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부터 9월 3일까지 약 3달동안 스웨덴 현대 미술관에서는 Paul McCarthy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Paul McCarthy(1945~)는 그의 시대에 가장 영향력있는 작가 중 대표적인 한 사람이지만 오랫동안 그는 예술가를 위한 예술가로 알려진 데 비해서 일반 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작품의 많은 부분은 그가 한동안 일했던 헐리우드와, 디즈니랜드 등의 꿈의 공장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괴기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역설로 서구 문화의 어두운 면을 깊이 파헤친다. 그는 종종 자신의 작품속에서 직접 광대로 등장하기도 하며, 사회의 여러 부조리한 면을 그만의 독특한 블랙유머로 바꾸어 낸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여러 그로테스크한 영상물, 퍼포먼스 조각들은 헐리우드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들과 섹스신을 더욱 강조하여 무질서하게 배치하는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소음같은 괴기한 소리와 비명지르는 여자들, 사람의 다리(인공다리)를 웃으면서 자르는 사람들, 놀이동산의 동물가면같은 커다란 광대얼굴을 뒤집어쓴 남녀, 피대신 케찹을 온 사방에 퍼부으며 이유없이 물건들을 부수는 퍼포먼스는 가히 웃지못할 폭력의 난장판이다. 폭력들 사이의 아무런 개연성도 찾을 수 없이 계속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필요이상의 폭력을 즐기는 우리, 그리고 갈수록 더욱 강한 폭력이 환영받는 현실, 왜곡된 성에 대한 환상 등을 돌아보게 된다.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기계상자 위에서 나른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돼지. 전시를 다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다시 만난 돼지는 마치 현대인의 자화상인 듯하다.
Paul McCarthy는 팝아트에서 영향받은 많은 수의 작품을 제작하였는데, 마이클잭슨 연작은 Jeff Koons의 유명한 "마이클잭슨과 그의 침팬지 버블스"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금색, 검정색, 흰색으로 제작되었다.
Bunker Basement는 은행금고 모형의 세트를 만들고 그 안에 조지 부쉬와 오사마 빈 라덴의 얼굴가면을 쓴 두 사람이 난폭하고 유치하게 싸우는 퍼포먼스이다. 결국 그들의 오랜 싸움은 음식때문에 벌어지는 결말로 이어지는데,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은 불쾌함과 답답함을 경험하게 된다.
The Garden은 그의 대표적인 움직이는 조각으로 숲속에서 자위하고 있는 남자를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전시된 여러 오브제들은 그의 퍼포먼스나 비디오를 제작하는 동안 남겨진 물건들이다. 허리가 뒤로 꺾인 인형, 얼굴이 일그러진 인형, 케찹통, 담배꽁초,..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전리품같은 그의 오브제들이 한 방에 가득히 전시되었다.
Paul McCarthy의 40여년동안 제작된 많은 설치, 조각, 영상물 등을 보면서 우리는 인간의 가장 치졸하고 비열한 본성, 그 중에서도 폭력성에 대해 들여다볼 기회를 갖게 된다. 폭력과 그것의 근저에 있는 인간의 욕망을, 좀더 직접적으로 욕망에게 노출된 여름에 한번쯤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