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뉴스나 다큐멘터리 TV프로그램을 좋아한다. 특히, 일본의 뉴스관련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전달식뉴스에서 벗어난 구성식뉴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때론, 오락프로그램처럼 느껴질때도 있어　재미있다. 기자들은 항상 뛰어다니며 뉴스내용을 전달하고, 목격자들의 진술내용도 리얼리틱 그 자체이다. 해석도 자유자재이며, 편집도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기에 오해없기를..)

그 중 아침 8시부터 2시간동안 후지티비에서 방송하는 “とくだね(특별하네)”라는 프로그램은 매일매일 빠짐없이 시청하고 있다. 그 전날 일어난 사건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사실을 전달해주고, 때론 일본인 조차 잘 모르는 부분까지 잘 꼬집어준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어 올 초부터 저녁시간(화요일 7시부터 8시까지)을 시작한다길래.. 화요일은 정말 이 프로그램을 보기위해 집으로 일찍향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방송 몇개월 후부터는 이 방송이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다. 야구중계방송에 자리를 빼앗긴거다. 이런..

한국에서도 야구라면 고등학교의 아픈기억(참고로, 전 부산 사직여고 출신으로, 사직구장때문에 항상 집으로 향하는 하교길이 차로 막혔던 기억뿐이 없음)으로 보지도,　듣지도 않았던 나인데.. 이런 타국에서 야구를 본다는 건 정말 무의미에 시간낭비에..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빼앗겼다는 분노(?)마저 느꼈던적이 있다.

그래도, 오사카가 근거지인 한신타이거즈가 우승하던 9월15일은 일본사람들 분위기에 들떠 나도 도끼도끼(두근두근)했던 날이였다. 그 전부터 한경기만 승리하면 우승이 정해졌었는데.. 결국 3일을 끌다끌다 15일 오사카 고시엔(甲子園)구장에서 우승을 거두었다. 그 날 나는 스포츠센타에서 열심히 뛰고 있었는데..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그 곳의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한신타이거즈의 우승은 동경뿐만 아니라 일본전체에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신의 우승만으로 “6000억엔 경제효과” 경기회복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한신타이거즈는　동경의 요미우리자이언츠에 비하면, 정말 가난한 구단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인간승리로 상징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승날 오사카는 축제분위기 그 자체였다. 오사카의 상징 도톤부리(道頓堀)는 7300명이 하천에 뛰어내렸다고 한다. 그 다음날 사람이 죽는 불상사가 발생하긴 했지만.. 그날의 광경은 조용한 일본사람이라는 인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였다. 경기침체에 헤매고 있는 일본인에게 한신타이거즈는 조그만한 자극제가 되고 있고 있다.

우승한 지난주에 맞추어 한신타이거즈에 대해 언급하고 싶었지만, 워낙 폭주하는 사이트때문에 이제야 한신이야기를 꺼냄을 부끄럽게 여기며, 캐릭터가 강한 일본이 어떻게 한신타이거즈의 캐릭터와 우승을 디자인에 응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사진설명 : 위는 우승전 한신 타이거즈, 아래는 우승후의 한신타이거즈 캐릭터.
일본도 한국과 비슷하게 야구구단에 따른 캐릭터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내가 살펴본 구단 공식사이트에서 한신타이거즈만큼 캐리터를 적극적으로 응용하고 있는 곳은 없었다. 특히 우승후에는 한신타이거즈의 로고가 더 화려해짐을 볼 수 있다.

* 사진설명 : 우승 기념 응원타올

* 사진설명 : 한신타이거즈 공식응원도구. 야구배트처럼 생겼는데 이걸 치면 소리가 대단하다고 한다.

* 사진설명 : 검정과 노랑으로 구성된 이 디자인은 한신타이거즈의 대표적인 디자인 패턴이다.

* 사진설명 : 한신타이거즈 패턴으로 구성된 넥타이와 쿠션.

* 사진설명 : 2배의 효과를 노린, 키티짱과 함께 등장한 캐릭터. 일본은 기존의 캐릭터를 응용해 새로운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일반적인 키티짱에 지루해진 사람들에게, 한신을 좋아하는 어린팬에게 인기가 많다.

* 사진설명 : 일본의 아사히맥주는 한신의 캐릭터를 응용한 패키지 디자인을 선보였다. 타이거스 응원맥주를 1984년 이후 판매하고 있는 아사히맥주사의 올해 판매량은 지난달 25일 2400만병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패키지는“힘내 한신타이거즈”라는 글이 적혀있다.

* 사진설명 : 한국의 박카스와 비슷한 로얄제리 드링크 패키지. 여기는 적혀있는 글은 “이기고 싶다”

* 사진설명 : 한신타이거즈의 공식 유니폼. 잘 살펴보면, 보통의 캐릭터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공식 로고와 캐릭터의 호랑이는 오른편을 향하고 있는데, 유니폼의 호랑이는 왼편을 보고 있다. 이는 타자의 위치와 자세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보통 오른손잡이 타자가 많은데, 타자가 이 유니폼을 입게 되면 호랑이의 모습이 투수를 향하게 된다고 한다. 조그만 부분에 의미있는 특별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 사진설명 : 집앞에 있는 건널목. 건널목을 보니, 한신타이거즈가 갑자기 생각나는 건 디자인의 힘일까?