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가구/생활용품를 판매하는 ""Habitat""사는 ""매우 중요한 제품들(Very Important Products)의 약자인 ""VIP""라는 재미있는 제품 시리즈를 판매한 적이 있었다. Habitat 탄생 40주년을 기념하여(테렌스 콘란이 만들었으며 현재는 스웨덴의 IKEA에 속해있다.) 야심차게 준비되었던 프로젝트인만큼, 런칭이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현재도 이 제품들은 Habitat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번에 그 후속작으로 탄생한 프로젝트가 바로 ""VIP for kids"" 이다. Habitat측은 파코 라반, 케이트 윈슬렛, 마르셀 원더스 등 각계각층에서 선별된 12명의 유명인사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들을 위한 제품/가구/장난감을 디자인할 기회를 주었으며 이들 제품들은 2월 20일부터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Habitat 매장 가운데에 진열되어 있는 이들 제품은 각각 제품 옆에 이를 디자인한 사람이 누구이며,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와 디자인 컨셉이 어디에서 나왔는지에 대한 글을전시해놓아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라기 보다는 흥미로운 물건들을 전시해놓은 ""전시장"" 의 느낌을 준다. 이러한 컨셉은 Habitat사의 디자인, 디자이너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차이점 중의 하나로,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업을 하는 반면, 디자이너는 무명으로 일을 한다는 것인데, Habitat는 특이하게도 디자이너의 이름을 꼭 표시한다. 모회사인 IKEA도 같은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주로 값비싼 고급브랜드에서 디자이너의 유명세를 살려 이름을 붙이는 반면, 저렴하기로 유명한 IKEA에서도 모든 제품에 디자이너 이름을 소개한 것이 인상깊다.

다음 사진들은 이번에 VIP for kids 에서 내놓은 12가지 제품들이다. 이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에 대해 들으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배우, 운동선수 등 비디자이너들 경우 이 프로젝트 제의를 받은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고 결과물에 대한 열정과 애착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이미 유명 디자이너로 알려진 디자이너들은 결과물에 대한 특별한 감흥이 덜한것 같다는 것이었다. 아뭏든 타브랜드에서도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시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VIP for kids 프로젝트 광고

* ""Moonbuzz"", designed by Buzz Aldrin
달에 다녀온 비행사인 Buzz Aldrin은 어렸을때부터 달을 동경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VIP for Kids"" 프로젝트를 의뢰받았을 때 무엇을 디자인해야할지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달과 관련된 것을 디자인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달은 그저 창문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먼 물체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이들 침실에서 좀더 친근하게 관찰할 수 있는 달 모양의 전등을 디자인하였다.

* ""Fashion monsters"", designed by Christian Lacroix
화려한 색감으로 알려진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챤 라크르와가 내놓은 것은 아이들이 슬플때나 힘들때 비밀을 톡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패션 몬스터""라는 이름의 귀여운 괴물 인형이다.

* ""Fripperies"", designed by Sophie Dahl
얼마전에 영화로도 인기를 끈 ""찰리의 초콜렛 공장""을 쓴 Roald Dahl의 손녀이자 영국의 패션 모델 겸 작가로 알려진 소피 달은 모델답게 공주풍의 귀여운 미니 화장대를 디자인하였다. 어릴적 기억에 할머니가 아름답고 화려한 화장대에서 앉아 치장하고 계시던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는 그녀는, 현재 그 화장대를 물려받아, 글을 쓰거나 사색에 잠길 때, 혹은 편지를 쓸때 사용한다고 한다. 그녀는 할머니의 화장대가 자신에게 과거의 글래머를 상기시켜 주는것처럼, ""Fripperies"" 화장대가 주목적 이외에 신기한 나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상상력과 마법을 가져다 주는 도구로 사용되었으면 한다고 한다.

* Secret box, designed by Kate Winslet
영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 중 하나인 케이트 윈슬렛은 어렸을 때 항상 가지고 싶었지만 구할 수 없었던 무언가를 디자인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나만을 위한 ""비밀상자"". 예쁜 드레스, 색연필, 장남감, 스크랩북, 소중한 사진 등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비밀상자를 디자인 하였다.

* Kelvin 40, designed by Marc Newson
지난번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산업/제품 디자이너 마크 뉴슨은, 처음 해비타트로부터 아이들을 위한 VIP 프로젝트를 제의받았을때 그전까지 한번도 어린이들을 위한 디자인을 해본적이 없어 너무 신이 났었다고 한다. 어릴때부터 항상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40살이 되어서야 비로서 비행기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된 자신을 생각하며, ""Kelvin 40""이라는 이름의 공기를 넣어 팽창시킨 비행기 장난감을 디자인하였다.

* Mona, designed by Paco Rabanne
패션 디자이너인 파코 라반은 아이들이 어렸을때 상상력을 키우는 것은, 마치 예술가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캔버스에 처음 스케치를 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그래서 사랑과 애정을 줄 수 있는 ""모나""라는 이름의 인형을 만들었다.

* Matryoshka, designed by Marcel Wanders
디자이너 마르셀 원더스에게 상자는 무언가 비밀이 가득담긴 여성의 느낌을 주는 듯하다. 그에게 있어서 여성의 몸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비밀을 간직하고 보물과 미래를 성장시키는 곳이다. ""Matryoshka""라는 이름의 보물상자는 상자안에 상자가 들어있는 모습이 마치 아이를 배속에 품고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 ""Storyland"", designed by Jacqueline Wilson
40여년 전 해비타트가 처음 문을 열었을때부터 대단한 팬이었다는 동화 작가 재클린 윌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린이용 특별 책장을 디자인하였다.

* ""Hollywood"", designed by Miss Piggy(아래사진)
재미있게도 실제 인물이 아닌 영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TV 인형극 캐릭터인 ""Miss Piggy""를 디자이너로 선정하였다. 극중에서 여신적 이미지와 헐리우드 글래머 스타일을 지향하며, 항상 거울을 들고다니는 ""Miss Piggy""의 캐릭터에 딱 맞는 특별조명이 옆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분홍색 드레싱 룸용 거울을 디자인하였다. Miss Piggy는 이 거울을 통해 ""자신 내면에 존재하는 스타를 발견하라!""는 메세지도 잊지 않았다.

* Cu-bed, designed by Daniel Radcliffe
영화 ""해리포터""에서 주인공 해리포터역으로 알려진 아역스타 다니엘 라드클리프는 매직큐브에서 아이디어를 딴 ""Cu-bed""를 디자인하였다. 장난감이란 하나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 그는 매직큐브처럼 돌리고 방향을 들어서 여러가지 모양으로 바꾸어 어느 날은 동굴로, 어느 날은 침대로, 또 어느 날은 바리케이드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들었다.

* Flip table & Flipnfriends puzzle, designed by future systems
혁신적인 솔루션을 지향하는 건축회사인 퓨처 시스템즈는 이들을 일약 유명하게 만든 프로젝트인 버밍험의 셀프리지 백화점 건물 벽면에 사용했던 디스크들을 재활용한 테이블과 장난감 퍼즐을 디자인하였다. 어린이들이 종종 물건의 원래 용도와 다르게 사용하곤 한다는 것을 착안하여, 위에 걸터앉거나, 바닥에 앉아서 탁자로 사용하거나, 아래로 기어들어가 놀 수 있는 테이블을 디자인하였다.

* ""Skipper"", designed by Loick Peyron
세계적인 요트선수인 로익 페이론은 어릴때부터 요트를 타고 전세계를 누비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꿈을 침대에서 상상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인 항해하는 보트안에서 생활하는 기분을 표현한 침대를 디자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