(Matthias Megyeri)

점점 수요가 늘어나는 보완/안전 제품들과 이제는 과포화 된 키치 시장을 연결하는 틈새시장을 발견한 마티아스는, 하트모양의 쇠그물체인, 귀여운 고양이 모습의 감시카메라 덮개 등 이 둘을 반영한 제품들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대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여태까지 디자이너의 눈길이 닿지 못했던 보완관련 용품들을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물건(socially critical object)""들이라고 칭하며 자신의 디자인거리로 삼는다.

처음부터 이런 흉악한 제품들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라는 마티아스는, 런던에서 공부하면서 주변에서 너무나 많이 보이는 보완/안전제품들을 보고,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런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삭막한 환경을 자신의 그래픽 전공을 통해 유머러스하게 변화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독일에서 그래픽을 공부하는 동안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정치포스터 디자인 등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그는, 자신을 제품을 사회적 이슈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삼는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표현한다.

2003년 졸업 후 Sweet Dreams Security TM이라는 회사에서 철조망, 도난경보기, 감시카메라 커버 등의 보완/안전제품을 재치있는 디자인으로 해석하면서 이름이 많이 알려졌다. 영국 문화원의 후원아래 2005년에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대단한 영국인들(Great Brits)"" 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Megyeri & Partners라는 회사를 세워 오랜 역사를 가진 영국 자물쇠회사를 위해 곰돌이 모양의 자물쇠를 디자인하기도 하였다. 그의 디자인은 주변의 환경을 그냥 그러려니 방치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반인들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했다는 데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키치적 성격이 강한 디자인처럼 제품의 이름들도 Madame Buttly, R. Bunnit, Peter Pin 등 기존에 알려진 유명 캐릭터들을 변형하여 재미를 더한다.



* Diddo, R. Bunnit, Peter Pin: 화살촉처럼 뽀족뽀족한 일반적인 끝부분에Diddo, R. Bunnit, Peter Pin 이라는 애칭의 캐릭터들을 심은 울타리. 마치 이들이 집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든든한 보디가드처럼 느껴지게 하며 동시에 지나가는 이들도 미소 짓게 만든다.



* Billy B
: 전형적인 자물쇠 모양을 귀여운 곰 얼굴로 변형시킨 Billy B라는 이름의 자물쇠. 1780년부터 대대로 이어지는 Henry Squire & Sons Ltd라는 영국 자물쇠 회사를 위해 디자인되었다.
 


* Heart to Heart : 하트 모양의 쇠그물 체인

 

 




* 왼쪽 위: Madame Buttly / 오른쪽 위: Mr. Smith /  아래 : 버틀리 여사와 스미스 씨를 합친 모양. 보기만 해도 무서운 날카로운 철조망의 기능은 그대로 살리면서, 나비모양 등으로 흉한 모습에서 벗어나 장식효과를 가져왔다.



* CityCatTV : 동물 모양의 보완 카메라 덮개. 놀랍게도 각종 감시카메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영국이라고 한다. 개인 집, 거리, 공공장소, 대중교통수단 할 것 없이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감시카메라들은 사람들에게 안심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 슬라이드형식으로 강한 햇빛이 들 때는 햇볕가리개가 되어, 이미지를 좀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 Daisy T 경보기 케이스: 기존의 노란색 외형인 ADT 경보기에 꽃 모양의 케이스를 부착해 손실의 위험도 줄인다. 디자인뮤지엄에 작년 한 해 동안 설치되기도 하여 많이 알려졌다.




* Snoopy D: 창문 걸이(window hanger). 일반적인 도둑 협박 사인인 ""개조심하시오(beware of dog)""라는 문구를 뜨개질로 예쁘게 레이스를 떠 집안 장식용 느낌이 들도록 하였다.
 



* Mrs Welcome : 영국 가정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망사커튼. 천을 보완셔터(우리나라는 자바라라고 하죠?) 무늬로 짜서 마치 보완철조망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안에서 보면 부드럽고 환영하는 느낌의 커튼이지만 밖에서는 차갑고 삭막한 느낌을 주어 도둑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였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과거에 레이스 산업의 중심지였던 노팅험에서 만들어 영국의 지역산업과 아이덴티티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 Landscape: 정원 꼭대기나 담장 위에 보완용으로 설치되는 10종류의 유리제품. 담을 넘는걸 방지하기 위해 오른쪽 아래 사진과 같이 보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깨진 병조각 등을 올려주던 것들을 대신하였다.  나무 집 등의 모양으로 강하고 날카로운 구조를 표현하였으며, 현재 여러 가지 다른 색상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 참고 웹사이트

http://www.sweetdreamssecurity.com/

http://www.designmuseum.org/designinbritain/index.php?id=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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