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는 특별히 자연을 아끼고 항상 곁에 두고자 하는 나라이다. 도시답지 않은 전원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아름다운 건물들 역시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다.
나는 헬싱키 시내에 위치한  ""바위교회""(the Rock Church)라고 종종 불리는 템페리아키오(Temppeliaukio) 교회를 찾아갈 때면 번번히 길을 헤매곤 한다. 자연과 독특하게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물로 유명한 그 곳에 나는 그 거대한 바위언덕을 한 바퀴 빙빙 둘러서야 겨우 입구를 발견해 진입에 성공한다. 나도 나름 그럴만한 변명이 있는 것이 바위 언덕으로 이루어진 광장 중심에 위치한 이 교회 건물은 상공에서 바라보면 모를까, 사실 그 외부에서는 건물 부스러기도 발견할 수가 없다. 주변 도로에서는 건물이 전혀 보이지 않고, 언덕의 모습을 원래대로 유지시킴으로써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였다. 또한 이 공간은 공간 외부 형태가 없고, 실내 공간만이 존재한다. ""건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물의 ""형태""가 만져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이 교회 디자인은 특별하다.

헬싱키 건축물들 중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는 이 기발한 자연과 건축의 조화로운 디자인을 해낸 주인공은 핀란드출신 티모(Timo Suomalainen) 와 투오모 수오말라이넨 (Tuomo Suomalainen) 형제 건축가이다.
본래는 건축공모전에서 채택된 J. S. Siren의 처음 계획은 현재 위치에 다른 교회를 세우는 것이었지만 1939년에 시작된 2차 세계대전 때문에 중단되고 말았다. 그 후,1961년 티모 수오말라이넨과 투오모 수오말라이넨이 다른 건축공모전에서 제시한 안이 채택되었다. 원래 계획은 현재보다 4배가 큰 교회의 건축안이 제시되었지만 재정상의 이유로 현재의 규모로 축소하게 되었다. 실제 건축은 1968년 2월에 시작되어 최종 완공은 1969년 9월에 이루어 졌다.

내부는 넓은 바위언덕의 암반 중앙부를 원형으로 파낸 후에 그 안에 건설되었다. 따낸 암벽을 그대로 실내 벽으로 두고, 지붕으로 완만한 곡면을 이루는 낮은 유리 돔을 얹어서 자연광이 스며들도록 하여 자연의 원형모습을 그래도 살렸다. 9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회는 음향효과가 아주 뛰어 나기 때문에 콘서트 장소로서 자주 사용된다. 음향효과의 설계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파보 베르그룬드와 음향설계자인 마우리 파리오가 담당하였는데 이들은 교회 내부의 암반부위를 그대로 남겨두도록 함으로써 거친 바위 표면에 음향이 반사 됨으로써 장중하면서도 깊은 소리의 효과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였다.
 
암반 교회는 인구 50만의 도시, 헬싱키의 주요 관광지의 하나가 되었는데 매년 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헬싱키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교회는 교회가 위치한 광장의 특색을 잘 살렸고 특히 특이한 형태는 건축 전문가뿐만 아니라 건축에 관심있는 일반인에게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교회의 오르간은 베이코 비르타넨이 만들었는데 43계의 파이프를 가지고 있으며 아름다운 음색으로 유명하다. 이 교회에는 종이 없는 대신 타넬리 쿠시스토가 연주한 벨소리를 바깥쪽 벽에 위치한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도록 하였다.

Temppeliaukion kirkko (Temppeliaukio Church)
Lutherinkatu 3 , Helsinki

입구 쪽 발코니에서 바라본 모습.
따낸 암벽의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 살려 공간 내부 벽이 되었다.

교회의 지붕은 청동 돔으로 마무리되었다. 풀꽃이 피어있는 교회 지붕,바위언덕에 올라서야만 비로소 지붕면이 보인다.

음향효과가 뛰어난 공간으로 평가되는 교회의 파이프 오르간

건물입구

높이가 낮은 쿠션이 덧붙여진 간소한 디자인의 편안한 벤치형 좌석

벙커형의 콘크리트로 만든 입구와 바위 언덕 위에 놓인 철로 제작된 심플한 십자가

A protective rock barrier keeps the drunk, curious

창문은 외부 벽면을 따라 부드럽게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시간에 따라 빛의 유입량이 변화하면서 신비로운 실내분위기를 연출한다.

창 격자 사이로 보이는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