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폽타운 (Popetown) 소동

폽타운 (Popetown) 소동


최근 독일에서는 만화영화 시리즈 하나가 종교모독 대 예술, 표현의 자유를 앞세운 입장들의 충돌로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비비씨에서 제작한 <폽 타운>이 그 불씨가 되었다 .
 











-폽 타운 장면 중

<폽타운>은 영국의 비비씨 방송에서 위탁하여 제작된 만화 시트콤으로, 7살 정도의 철부지 정신연령을 가진 것처럼 비쳐지는 교황과, 부패한 신부, 추기경들 등, 로마 캬톨릭 교회 종사자들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

비비씨를 위해 제작되긴  했지만, 미사를 집전하기 보다는 숨바꼭질을 좋아하고, 십자가를 스카이 콩콩 처럼 타고 다니는 땅딸막한 교황모습, 주식에 투자하고 자신의 부를 늘리는데 더 관심을 두는 추기경 등의 내용 때문에, 영국 내 캬톨릭 교회의 반대로 방송이 되지 못하고, 작년 뉴질랜드 방송에서 첫 방송이 되고 이번 5월3일 독일 엠-티비(M-TV)에서 방송 이 될 것을 두고 커다란 사회적 관심으로 대두되었다. 

이야기는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종교시간에 지루하다 못해, 노트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시작되는데, 7명의 다른 작가들에 의해 씌여진, 총 10개의 일화들로 되어 있다.

일단 종교적인 문제는 접어두고, 그래픽 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재미난 캐릭터 모습들과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그려낸 정밀한 배경이 어우러져 있는 ""꽤나 잘 그린"" 작품으로, 특히 오묘한 각도에서 잡아낸, 원근법 처리는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실제로 작년 쾰른에서 열린 텔레비젼-페스티발 <쾰른 컨퍼런스(Cologne Conference)>에서 이 <팝 타운>이 10개의 잘된 만화작품에 뽑히기도 하였다.

종교적인 면 또는 내용적인 면에서 본다면, 보는 입장에 따라 교회 풍자 또는 비판, 조롱 , 교회에 대한 저속한 비방 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종교인들의 신성한 이미지와는 다른 성격의 캐릭터들(교황, 신부, 추기경 등)과 종교적인 상징물들의 웃음거리화, 그들이 얽어내는 이야기 중간중간에는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로마 교회의 부조리한 면과, 최근 몇 년 동안 언론에 오르내리는 교회의 부조리한 모습이 그려지고 있기는 하기에 종교인들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또한 문제가 붉어진 데에는 방송을 알리는 광고가 한 몫을 하기도 한다. 교회측의 반발로 광고가 금방 자취를 감추긴 했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매달려 죽은 십자가가 배경으로 보이는데, 정작 앞에 그리진 예수는 텔레비전을 보며 웃고 있는 광고 그림과 그 위에 적힌 "매달려 (빈둥대기)보다는 웃자"는 카피는, 비종교인들에게는 웃음을 선사할 수 있겠지만, 종교인들에겐, 심한 모욕으로 다가올 만 했다.  


-팝 타운 방송 안내 광고 (종교단체의 반발로 광고가 취하 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의 내용이나 광고가 어떤 문제나 부조리한 점을 풍자나 비판의 관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 되고 있기 보다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끌어내기 위해, 위엄과 경탄 대신 어리석음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조금은 저속하고 유치한 표현 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당하다는 게 방송과 문화 평론가들의 입장이다.  

문제가 커진 것 은 보수적 성향이 강한 바이에른의 기독교 사회연합(CSU) 당 소속 정치인들이 카톨릭 성직자들과 함께 이 방송을 정치문제화 한 것이다. 종교모독이라는 이유로 법으로 방송 금지 조치를 취하려는 입장과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맞물려 토론이 뜨거워 졌다.

방송이 나간 뒤 언론의 반응 중, 비록 종교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긴 하지만, 저속한  우스갯거리에 지나지 않는 이런 만화를 정치적 쟁점의 초점을 맞춰, 법으로 규제를 하는 것 같은 지나친 반응을 보이게 되면, 오히려  반대로 표현의 자유 쟁취를 위한 상징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보인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종교적 가치와 질서가 더 이상 사회전체의 가치와 질서를 규정하지 못하는 오늘의 현대사회에서는, 예술, 창작과 표현은 종교를 빛나게 하고 그의 보호를 받는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종교적  상징물도 상황에 따라서는 예술적 표현 대상뿐만 아니라 광고나 마케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작년 덴마크의 한 신문이 이슬람 교의 성인인 모하메드를 풍자하여 그린 삽화가 문제가 되어 사회 폭력으로까지 확대되었던 일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표현의 자유가 다른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사회 폭력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종교인들의 너그러운 이해와 포용을 원하지만, 입장을 바꾸어, 누군가(외국사람이) 한국인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생각해 보면, 넓은 이해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이럴 때 예술가, 디자이너 등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검열의 한계를 둘 것인가,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을 어디까지 할 것 인가 하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관련홈페이지 : http://www.popetow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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