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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그리치치 전시회 on / off





뮌헨의 미술관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산업디자이너인 콘스탄틴 그리치치의 전시회가 3월 16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 안내 및 초대장 표지


몇 년전 디자인 네트 기사 때문에 만나본 그리치치의 인상은 고등학교 선생님 분위기랄까,꼼꼼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다.


콘스탄틴 그리치치
사진: Daniel Mayer

토요일에도 불구하고 뮌헨 중앙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그의 스튜디오에 혼자 일을 하던  그를 만났을 때는, 마지스의 의자 ""원(one)""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놓은 때였다.

그의 스튜디오 한쪽 편에는 컴퓨터가 놓인 책상들이 있고, 다른 한 쪽으로는 선반으로 공간을 분리하고 그 뒤편에 그가 디자인한 제품들의 모델과 프로토 타입, 책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우스 데어 쿤스트의 전시장은 이런 그의 스튜디오 분위기를 옮겨온 듯 하다.




전시장 풍경


뮌헨의 전시회에는 그리치치와 그의 스튜디오인 그리치치 산업디자인 팀(KGID: Konstantin Grcic Industrial Design)이 지난 15년간 만든 제품들을 선보이는데,  on과 off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전시가 되고 있다. 미술관 중앙, on 부분에는"white noise"라고 이름부친, 하얗게 색을 덧칠한 나무 의자와 탁자를 쌓아 놓은 설치물에, 그리치치가 디자인 한 제품들이 탄생하기 까지 과정을 그린 스케치, 텍스트, 비디오 자료,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주변에는 역시 하얗게 칠한 작업실용 선반을 놓아 완제품과 모델, 프로토타입 등이 전시되어 있고,   선반들 사이사이에 아무렇게나 놓인 듯한 조명 기구들과 힘을 주기위해 삼각형의 다리에 걸쳐놓은 모래주머니 들이 작업실 느낌을 더해준다. 

뮌헨 전시의 또 다른 점은 바로 off 부분으로 그리치치가 디자인한 전시장 바깥쪽 로비의 입장권 판매대와 매점, 사인시스템, 소파, 미술관 바에 설치된 메이데이와 카펫으로 만든 설치작업 등에서 찾을 수 있다.  

하우스 데어 쿤스트에서 마련한 그리치치의 전시회는 자칫하면 백화점식 나열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 제품 디자인 전시회의 맹점을 의식하여, 디자이너의 연출이라는 의도로 그리치치에게 제품과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꾸미게 하였다.

1965년 독일에서 태어난 그리치치는 런던의 왕립 예술학교(Royal Collage of Art)에서 디자인 교육을 받고, 제스퍼 모리슨 밑에서 일을 했다. 따라서 제스퍼 모리슨의 심심하리만치 즉물적인 디자인 언어는 그리치치에게서도 찾을 수 있는 특징이 된다.

 



독일의 한 신문(Welt am Sonntag)은 그리치치가 마지스사를 위해 디자인한 의자 ""원""을 "의자의 기능과 형태를 압축하고 압축해서 결국은 뼈다귀만 남겨놓은 형태"라고 표현하는데, 이처럼 그리치치는 형태나 기능을 하나의 제품에 꾸역꾸역 밀어넣기 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해가는 빼기의 미학을 산업디자인에 실천하는 디자이너라 볼 수 있다.




의자 <원(One)>, 마지스 제품, 2004 


모리슨과 다른 점이라면, 단순해 보이는 그리치치의 형태에는 보일 듯 말듯한 유머 내지는 동그란 밑바닥을 가진 사각통이 시침을 뚝 띠고 ""사각형""이라고 불리는 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엉뚱함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스퀘어>, 오텐틱스 제품, 1996


그리치치의 디자인 관을 잘 반영 하는 제품으로 필자는 플로스 사를 위해 디자인 한 등, 메이데이를 들고싶다.




<메이데이> , 플로스 제품 , 1998

 

독일의 경우, 차고를 소유한 사람들이라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작업용 조명기구가 있다.


작업용 휴대등, 독일 이베이 경매에 올려진 사진 

바로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제품으로, 그 형태는 형광등 같이 생긴 조명몸체 양쪽에 걸고리가 달린 것으로 기능에 충실하는 즉물주의적 제품의 대표적인 것으로도 간주할 수 있는 그런 것이다. 일반적으로 작업실등 또는 제조업체에 따라 <리히트 보이(Licht Boy)> 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이 조명기구는 특히 자동차를 정비할 때, 앞판 뚜껑 안쪽이나 자동차 실내 아무데나 걸어두고 불을 밝히기에 안성마춤인 제품이다. 그러니까 원래 하려던 작업(정비)를 도와주는 보조기구로, 전구의 형태가 그러했듯이 그 생김새에 대해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던 사물인 것이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마땅히 걸어 놓을 자리가 없을 때 바닥에 눕혀둬야 하는데, 그때 빛의 밝기가 떨어지게 된다는 점과 바닥에 그렇게 놓였을 때는 종종 무심결에 밟혀 망가진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리치치는 이런 단점과 제품의 원래 지니는 장점을 모두 살린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었다. 삼각원뿔 모양의 고급 플라스틱 소재로 된 메이데이는 걸거나 세워두거나 눕혀두거나 사용자가 필요한데로 쓸 수 있다. 그리치치의 유머는 메가폰이 연상되는 형태, 구조요청을 뜻하는 메이데이, 그리고 등의 실제 쓰임이 도움을 주는 도구라는 점이 서로 적절히 어우러짐으로써 발휘된다.


 



이처럼 기존제품을 보완하는 기능으로 돌아오는 깔끔한 형태는 새로운 제품이 개발된 정당한 이유로 제시되는데, 그리치치의 메이데이는 뉴욕의 현대 미술관(MoMA)의 소장품이 되어 있기도 하다.


빨래통 <세컨트 핸드>, 오텐틱스 제품, 1996/1998


휴지통 <TIP> , 오텐틱스 제품, 2003


그리치치가 디자인한 오덴틱스 제품들


오목그릇 <COUP>, 님펜부르크 도자기, 2003  


나무가구들 <Woodstock>, 무어만 가구 외,  1992-2000


의자 <미우라(Miura)>. 플랑크 제품, 2005


모로소 사를 위한 의자 프로토타입  <다미(Dummy)>, 폴리우레탄 폼, 2004 
 

위의 사진들이 보여주듯이, 그리치치의 디자인은 플로스 사를 비롯하여 무어만 가구, 클라시콘, 마지스, 플랑크, 모로소, 오텐틱스, 라미, 님펜부르크 도자기 등 유럽내의 유명 가구, 제품 브랜드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또한 최근 영국의 패이든 사에서 펴낸 <KGID>에서는 콘스탄틴 그리치치 산업 디자인 팀의 활동과 편저자 플로리안 뵘이 연출한 멋들어진 제품 이미지 들을 접할 수 있다.

 


패이든 출판사에서 펴낸 <KGID>
편집 디자인: 플로리안 뵘 (Florian Boehm)

산업계가 요구하는 것과 예술적 감각을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콘스탄틴 그리치치는 여러모로 과히 독일을, 나아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사진/ 연출: 플로리안 뵘(Florian Boehm)
사진제공: 하우스 데어 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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